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와 현대제철을 포함한 주요 기업들, 비상 체제 돌입
美시장 수출 현대차그룹·삼성전자·LG전자 등 긴장감 고조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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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든 철강 및 알루미늄 수입품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한국 철강업계는 큰 충격에 빠졌다. 이미 중국산 저가 철강의 공세로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조치는 한국 기업들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을 포함한 주요 기업들은 비상 체제에 돌입했으며, 미국 시장에 수출하는 현대차그룹, 삼성전자, LG전자 등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 시간) 행정명령을 통해 관세 부과 방침을 구체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미국의 무역 정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재 한국은 연간 263만 톤까지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지만, 이번 조치로 인해 가격 경쟁력이 급락할 가능성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철강 제품 가격이 25% 상승할 경우, 수출량 감소와 미국 내 공급 부족을 미국 업체들이 메울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현재 한국은 무관세 혜택을 받고 있지만, 트럼프 정부의 행정명령이 쿼터제의 축소 또는 폐지로 이어질 경우 한국 철강업계는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한국은 미국 철강 수출 시장에서 9.7%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쿼터제가 폐지될 경우 경쟁국인 일본과 중국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철강협회 관계자는 “상호 영향과 유불리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철강업계는 대규모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현대제철 노조는 11일 총파업을 선언하며, 5개 사업장이 참여할 예정이다. 이는 철강업계의 불안정한 상황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정부는 철강업계와 긴급 회의를 열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미국의 구체적인 조치 발표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다음 주에는 수출전략회의를 열고 범부처 비상 수출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대책에는 수출 기업에 대한 무역금융 지원 확대가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도 다양한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산 강판 구매를 고려하고 있으며, 현대제철은 미국 내 전기로 방식의 제철소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결정은 관세 리스크를 줄이고 현지 생산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현대차그룹은 미국에서 생산되는 자동차에 필요한 강판을 대부분 현대제철로부터 공급받고 있어, 현지 생산 공장은 관세 부담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다.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 한국 철강업계가 수출국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과거의 경험을 통해 한국 기업들은 수출 구조를 다변화하며 어려움을 극복한 바 있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지 진출 기업과 계속 교류하며 수출처를 발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정부의 정책 기조가 바뀌면서 한국 기업들은 새로운 시장을 찾아야 할 과제가 주어졌다. 특히, 미국의 인프라 투자 확대와 같은 기회를 활용해 새로운 수출 경로를 모색해야 한다. 한국 기업들이 미국 내 제조업에 미치는 영향을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트럼프의 관세 폭탄은 한국 철강업계를 위기에 직면하게 했지만, 정부와 기업들이 협력하고 전략적으로 대응해 나간다면 위기를 벗어나 기회로 바꿀 가능성도 존재한다. 철강업계가 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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