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희, 이낙연 신당행 "경선 참여조차 배제.. 고무줄 검증"
양소영, 미래대연합行 "지금 민주당은 이재명만을 위한 민주당" "김지호 전 당대표실 실장이 압박"
22대총선 공천으로 추가 탈당 예고...현역 하위20% 평가 결과 임박.. 최대 15명 탈당 가능

유승희 전 의원과 양소영 전국대학생위원장 등 민주당 내 원조 친명계 인사들이 연일 탈당을 선언하며 이낙연 신당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승희 전 의원과 양소영 전국대학생위원장 등 민주당 내 원조 친명계 인사들이 연일 탈당을 선언하며 이낙연 신당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유승희 전 의원과 양소영 전국대학생위원장 등 민주당 내 원조 친명계 인사들이 연일 탈당을 선언하며 '이낙연 신당'으로 향하고 있다.

유 전 의원은 이낙연신당인 '새로운미래'로, 양 위원장은 원칙과상식 의원들의 '미래대연합'으로 각각 행보를 잡았다. 그러나 오는 4일 '새로운미래'와 '미래대연합'은 <개혁미래당>으로 통합해, 공동창당대회를 연다. 결국 민주당 탈당파들이 이낙연 전 대표를 필두로 한  '민주당發 신당'으로 속속 결집하고 있다. 

민주당 공관위가 예비후보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면접 결과와 하위 20% 현역 의원 명단이 발표되면 22대총선 공천에서 배제된 현역 의원을 중심으로 추가 탈당자가 나올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유승희, 이낙연 신당행 "경선 참여조차 배제.. 고무줄 검증"

원조 친명으로 알려진 유승희 전 의원은 지난 1일 "지난 29년간 몸담았던 민주당을 떠난다. 제 몸이 찢어지는 것과 같은 고통 속에 여러 날을 보낸 끝에 내린 결정"이라며 탈당을 선언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2017년 대선 후보 경선 때부터 이재명 대표를 지지해 왔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 경선 참여조차 원천 배제된 것을 납득할 수 없다며 탈당의 이유를 밝혔다.

유 전 의원은 "지금도 제가 왜 후보 부적격 판정을 받았는지, 왜 고무줄 검증의 희생자가 되었는지 그 이유를 모른다"며 "어떤 정치적 의도가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저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 부당한 사례가 여러 사람에게 지금 걸려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유 전 의원은 지난 14일 자신에 대한 총선 후보 부적격 결정을 철회하고 경선 기회를 보장해 달라고 촉구한 바 있다.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는 유 전 의원에 대해 4년 전 당내 경선 부정 의혹 제기와 지속적인 허위 사실 유포를 문제 삼아 부적격 판정을 통보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낙연 전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에 합류할 예정이다. 그는 "저보다 앞서 용기 있게 기득권 거대 양당 독점구조를 허물로 제3지대에서 진짜 민주당을 만드는 데 앞장서 나서신 분들이 있어 노력에 동참하고자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향한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지금 당대표를 비롯해 상당수 국회의원이 도덕성 시비에 걸려 방탄에 집중하다 보니, 윤석열 정부의 독주와 국정 실패로 실패를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고, 개혁 과제에 대한 정책적인 대안도 제시하지 못한 지 오래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의 지도자가 원칙과 신의를 지키지 못하고, 일관성과 명분이 없으면 당의 공적인 시스템이 무너지고 공정성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며 "주류 정치에 밀려 출마까지 봉쇄당하는 상황이지만 바닥 민심에 힘입어 출마를 결심했다. 많은 분이 지금의 민주당은 김대중 정신과 노무현 정신의 민주당이 아니다 말씀한다"고 비판했다.

양소영 "지금 민주당은 이재명만을 위한 민주당" "김지호 전 당대표실 실장이 압박"

양소영 더불어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장도 2일 민주당을 탈당한 뒤 이낙연 전 대표와 비명계 의원들이 이끄는 '미래대연합(개혁미래당)' 합류를 선언했다.

양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을 연 뒤 이재명 대표를 향해 "당 내부적으로는 자기 세력 이외의 모든 집단을 고립시키고 퇴출시켰다. 이견을 묵살하고 억압했다"고 직격했다.

양 위원장은 당초 친명계 인사로 분류됐으나 지난해 5월 당시 민주당 소속이었던 김남국 의원의 코인 투기 논란을 비판한 이후 당 지도부와 대척점에 서왔다.

