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빌런 꼬붕들인가"...국힘 "제정신이냐" 막말 설전
민주 "공소시효 임박.. 12일 본회의 처리해야".. 국힘, 추석 연휴 필리버스터 시사
우원식 "특검법, 추석 연휴 후 19일에.. 의정갈등 해소가 우선"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법사위 야당 단독 통과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9/663539_470396_3611.jpg)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과 채상병 특검법, 지역화폐법을 단독 통과시켰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제정신이냐"며 강하게 반발했으나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야당은 오는 12일 본회의에서 해당 법안을 상정 후 통과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를 저지 하기 위해 추석 연휴 필리버스터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단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특검법안 등 본회의에 부의된 법안은 추석 연휴 이후인 19일에 처리할 수 있도록 양당이 협의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힘 곽규택, 정청래 향해 "제정신이냐".. 정청래 "여러분은 빌런 꼬붕들인가"
국회 법사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김건희 특검법과 채상병 특검법을 상정했다.
여야는 특검 추천 권한과 수사 대상 등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은 특검에게 공소취소권을 주는 것은 위헌 소지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대법원장이 4특검 4명을 추천하게 돼 있는데 법문에 대놓고 더불어민주당과 비교섭단체만 선택권을 준다는 점도 공평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도 "한 쪽만 추천권을 갖는 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민주당 소속인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공무원은 정치적 중립의무가 있다. 이것을 어겨 감옥에 간 사람도 있으니 발언에 신중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정 위원장을 향해 "감옥에 갈 수 있다는게 제정신이냐"고 날선 반응을 보였고 정 위원장은 "곽 위원처럼 위원장한데 제정신이냐고 말하는 것은 제정신이냐"며 "국민의힘에서 내게 빌런이라고 하는데 그러면 여러분은 빌런 꼬붕들인가"라고 받아쳤다.
이후 국민의힘은 두 특검법의 안건조정위원회 회부를 요구하며 지연 전략을 펼쳤다.
안건조정위는 이견 조정이 필요한 경우 최장 90일까지 법안을 심사할 수 있다. 하지만 야당 우위(국민의힘 2명, 민주당 3명, 조국혁신당 1명)인 안건조정위는 약 1시간 만에 두 법안을 전체회의로 다시 넘겼고 여당이 퇴장한 가운데 표결이 이뤄졌다.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원들은 법안 통과 직후 야당의 법안 일방 처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소위에서도 일방 표결로 충분한 논의 없이 통과시키고 안조위도 15분 불과한 시간 동안 간단한 토론 형식만 취했을 뿐 사실상 일방 통과했다"고 지적했다.
민주 "공소시효 임박.. 12일 본회의 처리해야".. 국힘, 추석 연휴 필리버스터 시사
국민의힘의 일방 처리 주장에 대해 민주당은 한동훈 대표의 제안을 그대로 담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법사위 야당 간사인 김승원 의원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채해병 특검법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제안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제3자인 대법원장이 추천하는 안을 만들었고 국민의힘이 주장한 제보 조작 사건도 수사 대상에 포함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두 특검법안을 12일 본회의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12일 본회의에) 꼭 올리기를 바라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공소시효가 10월 11일로 초과한다"라고 말했다.
만일 12일 본회의에 특검법이 상정된다면 국민의힘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필리버스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1일 MBC라디오에서 김건희·채상병 특검법이 본회의에 상정될 경우 "필리버스터를 염두에 두고 있다. 국민의힘에서 국민을 상대로 충분히 설명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12일 본회의에서 법안 처리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추 원내대표는 11일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현재 목요일(12일)까지 대정부 질문이 예정돼 있고 안건 처리를 위해 26일 본회의를 잡은 것이 의장과 양당 원내대표가 잡은 일정"이라며 "대정부 질문 시에는 법안 처리가 원래 없다. 그게 오랫동안 있던 관행"이라고 강조했다.
우원식 "특검법, 추석 연휴 후 19일에.. 의정갈등 해소가 우선"
이런 가운데 우원식 국회의장은 1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특검법안 등 본회의에 부의된 법안은 연휴 이후인 오는 19일 처리할 수 있도록 여야가 협의해달라"면서 12일 본회의에 특검법 상정 거부입장을 밝혔다.
우 의장은 "지금 국회가 해야 할 가장 큰 절대적 책무는 한시라도 빨리 의정갈등이 해결되도록 하는 것"이라며 "지금은 온전한 여·야·의·정 협의체 가동에 역량을 집중하자"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요구라는 공동의 목표를 기준점으로 야당은 특검법 강행에 한 걸음 물러서고, 대통령과 정부는 신뢰 회복에 필요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여·야·의·정 협의체를 조속 출범해 의정갈등을 해결할 수 있도록 지혜를 발휘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재차 당부했다.
이에 대해 야당 의원들은 우 의장을 향해 "법사위 통과한 법을 개인 판단으로 무력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청래 법사위원장을 비롯한 법사위 야당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국회의장의 처사에 유감을 표명한다"며 "오늘 처리한 3건의 법안을 본회의에 상정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 오늘 법안이 국회의장 반대로 무산된다면 그 책임은 오로지 국회의장의 몫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