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도 등 5인 열사 흉상 철거 두고 이재명 "국민과 역사 두려워하라는 말 상기해야"
![독립열사 5인 흉상 철거 비판한 이종찬 광복회장과 더불어민주당 [출처=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308/618147_419387_3039.jpg)
[폴리뉴스 백윤호 기자] 홍범도, 김좌진 등 독립열사 5인 흉상 철거를 두고 이종찬 광복회장과 민주당 일각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5일 육군사관학교는 문재인 정부시절인 2018년 3월 1일 교내에 설치했던 홍범도, 지청천, 이회영, 이범석, 김좌진 등 독립열사 5인의 흉상을 철거 또는 교내 다른 장소나 교외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종섭 국방장관은 “북한을 대상으로 전쟁을 억제하고 전시에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는 육사에 공산주의 경력이 있는 사람이 있어야 되겠느냐는 지적이 있었다”며 일부 열사의 소련 공산당 입당 경력 등이 문제가 됐음을 시사했다.
지난 27일 우당 이회영 선생의 친손자이자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로도 알려진 이종찬 광복회장은 이 국방장관 앞으로 공개 서한을 보내 “민족적 양심을 저버린 귀하는 어느 나라 국방장관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스스로 판단할 능력이 없으면 국방장관 자리에서 퇴진하는 것이 대한민국을 위한 길임을 충고한다"고 강력 비판했다.
이어 “독립영웅 다섯 분의 흉상을 없애고 그 자리에 백선엽 장군 등의 흉상으로 대치한다면 우리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분(백 장군)은 일신의 출세와 영달을 위해 일제에 충성하는 길도 마다하지 않고 선택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당신이 철거한다는 다섯 분의 영웅은 일신의 영달이 아니라 처음부터 나라를 찾기 위해 생명을 걸고 시작했다”며 “도저히 비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이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8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여해 "건국절 논란, 친일 논란, 어쩌면 그렇게 (박근혜 정부와) 똑같느냐"며 "박근혜 정권 때 국정교과서 논란이 생각난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과 역사를 두려워하라는 말을 다시 한 번 상기하길 바란다"며 "참 윤석열 정권,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28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홍범도 장군 흉상을 철거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독립운동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지우는 반역사·반민족적 폭거"라며 “국군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참담한 일이 벌어졌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군의 근간이 되는 육사는 국군의 뿌리인 독립군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 그 정체성"이라며 “박정희 정부는 1962년 (홍범도 장군에) 훈장을 추서했고, 우리나라 해군 주력 잠수함인 홍범도함은 박근혜 정부에서 진수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국민의힘이 나서서 홍범도 장군을 비롯한 독립운동가 흉상 이전 계획을 취소시키기 바란다"며 "이 어처구니없는 일을 벌인 국방부 장관에게 반드시 합당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28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뒤에 당연히 국방부, 보훈부, 대통령실이 있다고 보여진다"며 "역사적인 인물의 조형물을 (육사 내에) 설치한다는 것은 임의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흉상 철거에 개입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설치할 당시 어떤 메커니즘으로 설치됐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며 “치할 때 육사 교수부 사학과, 전사학과 등 교수들이 검증을 했었고 국방부와 당시 보훈처의 허락을 맡아서 설치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철거하려면 그와 같은 메커니즘이 작동돼야 되는 것"이라며 “지난 금요일(25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질의를 했는데 그 때 (이 장관 측에게) 예상 질의도 안 준 상태였으나 이종섭 장관이 여기에 대해서 너무 잘 알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육사에서 여러 번 보고를 하고 지침을 받지 않고는 갑자기 질문했는데 이 정도 알 수가 없다”며 “국방부, 보훈부 모두 공감대가 형성돼 가고 있구나 하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국방부 장관 답변은 육사 교장이 육사에서 여러 가지 조형물을 재정비하는 TF를 작년 말에 만들어서 작업을 했다고 한다”며 “육사 같은 곳은 정치 쟁점화 돼서는 안되는데 순수학문을 하고 순수군인을 키우는데 정치의 소용돌이에 휘몰아치게 만든 육사 교장이라든가 현재 국방부 장관 등의 형태는 아주 비판받아 마땅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좌익 가담’ 이력을 언급하며 비판에 나서는 민주당 인사도 있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좌익에 가담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도 지워야 하는 것 아니냐”며 “독립운동의 좌우가 따로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도를 한참 넘은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석연치 않은 이유로 흉상을 철거 이전한다는 것은 항일 독립운동가에 대해 모멸감을 심어주려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28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이 정부가 ‘멸공’에 빠져서 도대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 같다라고 평가하고 싶다”며 “박정희 대통령은 남로당과 관련된 내용 많이 나오지 않았냐”고 지적했다.
이어 “독립 유공자들이 공산주의 활동을 조금이라도 했다는 의혹이 있으면 흉상이고 뭐고 다 치우겠다 이런 건데 그렇게 되면 똑같은 잣대로 하면 박정희 대통령 흉상을 다 치워야 한다”며 “철거가 아니고 이전이라고 하는데 독립기념관에서는 ‘이 사람들 흉상 가지고 와서 우리가 전시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수장고로 들어가야 된다’고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따라서 결국은 철거가 아니냐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