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김기현 대표 예방 후 시장 찾아 시민들 만나.. '여당 지원 사격'
MB, 공개 행보 현장서 연이어 "윤 대통령 잘 하고 있다"
윤 대통령·국민의힘 지지율 하락세.. 전직 대통령이 구원투수?
문재인 "안보·경제, '보수정부가 낫다'는 조작된 신화" 비판에 반발 의미도 담긴 듯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이 보수 진영 결집에 힘을 보탠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두 전직 대통령이 구원 등판한 모양새다. 여기에 문재인 전 대통령이 "안보·경제, '보수정부가 낫다'는 조작된 신화"라며 윤석열 정부와 과거 보수 정부를 비판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추석 명절을 사흘 앞둔 25일 오전 대구 달성군 현풍시장(현풍백년도깨비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시민들을 만났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4분쯤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와 함께 달성군 현풍시장 입구에 나타났다. 편안한 복장에 특유의 올림머리를 한 박 전 대통령을 본 상인과 시민들은 박수를 치는 등 환영하는 모습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상인들에게 가격과 원산지 등을 물어보고는 어묵과 고구마 줄기, 호박잎 등을 직접 현금을 주고 구매했다. 또, 상인들과 일일이 악수 등을 나누는 등 20분여간 시장을 둘러본 뒤 현장을 빠져나갔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의 시장 방문은 지난 4월 11일 대구 팔공산 동화사와 8월 15일 구미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은 이후 외부에서 이뤄지는 첫 공식 행보다.
특히, 지난 13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회동에 이어 현풍시장을 방문한 만큼 '여당 지원 사격'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명박(MB) 전 대통령은 다음 달 말 대통령 재임 시절 조성한 4대강 보를 방문한다.
이 전 대통령 측 관계자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다음 달 25일께 이포보, 여주보, 강천보 등 3개 보를 둘러본다. 이번 방문은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이포보 지킴이' 모임의 초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 주민들은 '4대강 보 덕분에 홍수 피해가 크지 않아 이 전 대통령에게 고맙다'는 취지로 이 전 대통령을 초청했다고 한다.
이번 방문에는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비롯한 옛 친이계 인사들이 대거 동행할 것으로 알려져 일반 시민까지 포함 하면 500∼600명 정도로 꽤 큰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MB, 공개 행보 현장서 연이어 "윤 대통령 잘 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12일에는 중소기업중앙회가 개최한 '2023 중소기업 리더스포럼'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이 전 대통령은 "대기업 총수 15명을 청와대로 모신 적이 있는데 여러분과 거래하는 중소기업 대표와 만나 밥 한끼라도 해본 적이 있느냐고 했더니 다들 아무 말이 없더라"며 "결국 중소기업들의 역량이 모여야 대기업도 존재할 수 있다는 생각에 '동반성장'이라는 용어를 그렇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금도 그 정신은 후퇴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윤 대통령 역시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응원의 메시지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 청계천 일대에서 산책하던 도중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열심히 잘하고 있다고 본다. 긍정적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일 관계는 역사적으로 윤 대통령이 잘하는 것"이라며 "용기 있는 사람"이라고 호평했다.
윤 대통령 국민의힘 지지율 하락세.. 전직 대통령이 구원투수?
이처럼 두 전직 대통령이 활발한 공개 행보를 이어가는 것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지지부진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업체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6일~17일 이틀간 전국 성인 유권자 10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9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 국정 운영 긍정평가는 28.5%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최저치이다.
세부 데이터를 보면 더욱 심각하다. 20대와 30대, 40대에선 10%대의 저조한 지지율을 기록했고, 보수의 심장부인 영남에서 조차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도 되지 않았다. 중도층 지지율은 20.1%로, 가까스로 20%대를 유지했다.
정당 지지율도 민주당 46.1%, 국민의힘 32.0%로 양당간 격차는 10%p 이상 벌어졌다. 연령별로 보면 60대 이상을 제외하고 모든 세대에서 민주당이 우위를 점했으며, 지역별로도 영남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민주당이 앞섰다. 중도층에선 국민의힘 23.9% 대 민주당 41.6%로 격차가 더 컸다.
내년 총선을 앞둔 국민의힘 입장에서 보수층 결집과 중도층 공략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두 전직 대통령의 공개 행보를 통해 보수 지지층의 마음을 모으면서 동시에 '통합'의 메시지로 중도층까지 공략한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문재인 "안보·경제, '보수정부가 낫다'는 조작된 신화" 비판에 반발?
최근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첫 공식 석상에서 과거 보수 정부를 강하게 비판한 것도 전직 대통령의 행보에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63빌딩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통해 "문재인 정부는 수출 증가, 무역수지 흑자 규모, 외환보유고, 물가, 주가지수, 외국인 투자액 등 거의 모든 경제지표가 지금보다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대중·노무현·문재인으로 이어진 진보정부에서 안보 성적도, 경제 성적도 월등히 좋았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한 뒤 "'안보는 보수정부가 잘한다' '경제는 보수정부가 낫다'는 조작된 신화에서 이제는 벗어날 때가 되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안심번호)를 활용한 무선 ARS(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이다. 응답률은 6.0%로 집계됐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