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부 상대 긴급현안질문
헌재 사무처장 “포고령 1호 상당히 이상”
나경원 “헌재, 편향성 사과하라” 요구에 야당 “사과를 누가하나” 고성
![우원식 국회의장이 9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서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빈 자리를 바라보고 있다. 우 의장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혐의 및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과 관련 긴급현안질문이 진행된 본회의에 최 권한대행이 불출석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501/677356_486338_459.jpg)
[폴리뉴스 김민주 기자] 법원이 9일 윤석열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 등으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의 체포영장 집행을 거부하는 데 대해 “적법한 절차를 거쳐 발부된 영장에 대해서는 존중하는 것이 법치주의를 위해 필요하다”고 밝혔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정부를 상대로 열린 ‘윤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 혐의 및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 관련 긴급 현안질문에서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원은 이의신청 기각, 영장 재발부 등 윤 대통령 체포영장이 합헌이라는 것을 확인한 것으로 집행도 당연히 합헌이지 않느냐’는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천 처장은 “집행 법원에 대해 위법성이 있다고 하면 그 부분에 대해선 체포적부심이나 기타 본안 사건에 있어서 충분히 다툴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천 처장은 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이 전날 ‘무효인 체포영장에 의해 진행되는 수사에 응할 수 없다’고 한 데 대해 “사법절차가 마련한 항고 소송, 불복절차를 통해 다투는 것이 법치주의를 준수하는 길”이라며 “원칙이 준수돼야 법치주의가 존립할 수 있다는 우려를 심각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 처장은 ‘영장 집행을 방해하면 범죄이지 않나’라는 물음에 “정당한 영장 집행에 대해 부당하게 저항하고 방해하는 행위는 공무집행방해로 많은 사례들이 있다”고 했다.
또 윤 대통령 측에서 전날 ‘기소하거나 사전영장 청구하라. 서부지법에 영장을 청구하는 건 위법’이라는 취지의 주장에 대해 “헌법과 법에 따라 마련된 사법절차는 존중돼야 하고 그와 같은 사법절차 내에서 사법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최선을 다하겠다”며 “그 부분에 대해 국민들도 이해하고 따라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김정원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은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선포한 ‘계엄 포고령 1호’가 “헌법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 사무처장은 권칠승 민주당 의원이 계엄 포고령 1호와 관련, ‘다른 것도 다 문제지만 그 내용 중 국회 정치 활동 금지하는 것은 명백한 위헌이라고 보는데 동의하느냐’는 물음에 “그건 상당히 이상한 문구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권 의원이 “처장님의 그동안 태도로 봤을 때 엄청나게 진전했다. 명백한 위헌이라 (말한 것으로) 해석하겠다”고 하자, 김 사무처장은 특별히 반박하지 않았다.
김 사무처장은 ‘대통령이 포고령을 직접 확인했다는 것도 알고 있나’라고 묻자, “본인이 만든 것으로 제가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김 사무처장은 한정애 민주당 의원의 ‘일체의 정치 활동을 금지한 계엄 포고령 1호 1항이 헌법에 부합하냐’는 질문에도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이대로 실행되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알고 있다”며 “헌법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모든 언론·출판에 대한 계엄사령부에 통제를 받도록 한 포고령 3항과 파업·집회행위 금지와 미복귀 전공의를 처단한다는 내용이 담긴 포고령 4·5항에 대해서도 “현 상황, 현행 헌법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사무처장은 한 의원이 ‘국회를 대체하는 국가비상입법기구에 대한 예산을 편성하라는 윤 대통령의 지시는 반헌법적 행태라는 것에 동의하느냐’는 질의에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라고 볼 수 있다”며 “큰 틀에서는 공감하는 바가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9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혐의 및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과 관련해 질문하는 도중 야당 의원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권성동 원내대표가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무언가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501/677356_486339_4617.jpg)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헌재 사무처장에게 사과를 요구하자, 야당이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나 의원은 “헌재는 지금 자유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가 될 것이냐, 아니면 여론몰이에 의한 군중민주주의에 굴복할 것이냐, 기로에 서 있다”며 “헌재의 공정성은 너무나 중요한데, 최근 헌재의 행보에 대해 많은 국민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 의결 정족수 문제도 있었고, (헌재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 8인 재판관이 재판하는 것은 헌법과 법률 위반이 아니라고 했는데, 갑자기 9인 체제 완성을 주장했다”며 “저는 도대체 납득이 되지 않는다. 편향성에 대해 사과할 생각 있나”라고 물었다.
그러자 야당 의원들은 “사과를 누가하나”라고 고성을 질렀다.
김 사무처장은 “헌재에서는 헌법에 따라 공정하게 모든 사건 심리에 임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김 사무처장은 헌재 측이 민주당에 윤 대통령 탄핵소추 사유에서 ‘내란죄’를 빼라고 권유한 사실이 있는지 묻는 나 의원의 질문에 “변론 준비 절차가 모든 국민이 보는 상태에서, 공개적으로 이뤄진 재판으로서 전혀 일체의 의혹이 없고, 명확하게, 공정하게,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야당 의원들은 “의원 배지 떼고 윤석열 변호인하라” “의원 본인 재판이나 빨리 받으라” “정신 차려라” 등을 외치며 격렬하게 항의하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의장석 앞으로 나와 우원식 의장에게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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