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종신집권 토대 마련.. 집권 5기, 내부 결속 나설 듯
북중러 밀착 가속화, 첫 순방지로 중국 선택-연내 북한도 방문
우크라이나 동부 점령지 확대.. 승리 가능성 커져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취임식에 앞서 걷고 있는 모습 [사진=AFP=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5/646959_452457_3251.jpg)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21세기 차르'라 불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이하 현지시간) 취임식을 통해 다섯 번째 임기를 시작한다. 올해 71세인 푸틴의 임기는 2030년까지다. 하지만 다시 한번 재선에 도전할 경우 2036년까지 집권이 가능해 사실상 종신집권이 가능할 수도 있다.
푸틴의 장기 집권으로 북중러 밀착으로 신냉전 체제는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우크라이나와의 전쟁도 유리한 상태에서 휴전이나 종전 협상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실상 종신집권 토대 마련.. 집권 5기, 내부 결속 강화 전망
푸틴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한국시간 7일 오후 6시) 모스크바의 크렘린궁 대궁전 안드레옙스키 홀에서 오른손을 헌법 사본에 올리고 취임을 선서했다.
발레리 조르킨 러시아연방 헌법재판소장은 푸틴 대통령의 취임을 선포했다.
러시아 국가 연주 후 약 9분간 이어진 연설에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며 '단결'을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이 어렵고 중요한 시기를 위엄 있게 보내고 더 강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우리는 단결됐고 위대한 국민이며 모든 장애를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이후 러시아와 서방의 대립이 심화하는 가운데 6년 임기를 시작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서방과 대화를 피하지 않는다"며 "안보와 전략적 안정에 대한 대화를 할 수 있지만 대등한 조건에서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극 세계 질서를 형성하기 위해 파트너들과 계속 협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 3월 대통령 선거에서 역대 최고 득표율인 87.28%로 5선에 성공한 푸틴 대통령은 2000·2004·2012·2018년에 이어 집권 5기 시대를 연다.
'현대판 차르'(황제)로 불리는 푸틴 대통령은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의 퇴진으로 권한대행을 맡은 1999년 12월31일부터 총리 시절(2008~2012년)을 포함해 러시아의 실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임기도 2030년까지 6년간이지만 2030년 대선에도 출마할 수 있으며, 현재로서는 6선도 무난한 상황인 만큼 2036년까지 정권을 연장해 사실상 종신집권에 나설 수도 있다.
푸틴 집권 5기의 초점은 대대적인 내부 결속 강화에 맞춰질 전망이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 3월 대선 승리 직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는 더 강하고 효율적이어야 한다"며 내부 통합을 강조했다.
이에 대대적인 정부 개편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러시아는 대통령 취임일에 내각은 사임하고 대통령이 추천한 국무총리와 각부 장관을 의회(상·하원)가 승인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20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 등의 교체 가능성이 거론된다.
워싱턴포스트(WP)를 비롯한 외신들은 푸틴이 밖으로는 서방을 위협하면서 안으로는 전쟁 지지 여론을 유지하기 위해 애국주의 교육과 선전 활동을 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푸틴은 올해 모스크바 공연장 테러와 자신의 최대 정적이었던 알렉세이 나발니 사망 이후 내부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반정부 세력 색출 및 미디어 통제를 가속할 것으로 추정된다. WP는 푸틴이 전통적인 가치를 중시한다며 성소수자 탄압 및 대가족 장려 등 보수적인 정책을 추진한다고 예상했다.
한편, 이날 취임식에 미국과 대부분의 유럽연합(EU) 회원국은 불참할 것으로 보인다.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 대선이 자유롭고 공정하게 열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미국 대표는 7일 열리는 푸틴 대통령 취임식에 불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EU 대변인도 러시아 주재 대사를 푸틴 대통령 취임식에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으며 영국과 독일, 캐나다도 불참 의사를 밝혔다.
프랑스와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 7개국은 취임식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와 로이터통신은 이번 취임식 참석 여부를 놓고 서방 국가들이 단합된 모습을 보이는 데 실패했다면서 이는 서방 내에서도 푸틴 대통령을 어떻게 다룰지에 대한 이견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이도훈 주러시아 한국대사는 취임식에 참석했다. 주러대사관은 신중한 숙고 끝에 참석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중러 밀착 가속화, 첫 순방지로 중국 선택.. 연내 북한도 방문
푸틴 집권 5기에는 북중러 밀착이 더욱 견고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지로 중국을 택했으며, 연내 북한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오는 15~16일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다.
이번 일정은 푸틴에게 올해 첫 해외 순방이 되는데, 푸틴 대통령은 방중 기간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러 관계 심화 등 의제를 둘러싼 대화를 주고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지난 3월 5선에 성공하면서 몇 년 내로 중러 관계를 더 발전시킬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은 지난달 시 주석을 만나 "러시아 대외정책의 우선적 방침은 중국과 관계를 전면적으로 공고히 하고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시 주석도 "중국은 항상 중러 관계 발전을 중시하고 러시아 측과 긴밀한 양자 소통을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푸틴 대통령은 올해 북한 방문에도 나설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9월 북러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북 초청에 응했고 현재 일정을 조율 중이다.
무기 거래 의혹을 받는 러시아와 북한은 군사 분야뿐 아니라 경제, 과학, 농업, 보건, 교육, 청년, 관광, 문화 등 전방위로 교류를 확대하며 밀착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동부 점령지 확대.. 승리 가능성 커져
푸틴이 지난 2022년 2월 시작한 '특별군사작전'도 러시아에게 유리해진 상황인 만큼 집권 5기 임기 내에 러시아의 승리로 전쟁이 끝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점령지를 조금씩 확장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2월 격전 끝에 아우디이우카를 점령한 이후 이 지역 인근 지역을 지속해서 장악해 나가고 있다. 러시아군은 최근 2주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의 노보바흐무티우카, 세메니우카, 베르디치, 오체레티네 등 여러 마을을 장악했다고 발표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은 지난 3일 올해 들어 러시아군이 새로 장악한 영토의 면적이 547㎢에 이른다고 말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난달 브리핑에서 "조만간 우리의 성공으로 끝날 것"이라고 장담하면서 종전 협상에 대해서는 "우리에게는 새로운 실체가 된 4개 지역이 있고 이는 모두가 고려해야 할 새로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특별군사작전 이후 '새 영토'로 편입했다고 주장하는 도네츠크·루한스크·자포리자·헤르손 등 4개 지역이 국제적으로도 러시아 영토로 인정받는 것을 조건으로 내세울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결정됐으나 군사 전문가들은 현재 전황을 고려할 때 우크라이나에게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연합뉴스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우크라이나 관리, 군인, 분석가들에 따르면 미국의 원조가 전달된다고 해서 최전선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FT는 "하원의 극우 공화당 의원들이 최근 몇 달 동안 우크라이나 지원 패키지 통과를 막는 동안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20%를 점령하고 전장의 주도권을 장악할 수 있었다"면서 미국의 지원 결정이 너무 늦어졌다고 지적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22일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등을 포함하는 안보 예산안이 미 하원을 통과한 것에 대해 "사실 근본적으로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논평했다.
이어 "대신 더 많은 우크라이나인이 사망하고 우크라이나는 큰 손실을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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