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배터리 3만5천개 연쇄 폭발.. 소방, 화재 진압 후 내부 수색
실종자 23명 중 20명 숨진 채 발견.. 대대수 외국인 노동자
정부, '화성 공장 화재' 중대본 가동… 한덕수 "사고 수습‧유가족 지원 최선 다해 달라"
고용부, 중앙산재본부 구성… 중대재해법 위반 여부 조사 착수
한동훈 "사회적 자원 총동원해 구조해야" 이재명 "국민 생명 구하기 총력 다해달라"
![화성시 일차전지 제조업체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한 사망자가 20명 이상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6/655298_461246_1452.jpg)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24일 경기도 화성시 일차전지 제조업체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한 사망자가 20명 이상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중 상당수는 외국인노동자로 확인된다.
정부는 사고 수습 및 유가족 지원에 만전을 다하는 한편 산업재해수습본부를 꾸리고 사고 경위 파악에 나섰다. 고용노동부는 사고 수습이 끝나는 대로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에 대한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리튬배터리 3만5천개 연쇄 폭발.. 소방, 화재 진압 후 내부 수색
실종자 23명 중 20명 숨진 채 발견.. 대대수 외국인 노동자
화성서부경찰서와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번 화재는 이날 오전 10시 31분 쯤 화성시 서신면 전곡리 전곡산업단지에 입주해 있는 일차전지 제조 업체인 아리셀의 공장에서 발생했다.
불이 난 공장은 유해화학물질인 리튬을 주로 다루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화재도 해당 공장 2층 리튬전지 완제품 보관장소에서 폭발과 함께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리튬전지는 열과 충격에 취약해 폭발위험이 높으며 한 번 불이 붙으면 진화 자체가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를 접수한 소방 당국은 신고 접수 20분 만인 오전 10시 51분 대응 2단계(3∼7개 소방서에서 31∼50대의 장비를 동원하는 경보령)를 발령한 뒤 진화에 나섰다.
경기 화성소방서는 이날 오후 화재 현장에서 1차 브리핑을 열고 "배터리 셀 하나에서 폭발적으로 연소가 됐다는 목격자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 목격자는 불이 난 공장 건물 3동 2층에서 대피한 공장 관계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브리핑을 맡은 김진영 화성소방서 재난예방과장은 "도착 당시 내부에 있던 배터리 셀이 연속 폭발하며 급격히 불이 번져 진화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현재 구조 대원이 내부로 들어가 수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화재 초기 50대 남성 한명이 전신 화상을 입고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숨졌고, 중경상자 6명 외에 23명이 건물 안에 고립된 것으로 추정됐다.
실종자 23명 가운데 대다수인 20명은 외국인 노동자로 파악됐으며 2명은 한국인, 1명은 신원 불상으로 전해졌다. 실종자와 사망자, 부상자는 모두 이 건물 2층에서 완제품 배터리를 검수하고 포장하는 작업을 하고 있던 중에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소방 관계자는 "배터리 3만 5000개가 폭발적으로 연소하면서 스스로 다 타고 꺼져 가고 있다"며 "소방당국은 인근으로 불 확산되지 않도록 최선 다하고 안전 진단 마치고 구조대 내부로 들어가서 구조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후 소방당국이 내부 수색을 시작한 이후 시신 20구를 발견했다. 현장 상황을 감안하면 나머지 실종자도 사망했을 가능성이 커 이번 화재로 인한 사망자는 24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실종자 가족들은 화재 소식을 접하자마자 현장으로 달려와 생환을 기원하고 있다.
A씨는 "40세인 남편이 이 공장의 정규직 생산팀 총책으로 근무하고 있었는데, 오늘 언론 보도를 보고 급히 전화를 걸었지만 닿지 않는다"며 "회사에 전화를 걸어도 연결이 안 돼 일단 택시를 타고 무작정 왔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 남편이 '생산라인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가면 휴대전화 신호가 잘 터지지 않는다'고 했던 터라 화재 피해를 당한 게 아닐지 정말 걱정된다"며 눈물을 흘렸다.
