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작년 3분기 美 매출 27조3058억원…3배 가까운 성장
삼성전자도 미주 지역 매출이 24% 증가하며 긍정적인 실적 이어가
현대차, 美 현지 생산 비중 44% 수준…향후 60~75%로 증가 전망
美 의존도 높은 상황에서 관세 부과 현실화될 경우 매출감소 불가피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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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지난해 북미 시장에서 한국 주요 기업들의 매출이 약 20% 증가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본격화될 경우 한국 기업들의 실적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반도체, IT 및 전기전자, 자동차 등 주요 산업에서 가격 경쟁력을 상실하게 되면 수요 둔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상황은 한국 기업들에게 중대한 도전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의 분석에 따르면 2024년 3분기 북미에서 매출을 별도로 공시한 100개 기업의 북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5% 증가한 313조5231억원에 달했다. 전체 매출에서 북미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도 25.2%에서 28.1%로 상승하며 의존도가 더욱 높아졌다. 이 같은 추세는 IT·전기전자 분야에서 특히 두드러졌으며, 이 업종의 기업들은 평균 42.7%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기술을 통해 AI 반도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2024년 3분기 누적 미국 매출액이 27조3058억원으로 3배 가까운 성장을 보였다. 삼성전자도 미주 지역 매출이 24% 증가하며 긍정적인 실적을 이어갔다. 그러나 이 같은 성장세도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 알루미늄에 이어 자동차와 반도체, 의약품 등 한국의 핵심 수출 품목에 대해 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 자동차의 경우 지난해 한국의 총 수출액 중 49.08%가 미국으로 향했으며, 반도체 역시 전체의 7.53%가 미국으로 수출됐다. 이처럼 한국 기업들은 미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매출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만약 미국이 한국에 보편 관세를 부과하고 다른 주요국들이 맞대응에 나선다면, 한국의 수출이 최대 448억 달러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며, 기업들은 미국 내 생산시설 확대와 같은 전략을 고려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는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아메리카'의 가동 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현대차의 미국 판매 중 현지 생산 비중은 44% 수준이며, 향후 생산능력을 50만 대로 늘리면 이 비중이 60~75%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업계에서도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관세 인상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공급자와 수요자가 가격 부담을 나누는 방향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바이오 의약품을 미국에 수출하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도 관세 부과 시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올해 3분기까지 안정적 공급을 위한 재고량을 확보해 놓았지만, 관세 부과가 현실화되면 어려움이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은 한국의 주요 산업에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기업들은 이러한 관세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현지 생산 시설 확대와 같은 전략을 신속히 추진해야 할 것이다. 정부의 외교적 노력도 필수적이며, 기업들은 정부의 대응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시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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