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최근 주요 여론조사 중도층서 민주당에 크게 뒤져
민주당 출신 인사 영입.. '광복절 특사' 조광한 전 남양주시장 국힘으로
인재영입에 대통령실 참모 차출설까지.. 공천갈등 뇌관 터지나?

야권 인사인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와 조광한 전 남양주시장이 국민의힘 간판을 걸고 내년 총선에 나선다 [사진=연합뉴스]
야권 인사인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와 조광한 전 남양주시장이 국민의힘 간판을 걸고 내년 총선에 나선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문재인 정부 인사들과 민주당 출신 인사를 영입하며 중도층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재명 대표 단식이 장기화 되면서 중도층의 마음이 민주당에게 쏠리고 있는 상황에서 야권 성향 인재 영입으로 중도 표심을 잡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이번 주에 발표된 주요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수치의 차이는 있으나 중도층에서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크게 앞선 것으로 확인된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4~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에게 정당지지도를 물은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 2.5%였다) 민주당은 46.0% 국민의힘은 35.3%로 조사됐다.

이 조사에서 이념 성향별로 중도층이라고 답한 응답자 중 48.3%가 민주당을 지지했으며, 국민의힘은 30.9%에 그쳤다. 전체 결과보다 중도층에서 양당간 격차는 더 컸다.

여론 조사 전문 기관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6~17일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 남녀 101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p. 응답률 6.0%)에서도 민주당 46.1% 국민의힘 32.0%로 조사됐다.

해당 조사에서도 중도층의 경우 국민의힘은 23.9% 민주당 41.6%로 민주당이 우위를 보였다.

여론조사꽃이 지난 15~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p. 응답률 11.9%)에서는 격차가 더 컸다. 중도층에서는 민주당 지지율은 52.4%를 기록하며 국민의힘(22.4%)에 더블스코어 차이로 앞섰다.

이처럼 중도층에서 차이가 벌어진 것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단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언급된 미디어토마토 여론조사에서 이 대표의 단식투쟁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49.3%가 '민생 파탄 등 윤석열정부의 실정에 대항하는 제1야당 대표의 결단'이라고 답했다. 이 수치는 같은 조사에서 민주당의 정당 지지율 보다 높은 것으로 중도층이 이 대표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 해석된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이같은 흐름이 지속될 경우 내년 총선에서 불리해질 수 밖에 없다. 현재 양 진영 지지층이 강하게 결집하고 있는 상황에서 결국 승패는 중도층의 선택에 달렸기 때문이다.

민주당·야권 출신 인사 영입.. '광복절 특사' 조광한 전 남양주시장 국힘으로

이에 국민의힘은 야권 인사 영입이라는 카드로 중도층 공략에 나서고 있다.

20일 오전 국회에서는 '국민을 위한 도전 정신' 입당 환영식이 열렸다. 이날 입당식에는 문재인 정부에서 국세청장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을 지낸 김현준 전 사장, 서울경찰청 자치경찰차장과 제주경찰청장을 지낸 고기철 전 청장이 참석했다.

춘천 출신의 박영춘 전 SK그룹(수펙스추구협의회) 부사장, 우파 성향 유튜브 채널 '내시십분'을 운영하는 개그맨 출신 김영민씨도 이날 입당했으며, 가장 눈길을 끈 인물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된 조광한 전 남양주시장이었다.

이날 김기현 대표는 "각계각층을 아우르는 인재들이 모여들고 있는 것은 우리 당이 집권당으로서의 면모를 더 갖춰나가고, 앞으로 지속적으로 국민의 사랑을 받는 집권당으로서 성장할 수 있는 중요한 증거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망하는 집안은 집안싸움에 날 새는 줄 모르고 흥하는 집안은 사람이 드나들기 마련이다. 바로 후자가 국민의힘 모습"이라며 "더욱 치열하고 낮은 자세로 우리 당의 면모를 일신하고 유능한 정당이 되도록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사회적으로 좋은 평가를 갖고 있고 신선한 인물들이 영입돼 새로운 정치를 바라는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할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 당은 이런 분들을 잘 모시고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앞으로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사장은 지난 2019년 7월 국세청장으로 취임한 뒤 2020년 8월까지 1년여간 국세청을 이끌었다. 국세청 퇴직 후 2021년 4월, 당시 위기를 겪고 있던 LH의 사장으로 깜짝 발탁되었다. 지난해 8월 정권교체 여파로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퇴직했는데 국민의힘에 둥지를 튼 것이다.

이날 김현준 전 사장은 "그동안의 공직 경험을 살려 국민에게 봉사할 기회를 갖고자 입당했다"며 "최근 우리 경제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경제회복과 민생 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광한 전 시장은 재직 시절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와 재난지원금 지급 방식, 계곡 정비 치적 등을 두고 대립했었다.

앞서 2020년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는 도내 31개 시군에 재난기본소득 지급을 독려했으나, 조 전 시장은 동의하지 않고 이견을 보였다. 또 이 지사가 "전국 최초로 하천·계곡 사업을 정비했다"고 홍보하자, 그는 "남양주시가 시작한 사업을 가로챘다"며 반박하기도 했다.

조 전 시장은 지난해 4월 "김대중·노무현 두 분 대통령의 향기가 살아 있는 민주당을 사랑했으나 지금의 민주당까지는 도저히 사랑하기 어렵다"며 민주당을 탈당했다.

그는 2020년 총선 때 당내 경선에 개입한 혐의로 올해 6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았으나 지난 광복적 특사에 이름을 올려 사면·복권됐다.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과 유사한 케이스다.

조광한 전 시장은 입당 소감에서 "선비는 자기를 알아주는 곳에서 필요로 하는 곳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맞다"며 "국민의힘이 국민들에게 신뢰받고 사랑받고 외연을 확대할 수 있는 정당이 되도록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밀알의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날 입당한 고기철 전 청장은 "제주도민과 대한민국 국민만 바라보며 성실히 걸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 전 청장은 특히 "오늘은 마침 제 생일이다. 오늘 다시 태어난다는 각오로 국민의힘과 제주도민들이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영춘 전 부사장은 "저는 22년간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청와대 등에서 정책 전문가로, 지난 13년간 SK그룹에서 기업 경영과 기업 전문가로 축적의 시간을 다져왔다"며 "정책 전문가로서 당과 정부, 기업을 잇는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들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으로 원내에 진입한 시대전환 조정훈 대표도 국민의힘과 함께 합당하고 내년 총선을 준비한다.

조 대표는 "1987년에 멈춰 있는 민주당과 수술 칼을 댈 의사를 보여준 국민의힘, 선택지는 두 곳밖에 없었다"며 "저는 들어가서 메기 역할을 하려고 한다. 내년 총선에서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합당 이유를 설명했다.

인재영입에 대통령실 참모 차출설까지.. 공천갈등 뇌관 터지나?

이같은 국민의힘의 노력은 공천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대통령실 참모들이 내년 총선에 대거 출마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는데다 인재영입까지 이뤄지면서 기존 현역 의원이나 당협위원장들의 불만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조정훈 의원은 서울 마포갑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해당 지역구에는 이미 이용호·최승재 국민의힘 의원 등이 도전장을 내민 상태이다. 여기에 강승규 시민사회 수석도 마포갑 출마설이 돌고 있다.

이준석 전 대표는 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지금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통령실 참모 총선 차출설) 이걸 보고 동요가 심각하다"며, "대통령실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이 '저 (험지인) 호남 출마하겠다' 이럴 사람들 없다. (보다 유리한) 영남·강남 그런 것을 노리고 보통 얘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 개요 및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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