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오후 부산 경성대학교에서 열린 이언주 전 의원과 함께 진행한 토크콘서트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오후 부산 경성대학교에서 열린 이언주 전 의원과 함께 진행한 토크콘서트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요즘 언론의 최대 관심 대상은 ‘이준석 신당’이다. ‘금태섭 신당’과 ‘양향자 신당’과 합칠지 여부도 물론 관심사다. 이처럼 언제부턴가 ‘아무개 신당’이 예사롭게 사용 중이다. 온당한 표현일까?

‘아무개 신당’은 정치인 ‘아무개’가 주도해 만든 정당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특정 정치인이 자신의 지인을 모아 만든 사실상의 ‘1인 정당’이라면, 틀린 표현이 아니다.

반면에 정치인 여럿이 힙을 합쳐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정당 운영도 특정인이 독점하는 형태가 아니라면, ‘아무개 정당’은 사실과 다른 표현이다. ‘이준석 신당’이라는 표현은 그런 점에서 부적절하다.

먼저, 이준석 전 대표가 탈당해 신당을 창당을 하면서 ‘1인 정당’을 만들 가능성은 매우 낮다. 가장 결정적인 탈당 사유가 바로 윤석열 대통령의 국민의힘 사당화에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을 ‘1인 정당’으로 만든 것에 항거해 탈당을 하고 신당을 만드는 마당에 본인도 1인 정당을 만들려 한다면, 창당 명분이 사라진다. 이 점을 모를 이 전 대표가 아니라고 본다.

이 전 대표는 최근 모두 모아 창당을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언주 전 의원과 함께 토크콘서트를 개최하는 것도, 더불어민주당 비명계 이상민 의원과 접촉한 것도,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함께 금태섭 ‘새로운 선택’ 창당위원장을 만난 것이 이런 지향을 잘 보여준다.

이 전 대표는 스타성이 강한 정치인이다. 이런 정치인의 단점은 팀플레이에 약하다는 것이다. 정당은 팀플레이다. 그런데 신당을 만들면서 본인만 돋보이는 정치를 한다면, 다른 정치인을 끌어들일 수 없다. 아무도 들러리를 서고 싶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다른 정당에 몸을 담고 있는 현역 국회의원을 신당에 동참하게 만들려면 그 조건은 더 까다로워질 수밖에 없다. 설령 내년 총선 때 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하더라도, 그들에게는 또 다른 선택지가 놓여 있기 때문이다.

우선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후 복당하는 길이 열려있다. 2년 뒤 지방선거 때 자치단체장 출마를 시도해볼 수 있다. 혹시 차기 대선에서 집권에 성공하면, 장관 같은 정무직 배정을 기대해볼 수도 있다.

더욱이 이들도 이번에 탈당을 한다면, 1호 탈당 사유는 대통령 또는 대표의 사당화다. 그런데 또다시 합류하고자 하는 신당을 특정인이 사유화할 가능성이 크다면, 주저할 수밖에 없다.

이준석 전 대표가 탈당해 신당을 창당하려 한다면, 바로 이런 의구심부터 불식시켜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말로는 부족하다. 신당의 당헌 당규에 특정인이 운영을 장악하지 못하도록 하는 안전장치 정도는 기본적으로 마련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창당할 신당은 현재의 두 거대 양당과 달라야 한다. 그래야 국민적 지지를 받을 수 있을 텐데, 핵심은 역시 특정 정치인 곧 인물 중심의 ‘1인 정당’으로부터 탈피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준석 전 대표가 정말로 신당을 창당할 요량이라면, ‘이준석 신당’이라는 표현부터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 그래야 창당의 명분도 살고 성공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다.

편의를 이유로 ‘아무개 신당’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언론사도 이제 변해야 한다. 마치 또 다른 인물 중심 ‘1인 정당’의 등장을 대망하고 있는 것처럼 들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
정치학박사
명지대 연구교수
정치경영컨설팅(주) 대표
전 국회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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