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내달 초 방한 가능성.. 대통령실 "정해진 것 없어.. 언제든 만날 용의"
외교부 "한일, 과거 극복해 미래지향적 관계로" 與 "북핵 고도화가 더 문제"
![윤석열 대통령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7.11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8/661070_467622_3549.jpg)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내달 초 방한해 윤석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일본 현지 언론이 보도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사도광산 세계문화유산 등재, 건국절 논란으로 국내 반일 감정이 뜨거워진 가운데 기시다 총리가 방한할 경우 반일 여론은 더욱 고조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시다 내달 초 방한 가능성.. 대통령실 "정해진 것 없어.. 언제든 만날 용의"
연합뉴스에 따르면 교도통신은 20일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기시다 총리가 내달 초 방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기시다 총리가 퇴임 전 윤석열 대통령과 만나 지속적인 한일 협력을 확인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다만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등을 놓고 한국에서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고 있어 한국 정부가 이번 방한을 부정적으로 판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실현 여부는 유동적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용산 대통령실은 교도통신 보도 직후 "기시다 총리의 자민당 총재 선거 불출마 결정 이전부터 일본 측이 기시다 총리의 방한 의사를 표명해왔고, 불출마 발표 이후에도 관련 논의가 있어 왔으나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한일 간 셔틀 외교 차원에서 언제든 기시다 총리를 만날 용의가 있다. 정해지는 사항이 있으면 공지하겠다"고 말했다.
만일 기시다 총리의 방한이 성사된다면 시기는 내달 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시다 총리는 내달 27일 치러질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 불출마하기로 한 상황이다. 즉, 임기 마지막 외교 행보가 방한인 셈이다.
이에 외교가에서는 기시다 총리가 이번 방한을 통해 얻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놓고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기시다 총리가 '한일관계 개선'과 '한미일 3국 협력'을 자신의 재임 3년간 주요성과로 꼽는 만큼 임기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이를 다시 한번 강조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지난 14일 기자회견에서 자민당 총재 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내년은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이 되는 해로, 한일관계 정상화를 더욱 확실한 것으로 해야 한다"며 한일관계를 강조한 바 있다.
한미일 3국정상 1주년 공동성명 "철통같은 한미동맹-미일동맹 안보 협력"
![지난해(2023년) 8월18일(미 현지시간) 한미일 3국 정상회의를 갖고 한미일 3국동맹을 확고히 했다.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워싱턴DC 근처 캠프 데이비드 미 대통령 별장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8/661070_467667_5335.jpg)
또, 지난 18일 한미일 정상은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 1주년을 맞아 공동 성명을 채택하고 한미일 3국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3국 정상은 18일 1주년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3국 간 철통같은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으로 연결된 안보 협력을 제고하고, 공동의 경제적·기술적 우선순위를 더욱 일치시켜 나가며, 글로벌 보건 이니셔티브 추진을 위한 공조를 증진하고, 견고한 인적 유대를 더욱 확대하기 위한 우리의 의지를 재확인한다"며 "우리는 우리의 공동의 이익과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지역적 도전, 도발 및 위협에 있어 우리 협의에 대한 공약을 지켜나간다"고 강조했다.
3국정상 공동성명에서 "우리 한미일 정상은 우리의 역사적인 정상회의 이후 1년간 3국 협력에서 이루어진 대단한 진전들을 기념한다"고 추켜세웠다.
바이든 미 대통령의 재선 포기와 기시다 일본 총리의 차기 자민당 총재 선거 불출마 선언 이후 가진 3국 정상의 1주년 공동성명이라는 점에서 수장들의 변화에도 3국간 협력을 더욱 공고히 했다는 평가다.
그런 의미에서 기시다 일본 총리의 방한은 후임 총리와 자민당 정권이 한일관계 개선 기조를 이어갈 수 있도록 마무리 역할을 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른 한편에서는 최근 반일 감정이 고조되고 있는 것을 감안해 기시다 총리가 별도의 메시지를 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즉, 임기 마지막 방한에서 윤석열 정부의 부담을 덜어주는 메시지를 통해 차기 자민당 총리의 부담을 덜어 줄 것이라는 해석이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 5월 한국을 찾아 강제동원 문제와 관련해 개인적 의견을 전제로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외교부 "한일, 과거 극복해 미래지향적 관계로" 與 "북핵 고도화가 더 문제"
우리 정부는 최근 반일 감정이 고조되며 일본의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에 대해 한일 관계 개선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을 재차 내놓았다.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브리핑에서 "그간 정부는 미래의 바람직한 양국 관계를 만들어가자는 취지에서 일 측의 역사에 대한 직시와 겸허한 성찰을 지속 촉구해왔다"면서 "앞으로도 과거를 극복하고 미래지향적 협력 관계를 구축해 나가기 위해 양국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일의 바람직한 미래상을 제시한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에서 일본 정부는 식민 지배로 인해 한국 국민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안겨줬다는 역사적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식민지배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표명했다"며 "기시다 총리는 관련 선언을 포함한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을 계승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강조했다.
이 대변인은 "그간 우리 정부는 미래의 바람직한 양국관계를 만들어가자는 취지에서 일본 측에 역사에 대한 직시와 겸허한 성찰을 지속 촉구했다"며 "앞으로도 과거를 극복하고 미래지향적 협력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양국이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인 국민의힘도 일본의 과거사 문제 보다 당면한 북핵 위협이 더 큰 문제라는 입장을 보였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21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9월 27일에 자민당 총재 선거가 있다"며 "그전에 9월 초에 한 번 와서 한일관계의 어떤 진척 상황, 앞으로의 논의, 이런 것을 한번 짚고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국내적으로 역사 논쟁이 한창인 상황에서 기시다 총리를 맞이하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겠냐는 질문에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며 "윤 대통령이 한일관계의 결단을 내린 것은 북한 핵과 미사일이 계속해서 고도화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