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백윤호 기자] 김진표 국회의장이 국회 본청 앞 천막에서 6일째 단식하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찾아 위로하는 한편 일방적인 법안 처리 자제를 당부했다.

5일 김 의장은 이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국회가 순리대로 못 가게 해서 이 대표님이 여기 앉아 있는 것 같아 제게도 책임감이 있다"며 "날이 덥고 습하다. 습하면 더 견디기 힘들지 않느냐"며 안부를 물었다.

이에 이 대표는 “더운 거야 견디면 되는데 너무 미래가 암울하고 정치가 사라지는 것 같다”며 “대화하고 상대를 인정해야 하는데 완전히 제거하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국무위원들이 국회에 와서 도발하는데 한번 제지하면 어떨까 싶다"며 "요새는 달려드는 걸 넘어 일부러 도발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의장은 “일리가 있어서 오늘 (대정부질문 시작 전에) 제가 한마디 하려고 한다”며 “원래 그런 말을 하려고 생각했었다"고 전했다.

김 의장은 “정치라는 것은 언제나 상대적이다”며 “국민은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잘하고, 잘못한다고 보질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민주당이 강행 통과시킨 간호법 제정안과 양곡관리법을 윤석열 대통령이 잇따라 재의요구권을 행사한 것을 언급했다.

김 의장은 “두 번이나 민주당이 본회의에서 일방적으로 법안을 통과시켰고,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했다"며 "사전에 예고되거나 그렇게 될 것이 분명한 사안인데도,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단독 처리를 반복하는 것이 과연 민주당을 위해서도 옳은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또한 “여당이 아예 대안을 안 내놓으면 어쩔 수 없지만, 대안이 있는 경우엔 민주당이 주장하는 10개 중 5∼6개만 살릴 수 있으면, 그래서 국민의 70∼80%가 '그만하면 됐다'고 할 수 있으면 그것이 제대로 된 의회민주주의가 아니겠느냐"며 “어떤 것이든 일방적으로 처리하기 전에 조정작업을 해보려고 노력하고 민주당도 협력해달라”고 전했다.

한편 비명계이자 친문계 핵심인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 대표를 위로했다.

전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무도함을 국민에게 알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위한 어려운 결정이었다"며 “저희로선 이렇게까지 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을 국민이 헤아려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어 “건강 잘 챙기시고, 윤석열 정부에 대해 더 의연하고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위로했다.

하지만 비명계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강하게 ‘단식 중단’을 요구했다.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의원은 “이재명 대표께 감히 말씀드린다”며 “이제는 단식을 멈추어 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명분도 실리도 별로 없고 공감을 얻기도 어렵다”며 “여론은 매우 냉소적이고 국민들께서 매우 힘들어 하시고 걱정이 많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그동안의 정치인들 모습이 그랬듯 병원에 실려 가는 광경은 그다지 당당해 보이지 않고 비루해 보이기까지 한다"며 "(천막에) 가 뵙고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하나 마음이 전혀 내키지 않는 걸 짐짓 아닌 척하고 싶진 않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물론 윤석열 대통령의 실정과 폭정이 이루 말할 수 없는 지경이다”며 “윤 대통령의 폭주와 독단을 제어하는데 단식이 별로 유효적절하지도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