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간 29일 0시 투표.. 3분의 2 이상 득표 국가 없을 시 결선 투표 진행
경쟁국 사우디, 10조원 뿌리며 유치전.. 이스라엘 "지지철회" 일본 "한국 지지"
엑스포 경제효과 61조.. "부산 떠난 청년들 유턴 계기될 것"
대통령실 "엑스포 유치와 별개로 이미 큰 성공".. 與野, 한마음으로 "유치 기원"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 설치된 부산시 캐릭터 부기와 에펠탑 조형물이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 설치된 부산시 캐릭터 부기와 에펠탑 조형물이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2030 부산엑스포 유치 여부가 오늘 밤 자정쯤 결정된다. 우리나라가 유치에 성공하면 미국, 프랑스, 독일, 영국, 일본, 이탈리아에 이어 세계박람회와 월드컵, 올림픽 등 '세계 3대 메가이벤트'를 모두 개최한 일곱번째 나라가 된다. 무엇보다 엑스포 유치시 61조 경제효과와 함께 청년들이 다시 부산을 찾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관이 사활을 걸고 유치전을 이어왔다. 정치권도 한마음으로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며 유치를 기원하고 있다.

이날 오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제173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는 2030 세계박람회 유치 경쟁국 간 최종 프레젠테이션(PT)과 개최지 결정 투표가 이뤄진다. 대한민국 부산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의 3파전이다.

개최지 투표는 최종 5차 프레젠테이션(PT)이 열린 이후인 28일 오후 4시(현지시간) 진행될 예정이다. 한국시간으로는 29일 0시다. 투표는 182개 BIE 회원국을 대상으로 비밀전자투표로 진행되며, 1차에서 3분의 2이상을 얻은 후보지가 나오면 바로 종료된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최종 결선 투표를 통해 개최지가 결정된다.

부산은 일찌감치 유치에 나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근소하게 뒤진 2위로 알려졌다. 결선 투표까지 간다면 최종 승자도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

이에 한덕수 국무총리는 정부 각료들과 재계 총수들이 함께 뛰는 '코리아 원팀'을 이끌고 프랑스 파리에서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한 막판 총력전을 펼쳤다. 윤석열 대통령은 파리로 향하는 한 총리에게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한 총리는 부산엑스포 민간 유치위원장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박형준 부산시장,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오영주 외교부 2차관, 최재철 주프랑스대사와 함께 교섭 대상국과의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2030 세계박람회 개최지 결정 전날인 27일(현지시간)에도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대표단을 폭넓게 접촉하며 부산 유치 지지를 마지막으로 요청했다.

한 총리는 BIE 회원국 초청 오찬 세미나와 개별 접견, 2027 베오그라드 인정박람회 개최 축하 리셉션 참석 등 촘촘한 일정을 소화했다. 또, BIE 회원국들에게 기후변화, 기술과 경제개발, 포용적 성장 등 인류의 공통 문제에 대한 한국의 이행 의지를 강조하며 부산 지지를 요청했다.

정부는 "27일 하루 엑스포 유치에 필요한 단 한 표도 놓치지 않기 위해 분초를 아끼며 유치활동을 전개했다"며 "오늘로써 유치위 발족 이래 지구 495바퀴를 돌며 이어온 17개월간의 대외유치교섭 대장정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사진=AFP=연합뉴스]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사진=AFP=연합뉴스]

경쟁국 사우디, 10조원 뿌리며 유치전.. 이스라엘 "지지철회" 일본 "한국 지지"

사우디는 막강한 오일머니의 힘으로 10조원이 넘는 돈을 뿌리며 엑스포 유치에 총력을 다해왔다.

엑스포 개최는 사우디의 중장기 경제·사회 발전 계획인 '비전2030'의 핵심 중 하나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비전 2030을 통해 현재 석유에 의존하고 있는 사우디 경제의 체질 개선을 2030년까지 이루겠다고 강조해 왔다. 그 일환으로 사우디는 '변화의 시대: 미래를 내다보는 내일을 위해 함께'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엑스포 유치에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사우디의 엑스포 유치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아랍의 15개 인권 단체는 지난 21일 BIE에 공개서한을 보내 "사우디는 기본적인 인권을 침해하고 자유를 억압한 정권"이라며 "그런 정권에 엑스포 무대를 제공하는 것은 전 세계에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행위"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또, 이스라엘은 사우디아라비아 지지를 철회한 것으로 전해진다.