그는 "당 대표실 핵심 관계자로부터 더이상 직무를 수행하지 못할 수 있다는 압박을 당했지만 민주당을 위해 침묵했다"고도 주장했다.

양 위원장은 "그럼에도 마지막까지 이재명 대표를 믿었다"며 "그러나 김종민, 조응천, 이원욱을 버리고 이언주를 받아들이려는 당내 상황 속에서 그동안 침묵했던 제 마음은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민주당은 '이재명만을 위한 민주당'이다. 그 누구도 이재명 대표에게 잘못을 지적할 수 없다"며 "주변 동료들은 저보고 쓸데없이 나서지 말라고 하지만 그렇게 비루하게 살고 싶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혁미래당 합류 선언을 한 양 위원장은 "'이재명만을 위한 민주당'에서는 권력에 추종하는 것이 제1의 우선순위였다. 저는 더 이상 거대 양당제에 기대서 국민을 협박하는 정치에 동참할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양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본인에게 당직을 더이상 수행하지 못할 수 있다고 통보한 인물이 김지호 전 당대표 정무조정부실장이라고 밝혔다.

양 위원장은 "김남국 의원 코인 문제 기자회견 이후에 호출이 있었고 (김 실장이) '재명이네 마을'에 나와있는 글들을 보여주며 제 개인적 문제들에 추측성 글, 기자회견 관련된 문제를 포함해 직무를 더이상 수행할 수 없을 것이라는 압박을 제가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지호 전 실장은 "저는 양 전 위원장에게 압박이 아니라 지원을 해왔다"며 즉각 반발했다.

김 전 실장은 "양 전 위원장의 민원요청에 따라, 대학생위원장 선거 출마시 당직 사퇴하라는 항의에 대하여 당직 휴직으로 중재했고, 대학생위원회 상근사무실 제공을 사무총장실에 건의했으며, 대표 면담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청년위원회는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고 양 위원장의 탈당 사실에 유감을 표했다.

민주당 청년위원회는 "대학생위원장으로 활동하는 동안 본인 이름 석자 알리기 위해 높으신 분들 만나고 많은 사람 모인다는 행사에 참석해 연단에 오르는 것 말고 어떤 활동을 해왔나"라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타 정당에서는 혐오와 배타적 정치로 이름만 날리는 괴물 정치인이 아니라 청년의 말에 제대로 귀 기울이고 청년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발로 뛰는 청년 정치인으로 국민들께 인정받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당부했다.

새로운미래 인천시당 창당대회 [사진=연합뉴스]
새로운미래 인천시당 창당대회 [사진=연합뉴스]

현역의원 하위 20% 평가 결과 발표 임박.. 최대 15명 탈당 가능

정치권에서는 앞으로 민주당 공천 심사 과정에서 위기를 느낀 현역 의원들의 신당 합류 러시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37년간 민주당 소속이었던 전병헌 전 의원도 지난달 말 예비후보 부적격 판단에 반발하며 탈당과 신당 합류를 선언했다.

최대 관심사는 현역의원 하위 20% 평가 결과이다.

임혁백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24일 MBC 인터뷰에서 '감점을 받는 현역의원 하위 20% 평가'에 대해 "31명 정도로 알고 있다"며 "후보자 심사 결과 발표 전 2월 초순 정도에 통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출직 평가 하위 10~20%는 경선 득표수의 20%를, 최하위인 10% 미만은 30%의 감산 페널티를 받는다.

만일 최하위 10%에 속한 현역 의원 지역구에 25% 가산을 받는 여성·청년·장애인 예비후보자가 나설 경우 현역 의원의 경선 통과는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때문에 민주당 의원 중 하위 10%에 해당되는 15~16명은 사실상 컷오프(공천 배제)를 당하는 셈이다.

이들 하위 10% 가운데 상당수가 민주당을 탈당 후 신당에 합류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신정현 새로운미래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언론과 인터뷰에서 "벌써 많은 현역 의원들과 교류 중이다. 제가 알고 있는 의원들만 해도 15명이 넘는다. 강성 당원들의 지지를 받는 친명계 인사들의 출마를 두고 불만들이 많다. 현재 공천 시스템으로는 부당하고 불공정한 경쟁 끝에 낙천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