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창건일(10일)에 3차 시도 전망
전문가 "3차 발사, 성공 확률 낮아".. "북러 위성 협력, 장기적으로 군사 위협"
우리 軍, '425사업' 일환으로 11월 정찰위성 발사 예정.. 남북 대결 양상
![북한이 조만간 다시 한번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310/621428_423216_4818.jpg)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북한이 조만간 다시 한번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성공 여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북러정상회담을 계기로 러시아가 일정 부분 도움을 줬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도 오는 11월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준비 중이어서 정찰위성 분야 남북대결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앞서 북한은 지난 5월 31일 군사정찰위성 첫 발사에 도전했다가 실패했고 이후 8월 24일 2차 시도에 나섰으나 역시 성공하지 못했다.
실패 원인으로는 1차 때는 '1계단(단계) 분리 후 2계단 발동기(엔진)의 시동 비정상에 따른 추진력 상실', 2차 때는 '3계단 비행 중 비상폭발 체계 오류'라고 북한이 직접 공개했다.
당시 북한은 2차 발사 실패를 인정하면서 "해당 사고의 원인이 계단별 발동기들의 믿음성과 체계상 큰 문제는 아니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치면서 3차 발사 시점을 10월로 못 박았다.
북한이 예고한 3차 발사의 시기로는 노동당 창건일인 오는 10일을 전후한 시점이 유력하다고 점쳐진다. 마침 항저우 아시안게임도 8일 끝나 중국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
이번 3차 발사가 성공한다면 러시아가 일정 부분 도움을 준 것이라는 결론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북러 정상회담을 하는 자리에서 북한 위성 개발을 도울 것이냐는 질문에 "그래서 우리가 이곳(우주기지)에 온 것"이라고 말했다.
군사 전문가 "3차 발사 성공 확률 낮아".. "북러 위성 협력은 장기적으로 군사 위협"
다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3차 발사에서도 성공할 확률은 낮다고 보고 있다.
미사일 전문가인 반 밴 디펜 전 국무부 수석부차관보는 4일(현지시각)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우리는 실패의 원인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지 못한다"며 "북한의 주장 외에는 지난 1, 2차 실패의 원인을 판단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매우 높은 발사 성공률을 갖고 있으며 여러 차례 시험 발사를 하는 미국 같은 선진국들도 항상 실패의 가능성은 존재하는 것이 위성 발사의 분야"라며, "관련 경험이 적고 발사 횟수도 세 번밖에 되지 않는 북한이 성공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우주 전문가인 조너선 맥도웰 하버드 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 박사도 1, 2차 실패 원인에 대한 북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비교적 해결이 쉬운 간단한 엔지니어링 문제라고 평가하면서도 1, 2차 때 문제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설계나, 조립, 디자인 등에서 잠재적 도전 과제가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맥도웰 박사는 "특히 경험이 많지 않은 경우에는 성공을 절대 확신할 수 없다"며 "최소 10회에서 30회 정도 발사해 비행 성공률을 높여야 시스템에 대한 자신감이 축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위성이 궤도에 진입하더라도 실제 작동할지 여부는 알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북한은 과거 광명성 4호 발사에 성공했지만 위성으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북러 간 위성 분야 협력은 장기적 관점에서 큰 우려 사안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에서 탄도미사일 방어 분야를 연구하는 씨어도어 포스톨 명예교수는 최근 북러 정상회담에서 언급한 '위성 분야 협력'은 위성 관련 산업 기반 전체에 대한 지원에 더 방점이 찍혀 있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포스톨 교수는 "북한은 장기적으로 관련 산업을 키울 수 있는 전문 지식과 전문적 기술자를 바탕으로 방대한 산업 역량을 구축하길 원할 것"이라며, "러시아의 도움은 북한의 미사일 산업 기반 전체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만큼 우려스러운 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리 군, '425사업' 일환으로 11월 정찰위성 발사 예정.. 남북 대결 양상
북한이 군사정찰위성에 목을 메는 것은 남한과의 경쟁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종대 연세대 통일연구원 객원교수는 4일 유튜브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우리 군의 425사업이라고 군 정찰위성 발사 1호기가 올해 11월로 예정돼 있다"며, "군사위성 1호기를 3축 체계 완성을 위해 발사하는데 최대한 (일정을) 당긴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윤석열 대통령이 정찰위성에 자존심을 걸 정도로 비중 있게 여기고 있다고 언급하며 "북한(입장에서는) 이거보다 한 달이라도 앞서야 되는 거"라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 위원장 생각은 올해 두 번이나 스타일 구겼는데 남조선 11월에 발사한다고. 그전에 해야 돼. 그러면 어떻게 되느냐, 남북한 군사위성 경쟁에서 북한이 이기는 그림을 만들어낼 수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425사업'은 방사청과 국방과학연구소(ADD) 주도로 북한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 고성능 영상 레이더(SAR) 탑재 위성 4기와 전자광학(EO)·적외선(IR) 탑재 위성 1기 등 정찰위성 5기를 지구 궤도에 올려 전력화하는 사업이다. 총사업비는 1조 20000억 원으로 최종 전략화 목표 시기는 2025년으로 예상된다.
그간 우리군은 독자 정찰위성이 없어 대북 위성정보를 미국 정찰위성에 의존해왔다.
하지만, 425사업으로 정찰위성 5기가 순차적으로 전력화되면 2시간마다 북한 미사일 기지와 핵실험장 등에 대한 밀착 감시가 가능해진다.
정찰위성 '1호기'는 이르면 11월 중 미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우주군기지에서 발사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은 미군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장소이기도 하다. '2호기'는 내년 상반기에 발사될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공약집에서 "군 정찰위성 조기 운용과 추가 확대로 핵심 표적 상시 감시 능력을 확보하겠다"며 "이를 통해 북·핵미사일과 장사정포 위협 대응을 위해 적시적으로 정보를 지원하겠다"면서 정찰위성에 의지를 보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