27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이 국영 칸 방송을 인용해 "이스라엘은 사우디 대신 이탈리아 개최를 지지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1년간 사우디아라비아 지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혀왔으나 최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력 충돌이 발생하면서 사우디가 팔레스타인에 기우는 입장을 보였고, 이에 따라 이스라엘이 엑스포 개최 지지를 접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정부도 한국 정부를 지지할 방침을 굳혔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6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 내에서는 애초 원유 수입 등 중동과 관계를 중시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를 개최지로 지지하는 목소리도 강했지만,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한일 관계 개선에 노력해온 점을 고려해 이런 방침을 굳혔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이 신문은 일본 정부로서는 한국 현 정권을 뒷받침해서 한일관계 추가 개선을 도모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평가했다.

엑스포 경제효과 61조.. "부산 떠난 청년들 유턴 계기될 것"

월드컵·올림픽과 함께 세계 3대 축제로 불리는 월드엑스포 유치로 발생할 경제효과는 최소 61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번 월드엑스포는 과거 대전(1993년)과 여수(2012년)에서 개최한 '인정 엑스포'와 다른 '등록 엑스포'다. 인정 엑스포는 특정 주제로 제한된 전시 면적(25만㎡)에서 최대 3개월간 진행되며, 전시관은 개최국이 직접 건설해 참가국에 임대하는 방식이다.

반면, 등록 엑스포는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며 전시 면적에 제한도 없다. 행사 기간은 최대 6개월로 2배 길고 전시관도 개최국이 제공한 부지에 참가국이 자비로 직접 만들어야 한다. 즉, 과거 대전 엑스포나 여수 엑스포 보다 더 많은 경제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의미다.

부산시가 추산한 경제효과만 61조원 이상이다. 박람회 부지 조성과 건축비, 행사 운영비, 관광객 소비 등 생산 유발 43조7980억원, 부가가치 18조52억원을 더한 값이다. 이는 2002년 한·일 월드컵(17조원) 4배에 가깝고,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29조원) 2배가 넘는다. 국내외 관람객은 3480만명에 달하고, 50만422명의 고용창출이 이뤄질 것으로 시는 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외부로 나간 청년들이 부산에 돌아오는 효과가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부산연구원은 지난 5월 발표한 '2030부산세계박람회 개최와 사회 변화' 보고서에서 "엑스포를 통해 강화된 도시 이미지로 세계적 기업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따른 청년층 유입 효과와 서비스 산업군 질적 성장, 노동 환경 개선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부산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출근길 시민들을 대상으로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홍보하는 활동을 펼쳤다 [사진=연합뉴스]
부산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출근길 시민들을 대상으로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홍보하는 활동을 펼쳤다 [사진=연합뉴스]

대통령실 "엑스포 유치와 별개로 이미 큰 성공".. 與野, 한마음으로 "유치 기원"

대통령실은 27일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 그리고 정부는 그동안 부산엑스포 유치에 최선을 다했다"며 "남은 하루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지난 23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프랑스 파리를 찾아 국제박람회기구(BIE) 대표단을 상대로 오·만찬과 리셉션을 가지는 등 '부산엑스포 세일즈' 총력전을 폈던 후일담도 전했다.

당시 윤 대통령과 정부 관계자, 대기업 총수들이 총출동해 부산엑스포 유치 지지들 당부하는 모습을 본 BIE 대표단은 "정부와 민간이 한마음이 돼 뛴다" "대한민국 참 대단한 나라"라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이 대변인은 전했다.

또 윤 대통령을 만난 한 유럽국가 외교관은 "부산은 엑스포 유치와는 별개로 이미 큰 성공을 거뒀다"면서 "정부와 민간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부산은 국제사회에서 자유민주주의와 국제적 연대를 상징하는 도시가 됐고, 세계 미래와 문화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다고 한다.

