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의장 "대통령 시정연설 거부 온당치 않다. 국민의 권리침해" 비판
野 “尹, 국회 무시하고 국민 업신 여겨”
野 “尹 17% 지지율, 바닥 아니라 국정 붕괴 시작”
與 “국민의 눈에 어떻게 비칠지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덕수 국무총리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2025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2025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안다인 기자] 윤석열 대통령 불참으로 11년만에 국무총리 대독으로 치러진 시정연설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국민과 싸우겠다며 구중궁궐에 틀어박힌 대통령의 고집불통에 기가 막히다”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시정연설에 불참한 대통령을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11년간 이어져온 시정연설 관례가 깨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9월 22대 국회 개원식에도 오지 않았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며 “윤 대통령의 계속되는 국회 무시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 국회를 무시하고 국민을 업신여기며 무슨 생각으로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불참한 것에 대해 대통령실은 ‘여야 대치가 극심한 가운데 시정연설이 정쟁에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윤종군 민주당 대변인은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과 국정농단 의혹이 정쟁이냐, 대통령의 육성이 공개되었는데도 억지를 부리는 용산의 행태가 한심하다”며 “이대로라면 17%의 지지율은 바닥이 아니라 국정 붕괴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의원들도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2025년도 예산안을 “정권이 처한 실태와는 너무도 거리가 먼 ‘희망차고 빛나는 국정’을 묘사하고 있다. ‘경제영토 확장’, ‘성장동력 회복’, ‘새로운 도약’, ‘눈부신 성과’ 등 진부한 수사는 둘째 치고, ‘정신승리’를 넘어 나치식 ‘정신개조’가 이뤄진 듯하다”고 지적했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이날 열린 본회의에서 “시정연설은 정부가 새해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예산 편성 기조와 주요 정책 방향을 국민께 직접 보고하고 국회의 협조를 구하는 국정의 중요한 과정이다. 대통령께서 직접 시정연설을 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예의이고 국회에 대한 존중”이라며 “불가피한 사유 없이 대통령 시정연설을 마다한 것은 온당치 않고, 대통령의 시정연설 거부는 국민의 권리 침해다. 국정 기조를 전환하라는 국민의 요구 앞에 겸손하라”고 말했다.

이에 여당 의원들은 "뭐 하는 거예요", "민주당 원내대표냐"는 고성이 나왔고, 야당은 "조용히 하라"고 맞받아쳤다.

국민의힘은 이번 예산안 논평에 “(이번 시정연설을 통해 정부가) 설득력 있는 해결방안을 제시했다”며 “국가 미래와 후손들을 위해 차분히 준비해야 할 과제들을 예산안에 차곡히 담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여당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친한(동훈)계인 배현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대통령께서는 오늘 시정연설에 나오셔야 했다. 가면 안 되는 길만 골라 선택하는 이해할 수 없는 정무 판단이다. 최근의 각종 논란들이 불편하고 혹여 본회의장 내 야당의 조롱이나 야유가 걱정되더라도 새해 나라살림 계획을 밝히는 시정연설에 당당하게 참여하셨어야 한다. 국회는 민의의 전당, 국민의 전당이다. 지난 국회 개원식에 이어 두 번째로 국회를 패싱하는 이 모습이 대다수 국민의 눈에 어떻게 비칠지 냉철하게 판단했어야만 한다고 게시했다.

한동훈 대표도 “아쉽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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