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전쟁, 누적관객수 40만명 흥행 성공.. 尹 "역사를 올바르게 알 수 있는 기회"
한동훈 "한미상호방위조약·농지개혁 결정적" 오세훈 "영웅은 이제 외롭지 않다"
민주 "독재와 부패, 부정선거로 4·19혁명에 의해 쫓겨난 인물" "극우 이념에 먹혀버려"
진중권 ''뉴라이트 역사관, 니들 아버지나 하라.. 왜 모두에게 강요하나"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여권 인사들이 이승만 전 대통령의 생애를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을 릴레이 관람하며 총선을 앞두고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2/635006_438441_1840.jpg)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여권 인사들이 이승만 전 대통령의 생애를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을 릴레이 관람하며 총선을 앞두고 보수지지층 결집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특히 윤석열 정부는 집권 이후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건립을 적극 추진하고, 지난 1월에는 이달의독립운동가에 선정하는 등 꾸준히 '이승만 띄우기'에 주력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한 것과 같이 이른바 '뉴라이트' 역사관인 '이승만 국부론' '이승만 건국론'을 다시 전면화하려 하고 있다. 윤 정부는 '독립운동'과 관련해서도 홍범도 장군 동상 이전 등 많은 국민적 비판을 받았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승만 전 대통령의 역사적 과오를 부각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건국전쟁, 누적관객수 40만명 흥행 성공.. 尹 "역사를 올바르게 알 수 있는 기회"
한동훈 "한미상호방위조약·농지개혁 결정적" 오세훈 "영웅은 이제 외롭지 않다"
'건국전쟁'은 이승만 전 대통령의 생애와 정치적 행적 등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다. 이 전 대통령의 젊은 시절 독립운동과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념, 재임 기간 농지 개혁과 같은 업적을 부각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1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 전산망에 따르면 '건국전쟁'은 지난 12일 하루 5만2219명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현재 누적관객수는 약 40만명으로 저예산 다큐멘터리 영화로서는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여권 인사들의 릴레이 관람이 영화의 흥행에 기여하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은 최근 설 연휴 중 참모들에게 "역사를 올바르게 알 수 있는 기회"라고 언급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도 12일 비대위원장실 일부 관계자들과 '건국전쟁'을 관람했다.
한 위원장은 관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전 대통령에 대해 "대한민국이 여기까지 오게 되는 데 굉장히 결정적인, 중요한 결정을 적시에, 제대로 하신 분"이라며 "한미상호방위조약과 농지개혁이 없었다면 대한민국은 지금과 많이 달랐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분의 모든 것이 미화돼야 생각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 하지만 굉장히 중요한 시대적 결단이 있었고, 그 결단에 대해 충분히 곱씹어 봐야 한다"며 "한미상호방위조약으로 우리나라가 지금 이렇게 안전한 것이고, 농지개혁으로 만석꾼의 나라에서 기업가의 나라로 바뀐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7월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우리나라 경제 성장의 토대를 만든 대표적인 정부 정책으로 1950년 이승만 정부의 농지개혁을 꼽는 한 위원장의 강연 장면이 영화에 삽입된 것을 두고 일부 시민들은 한 위원장에게 "영화 잘 봤다"며 인사를 건넸다고 한다.
여당 의원들도 소셜 미디어에 설 연휴 기간 영화 후기를 남기며 관람을 독려해왔다.
서울 영등포을에 출마한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은 11일 페이스북에 어머니와 영화관에서 찍은 사진을 올리고 "2년 전 제가 국가보훈처장에 임명될 당시 이 전 대통령은 일종의 금기어였다"며 "국민들로부터 '이승만의 재발견'이란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 반갑다"고 영화 관람 후기를 남겼다.
