尹, 이틀째 부친 빈소 지켜… 장례 종료 후 美 출국
문재인 전 대통령·이재명 대표, 이정미 대표 등 야권서도 애도
MB, 측근과 빈소 직접 찾아… 조화 보낸 박근혜는 별도 공개행보
![박근혜 전 대통령이 MB와 달리 윤석열 대통령 부친의 빈소에 조화만 보내고 별도 공개행보를 한 것에 대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친박계 결집을 시도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308/617181_418283_4145.jpg)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15일 별세한 윤석열 대통령의 부친 고(故)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빈소에 정치권, 경제계, 종교계 등 각계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야권에서도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장례식장을 찾아 애도를 표했다. 이런 가운데 빈소를 직접 찾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달리 박근혜 전 대통령은 조화만 보내고 별도의 공개행보에 나서 눈길을 끈다. 총선을 앞두고 친박계 결집을 시도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장례 이틀째인 16일에도 윤 명예교수의 빈소에는 아침 일찍부터 조문객들이 줄을 이었다.
앞서 윤 대통령은 가족장으로 장례를 치르겠다며 조문을 사양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이날 오전 6시30분께 이기일 복지부 제1차관의 조문을 시작으로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 정우택 국회 부의장, 김오수 전 검찰총장, 김 전 국무총리,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빈소를 찾았다. 윤 대통령의 정치 멘토로 알려진 이종찬 광복회장과 아들인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인제 전 경기지사 등도 오전 중 차례로 빈소를 찾았다.
오후부터는 국민의힘에서 이준석 전 대표, 태영호 의원, 권성동 의원 한무경 의원 윤한홍 의원,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배진교 원내대표 등이 잇따라 빈소를 방문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빈소 방문을 마치면서 “더 오래 사셔서 윤 대통령의 재임 기간 동안에 중 일찍 세상을 떠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경총 회장이 아닌 개인 자격으로 (빈소를) 찾았다”며 “제가 참 좋아하는 분이었다. 대원로가 돌아가셨으니 조의를 표했다”고 말했다.
박형준 부산시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등 각 지자체장들도 조문행렬에 동참했다. 박 시장은 “윤 대통령이 2030부산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에 대해서 정말 열정적으로 도와주고 있어서 분위기가 상당히 좋아지고 있다는 얘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노동계에서도 김동명 한국노총위원장이 빈소를 찾아 애도를 표하고 “반노동 정책으로 이견이 있어도, 윤 대통령이 큰일을 당했으니 (빈소를) 다녀오는 게 예의인 것 같아 조의를 표했다”고 밝혔다.
전날에는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는 김기현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 박대출 정책위의장, 이철규 사무총장 등 '당4역'이 장례식장을 찾았다. 친윤계 핵심인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과 한덕수 국무총리, 김한길 대통령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 김병준 전 지역균형발전특위원장과 오세훈 서울시장, 유인촌 대통령문화체육특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도 조문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재명 대표, 이정미 대표 등 야권서도 빈소 찾아 애도
야권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 조정식 사무총장, 김민석 정책위의장 등 당 4역이 빈소를 찾았으며, 이어 김진표 국회의장과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빈소를 방문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15일 오후 조화를 보낸 데 이어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에 전화를 걸어 조의를 표했다. 문 전 대통령은 김 비서실장을 통해 “윤 대통령이 아버지에 대한 마음이 각별하니 슬픔이 클 것이다. 너무 상심이 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위로를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종교계에서는 김삼환 명성교회 원로목사, 이영훈 순복음교회 목사, 장종현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 총회장, 오정현 사랑의교회 목사, 천태종 덕수 총무원장, 태고종 상진 총무원장, 조계종 진우 총무원장 등 종교계 원로들의 모습도 보였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오는 17일 오전 중 삼일장 절차를 모두 마무리하고, 이날 중으로 한·미·일 정상회의가 열리는 미국으로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MB, 측근과 빈소 직접 찾아… 조화만 보낸 박근혜는 별도 공개행보
이번 조문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다른 행보이다.
이 전 대통령은 김윤옥 여사, 류우익·임태희 전 비서실장, 장다사로 전 총무기획관 등과 함께 빈소를 찾아 윤 대통령에게 위로를 건넸다.
반면, 박근혜 전 대통령은 조화만 보냈다. 그리고 15일 경북 구미시의 고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했다. 지난 4월 11일 대구 동구 팔공산 동화사 방문에 이어 올해 두 번째 공개 행보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생가 내 박정희·육영수 내외 영정을 모신 추모관을 참배하고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박 전 대통령은 “오늘이 어머니 49주기 기일이기도 하고, 아버지 생가를 방문한 지도 좀 오래됐다”며 “사실 좀 더 일찍 방문하려고 했는데 사정이 있어 조금 늦어졌다”고 말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은 친박계의 TK(대구·경북) 총선 출마설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는 “최근 인터뷰가 있었다. 그때 나온 내용이 다다”라고 말을 아꼈다. 최근 유영하 변호사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이 이제 정치하는 사람들과 자신을 연관시킬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말한 사실을 전한 바 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박 전 대통령이 본격적으로 정치 행보를 시작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 정부 주요 요직에 MB계가 포진하면서 친박계는 뒷전에 밀려나 있는 상황인데다 이번 '광복절 특별사면'에서도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 친박계 정치 인사들은 모두 제외됐다. 이대로 흘러가면 친박계가 보수 진영 내에서 영향력이 상실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근혜 청와대에서 홍보수석을 맡은 친박계 이정현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대표가 최근 정부여당에 쓴소리를 날린 것도 그런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14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이 잼버리 사태 관련 전 정권과 전북도가 문제였다는 식으로 갈라치기하고 있다’는 지적에 “그런 논평이 당론이라면 나는 오늘 탈당하겠다”고 반발했다.
이 전 대표는 “모두가 다 책임이 있다고 한다면 집권여당 책임은 더 크다”며 “잼버리 사태를 가져다 지방자치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마치 호남에 또는 전남·전북 도민들한테 문제가 있는 것처럼 이야기할 수 있나”라고 말했다.
박근혜 키즈인 이준석 대표, 친박계 유승민 전 의원도 꾸준히 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며 재기를 벼르고 있다. 현재 내년 총선에 출마할 것으로 거론되는 친박계 인사는 유영하 변호사를 비롯해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우병우 전 민정수석 등이다. 수도권은 어려울 수 있어도 TK 지역에서는 충분히 당선을 노릴 수 있는 상황인만큼 내년 총선을 ‘친박 부활’ 계기로 삼으려는 시도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