김기현 대표는 2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정부의 무관심으로 우리나라가 사우디에 비해 늦게 출발하게 됐지만, 정부와 기업이 총력을 다해 원팀으로 뛰는 모습은 전 세계에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자처하며 82개 나아 정상에게 직접 부산 유치를 홍보한 윤석열 대통령의 열정이 빛났다"며 "많은 기업인이 시간과 노력, 비용을 투자하면서 국익을 위해 활동한 것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우리가 국가적으로 엑스포 유치를 위해 쏟아부은 노력은 이전 월드컵과 올림픽을 능가할 정도"라며 "1년6개월간 원팀 코리아가 돼 후회 없는 유치전을 펼쳤고, 세계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회의 시작 전 '부산 이즈 레디(BUSAN IS READY)' 등의 문구가 적힌 홍보물을 들고 부산 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퍼포먼스도 펼쳤다.

민주당도 "부산의 2030 엑스포 유치를 온 국민과 함께 기원한다"고 밝혔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7일 브리핑을 통해 "2019년 5월 14일 문재인 정부가 엑스포 유치를 국가사업으로 확정한 이래 민주당은 성공적인 대회 유치를 위해 전력을 기울였다"며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위해 특별법을 통과시켜 국제선 노선이 취항할 기반을 쌓았고, 부산신항과 김해를 잇는 고속도로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해 공항 배후도로를 구축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엑스포 개최 지역이 될 북항 2단계 항만 재개발 사업을 예타 대상사업으로 최종 선정해 재개발의 삽을 뜬 것 역시 부산시민과 함께 쌓은 민주당의 역사였다"고 부연했다.

이어 "김진표 국회의장이 취임한 이래 초당적인 유치 결의안을 채택하고, 17개월 동안 75개국을 방문하거나 초청하는 등 지구 여섯 바퀴를 도는 강행군도 아끼지 않았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제 부산은 준비됐다. 대한민국은 준비됐다"며 "민주당은 진인사대천명의 마음으로 2030 엑스포 유치를 전심으로 응원하겠다"고 덧붙였다.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염원 결의대회에서 부산시민들이 엑스포 부산 유치를 응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염원 결의대회에서 부산시민들이 엑스포 부산 유치를 응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부산, 28일 오후부터 역전승 기원 시민응원전 진행

부산에서는 이날 오후부터 엑스포 개최지 선정 투표 결과가 발표되는 순간까지 곳곳에서 대규모 시민응원전이 펼쳐진다.

부산박물관 대강당에서는 오후 5시부터 엑스포 유치 염원식이 열린다. 시민 300여명은 투표 결과를 지켜보며 마지막 혼신의 응원을 펼친다.

오후 8시30분부터는 부산시민회관에서 '2030부산세계박람회 성공 유치 시민응원전'이 이어진다. 시민 1000여 명이 결집한 가운데 △오프닝 공연 △인사 말씀 △시민응원 특별공연 △제173차 국제박람회기구 총회 유치 경쟁국 피티(PT) 발표 시청 △유치 염원 퍼포먼스 △파리 현지 연결 △파리 현지 투표 결과 생중계 등으로 진행된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영상메시지를 통해 시민들에게 감사와 존경의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도 거리 응원전을 펼친다. 부산시당은 이날 오후 10시부터 부산진구 서면 젊음의 거리에서 멀티스크린이 설치된 차량을 활용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BIE 총회 유치 경쟁국 PT 발표를 시청하며 엑스포 부산 유치를 응원한다.

이 자리에는 서은숙 부산시당 위원장을 비롯해 지역위원장과 당원, 시민들이 참석한다. 참가자들은 29일 자정부터 시작되는 1차 투표를 앞두고 서면 일대에서 엑스포 부산 유치를 기원하는 대시민 캠페인도 진행한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대한민국에 새로운 희망을 선물할 날이 11월 28일 오늘이다. 시민들의 뜨거운 유치 열기에 힙입어 유치 결정 발표의 마지막 순간까지 총력을 다해 좋은 결실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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