불이 났을 당시 급하게 대피한 이 공장의 직원들도 인근에 대기하며 애타는 마음으로 실종자 발견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불이 난 3동 건물의 1층에서 근무했다는 이모 씨는 "실종자가 다수 발생한 2층에서는 완제품을 포장하는 단순 업무가 이뤄져 외국인 근로자가 많다"며 "비록 업무 부서는 달라도 마음을 함께하던 동료들인데 한시라도 빨리 좋은 소식이 들려오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정부, '화성 공장 화재' 중대본 가동… 한덕수 "사고 수습‧유가족 지원 최선 다해 달라"
정부는 화재 발생 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가동하고 화재 진압과 수색 구조 활동을 위한 총력 지원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24일 "경기도 화성시 배터리 공장 화재 현장에 가용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인명 수색과 구조에 총력을 다하라"고 긴급지시했다.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경기도 화성 배터리 제조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보고를 받고 행정안전부 장관과 소방청장에게 긴급지시를 내렸다"고 알렸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공장 화재와 사상자 발생에 따른 범정부적 대응을 위해 이날 낮 12시36분께 중대본 회의를 개최하고, 관계 기관과 신속한 사고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장관은 화재 발생 직후 "소방 등 가용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화재 진압과 생존자 구조에 총력을 다하고, 구조 대원의 안전에도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긴급 지시하기도 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화재 현장을 찾아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조속한 진화와 인명 구조에 최선을 다할 것을 지시했다.
김 지사는 화재발생 소식을 접한 즉시 현장으로 출발해 이날 낮 12시35분께 화재 현장에서 진압 상황을 보고받았다.
그는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조속하게 화재를 진압하고 유해가스 발생을 최소화해 달라. 인명 구조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물론 현장에서 활동 중인 소방대원들의 안전에도 만전을 기해달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경기도에도 사고 수습과 사후 관리를 위한 준비를 지시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24일 오후 화재현장을 찾아 행정안전부 장관과 소방청장으로부터 사고 현황과 수습계획을 보고받고 "행안부, 소방청 등 관계부처와 지자체는 인명 수색·구조,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고 소방관 등의 안전에도 최선을 다해달라"고 지시했다.
한 총리는 "사고로 희생당하신 모든 분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행안부, 외교부, 경기도는 사망자의 장례 지원에 한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유가족 지원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고용부, 중앙산재본부 구성… 중대재해법 위반 여부 조사 착수
고용노동부는 이번 화재사고와 관련해 중앙산업재해수습본부(중산본)를 구성하고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조사에 착수했다.
해당 사업장은 상시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다. 고용부는 사고 인지 후 경기지청장을 비롯한 경기지청 산재과장, 감독관들이 즉시 현장으로 출동해 현장을 살펴보는 등 중대재해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중대재해법은 사업장에서 노동자가 사망하는 중대 사고가 발생한 경우 사업주나 경영책임자 등을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한 경우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한 경우 ▲동일한 유해요인으로 급성중독 등 직업성 질병자가 1년 이내에 3명 이상 발생한 경우 적용된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도 이날 오후 4시 현장을 찾아 직접 사고 수습을 지휘했다.
이 장관은 재해자에 대해 깊은 애도를 표하면서 화재 진압과 현장 수습 지원에 만전을 기하라고 현장 관계자에 지시했다.
이 장관은 "앞으로 고용부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신속하고 안전한 수색·구조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역할하고 체계적인 사고대응과 수습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동훈 "사회적 자원 총동원해 구조해야" 이재명 "국민 생명 구하기 총력 다해달라"
이번 화재 사고 소식을 접한 정치권에서도 인명 구조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사회적 자원을 총동원해 진화와 인명 구조에 힘써달라"고 요청했다.
한 전 위원장은 24일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우선 화재로 유명을 달리한 노동자 등 희생자 분들과 그 가족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 전 위원장은 또 "화재 진압과 구호에 최선을 다하는 소방, 경찰, 의료 인력의 안전에도 만전을 다해주길 부탁드린다"며 "현재 고립되거나 실종된 직원분들의 무사 귀환을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했다.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국민의 생명을 구하는데 총력을 다해달라"고 촉구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타깝게 희생된 분의 명복을 빌며 유족 분들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아울러 치료를 받고 계신 피해자 분들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고 했다.
이어 "일분일초가 시급한 위기 상황이다. 당국은 행정력과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화재를 신속히 진압하고 추가적인 인명 피해가 이어지지 않도록 총력을 다해달라. 또한 구조대원의 안전에도 각별히 유의해 주시길 당부 드린다"고 강조했다.
또 "조속한 구조작업을 통해 연락두절 되었던 모든 분들께서 무사히 가족 품으로 무사 귀환하길 함께 기도하겠다"며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데 과잉대응이란 없다. 사고의 원인을 명확히 밝히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하는데도 앞장서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도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은 정부의 제일 중요한 책무"라며 "정부 당국에 촉구한다. 가용 인력을 총동원해서 실종자 수색과 더불어 피해 확산 방지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촉구했다.
박 직무대행은 "실종자와 사망자 가족에게 적시에 정보를 제공하고, 필요한 지원 대책을 마련해주시길 바란다"며 "현장에 투입된 소방 경찰 지자체를 비롯한 인력들도 안전을 최우선 확보해 현장상황에 대응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행안위와 산업위 등을 중심으로 현장상황에 방해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지원과 사고 수습을 위해 적극 협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