서울 동작을 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설인 10일 아버지, 딸과 함께 영화관에서 찍은 사진을 올리고 "문재인 정부 시절 이 전 대통령을 비롯한 건국 세대의 정통성은 부정됐다"며 "이 영화를 통해 대한민국 영웅들에 대한 평가가 바로 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도 "오는 4월 총선은 '제2의 건국전쟁'"이라며 "반드시 자유 우파가 승리해 건국-산업화-민주화-선진화로 이어진 우리 역사를 되찾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도 영화 관람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건국 전쟁'을 통해 대한민국의 체제 정통성과 헌법정신의 중요성을 확인해 보는 계기가 됐다"고 후기를 올렸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어제 아내와 '건국전쟁'을 보며 많은 분들이 보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이승만 대통령이 계시지 않았다면 혹은 초대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이 나라와 우리 민족의 운명이 어떻게 되었을까를 생각하며, 국운이라는 것을 실감했다"고 평했다.
이어 "그분의 공과에 대해 객관적으로 바로잡힌 역사가 대통령 기념관에서 우리와 함께 할 것이다. 영웅은 이제 외롭지 않다"고 덧붙였다.
윤 정부, 이승만 '이달의 독립운동가' 선정·군 정신전력 교재는 '과오없이 미화'
윤석열 정부는 이승만 기념관 건립을 적극 추진하는 등 출범 이후 꾸준히 '이승만 띄우기'를 시도하고 있다.
국가보훈부는 지난 1월 '이달의 독립운동가'에 이승만 전 대통령을 선정했으며 국방부는 5년 만에 군 정신전력교재를 개정 발간하면서 이승만 전 대통령을 일방적으로 미화했다.
이 전 대통령이 독립 운동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6‧25 전쟁 초기 한강 인도교를 폭파해 수많은 인명 피해를 유발했으며, '사사오입 개헌'으로 상징되는 국정농단 및 장기독재 등 부정적 평가가 뒤따른다.
그럼에도 현 정부는 이 전 대통령을 '국가 영웅'으로 기리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3·1절 기념식 배경으로 안중근·김구·안창호·유관순·윤봉길 선생 등 독립운동가 11명의 얼굴이 현수막에 담기자 박민식 당시 보훈처장은 "3·1절 행사는 행정안전부 소관이지만 이승만 대통령이 빠진 건 솔직히 아쉽다"며 "훈격으로 보나, 임시정부 초대 국무총리와 초대 대통령을 역임한 위상으로 보나 독립운동에서 이 대통령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방부가 새롭게 발간한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에서도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공적만 나열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실이 입수한 국방부 정신전력교재에 따르면 교재는 이 전 대통령에 대해 "혼란스러운 국내외 상황 속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선도했다"며 "혜안과 정치적 결단으로 공산주의의 확산을 막은 지도자"라고 높이 평가했다. 3·15 부정선거와 사사오입 개헌 등 과오는 전혀 서술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도 2022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동포 간담회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을 비롯한 민족 선각자들이 국권 회복을 위한 독립운동을 전개했다"고 말했으며, 지난해 1월 스위스 방문 때도 "이승만 대통령은 1933년 제네바에서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대한 독립을 탄원했다"고 언급했다.
한동훈 위원장도 지난해 '제46회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 극찬한 바 있다.
당시 한 위원장은 "농지개혁은 북한의 침략에 대한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대부분 농민은 내땅을 가질 수 있는 것을 기대하게 된 상황에서 농민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나라를 지키게 된 것이다. 전쟁 이후 사유재산 체제의 민주주의가 지켜 질 수 있는 토대가 되었다고 저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건국전쟁' 관람 후 질문 답하는 한동훈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2/635006_438443_1917.jpg)
민주 "독재와 부패, 부정선거로 4·19혁명에 의해 쫓겨난 인물" "극우 이념에 먹혀버려"
더불어민주당은 영화 '건국전쟁'에 대한 여권의 움직임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민수 대변인은 13일 오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독재와 부패, 부정선거로 4·19혁명에 의해 쫓겨난 이승만 전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번영의 길로 들어서게 했다는 황당무계한 주장에 현직 대통령이 동참한 것은 충격적"이라고 비판했다.
한 대변인은 "극우 유튜버들의 극우적 주장에 경도되더니 이제는 이승만 전 대통령을 복권시키려고 하느냐"며 "윤 대통령의 왜곡된 역사 인식에 입을 다물 수 없다. 극우 이념을 정권 유지의 수단으로 삼더니 이제는 아예 극우 이념에 먹혀버린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지향하는 정치는 자유민주주의의 탈을 쓴 독재인가"라며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역사의 죄인인 이승만 전 대통령을 추앙하는 '건국전쟁'을 보고 상찬할 수 있나. 이승만 전 대통령은 광복 후 친일파 청산을 가로 막고 오히려 이들을 정권 유지의 기반으로 삼은 장본인"이라고 지적했다.
한 대변인은 "윤석열 정부가 홍범도 장군을 비롯한 독립영웅들을 모독하고 그 흔적을 지우려 했는지 이제야 그 이유를 똑똑히 알겠다"며 "윤석열 정부가 이승만 전 대통령을 이달의 독립운동가에 선정하고 이승만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다큐 영화를 상찬한다고 해서 거짓된 역사가 진실이 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역사를 부정하는 윤석열 정부는 주권자인 국민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며 "윤석열 정부의 왜곡된 역사 인식 국민의 심판이 두렵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진중권 "뉴라이트들의 개인적 사고를 공적인데 힘 싣나...니들 아버지나 하라"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13일 저녁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일부 뉴라이트들의 개인적인 사고를 공적인 데에서 힘을 실어주는 일 좀 안 했으면 좋겠다”며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 뉴라이트 역사 실패 사례를 언급하며 “제발 좀 역사를 가지고 정치적으로 안 했으면 좋겠다. 역사는 역사가들에게 맡겨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승만 정권을 무너뜨린 4.19혁명을 언급하며 “우리 헌법 전문에 ‘물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 계승하고’라고 4·19가 명시돼있다”며 “이런 반헌법적인 일들 그만하라”면서 “영사 수정주의”라고 비판했다.
진 교수는 또 뉴라이트들이 주장하는 ‘이승만 국부론’에 대해 “국부라고 하는데 니들 아버지하세요, 내 아버지 하지 말고. 모시고 싶으면 제사를 지내든지 자꾸 모두 한테 강요하느냐”며 “아버지(를) 왜 두 명씩 두려고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쏘아부쳤다.
기독교 신자 나얼, SNS에 영화 후기 남겨.. 네티즌 비난 쏟아지자 결국 댓글창 닫아
가수 나얼이 이승만 전 대통령의 생애와 정치를 조명한 영화 '건국전쟁' 포스터를 SNS에 게재했다가 악플이 쏟아지자 댓글창을 닫았다.
나얼은 지난 1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인스타그램에 영화 '건국전쟁' 포스터 사진과 이승만 전 대통령이 사용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낡은 성경 사진을 함께 올렸다.
나얼은 이와 함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자유롭게 하려고 자유를 주셨으니 그러므로 그 안에 굳게 서고 다시는 속박의 멍에를 메지 말라. (갈라디아서 5:1)"라는 성경 구절도 남겼다.
누리꾼들은 해당 게시물을 나얼의 '건국전쟁' 관람 후기로 해석했다. 나얼은 평소 기독교인 것을 드러낸 바 있으며 '건국전쟁'의 주인공인 故(고) 이승만 전 대통령 역시 스무살에 입학한 배재학당에서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얼의 게시물이 확산하자 일부 네티즌들은 "역사 공부 다시 해라" "나얼 손절" 등의 댓글을 달며 비난을 쏟아냈다.
야권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나얼 2찍(보수 지지자) 인증" "나얼 좋아했는데 정이 뚝 떨어진다" 등의 글이 게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