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법제화 통한 노동시장 개편
이재명 “주 4.5일제 거쳐 주 4일제 도입하겠다”
국민의힘, 근로시간 단축보다 ‘유연 근무’가 우선
김문수 “제도 일률 적용하면 기업 도산” 주4일제 반대 입장
주 4일 적용한다면 일 년 중 절반이 휴일
![이재명 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는 주4일제 근무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504/690625_500853_4437.jpg)
[폴리뉴스 김성지 기자]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제21대 대통령 선거의 핵심 공약 중 하나로 ‘근로 시간 단축’을 제시했다. 일하는 시간을 줄여 근로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가족과 보내는 시간, 자기계발 기회를 확대하겠다는 목표는 같지만 정책의 운영 방식은 차이가 있다.
주 4일제 도입이나 근로 시간 단축에 대해 각 당 대선 주자들의 공식 토론은 없었지만 지난 2월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가 주 4일제 도입을 이야기 한 뒤 양당 지도부도 근무 시간 단축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제시하며 조기 대선의 경선 구도에서 공약으로도 제시된 상황이다.
차기 유력 대권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는 주 4.5일제를 거쳐 주 4일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밝혀 실제 실행 가능할 정책이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민주당, 법제화를 통한 노동시장 개편
이재명 “주 4.5일제 거쳐 주 4일제 도입하겠다”
더불어민주당은 근로기준법을 개정해 법으로 ‘주 36시간제’를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주 40시간인 현행 법정 근로 시간을 주 36시간(주 4.5일제)으로 줄이고 장기적으로는 주 32시간(주 4일제)을 시행해 노동시간을 줄이겠다는 목표다. 이 방식의 주 4일제가 적용되면 하루 8시간 일한 뒤 추가 근로 없이 한 주에 3일을 쉴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 민주당은 4월 초 ‘정년연장TF’를 공식 출범시키고 오는 11월까지 입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정년연장TF에서는 주 4일제와 정년 연장, 연금 개혁, 경제 성장 전략 등을 같이 논의할 계획으로 주 4.5일제를 거쳐 주 4일제로 가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과 실행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는 지난 2월 10일 국회 대표연설에서 “AI(인공지능)와 첨단기술에 의한 생산성 향상은 ‘노동시간 단축’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주 4.5일제’를 거쳐 ‘주 4일 근무국가’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지난달 12일 발표한 ‘20대 민생의제 60대 정책과제’에서도 주 4일제 도입을 포함했으며, 지난 20대 대선과 22대 총선 때도 동일한 내용의 주 4.5일제를 공약한 데 이어 21대 대선까지 세 번째 근로시간 단축 정책을 추진 중이다. 대선 공약과 더불어 당론으로 주 4일 근무제를 채택해 관련 법안 추진까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연 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도 지난 17일 주 4일 근무제 조기 도입을 노동공약으로 제시했다. 김동연 후보는 “법률·지원 로드맵을 수립하고 공공·민간부문에서 다양한 주 4일제 시범사업을 지원하고 성과 중심의 임금체계로 전환하되 단계적 정년 연장을 추진하겠다”며 정년 연장 도입안을 제시했다.
김경수 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는 노동과 관련된 공약을 공식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민주당이 당론으로 추진 중인 정책인 만큼 주 4일제와 정년 연장에 대해 비슷한 의견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의 ‘법제화’는 근로시간 단축이라는 주 4.5일 근무제의 목표를 모두가 동일하게 달성하고 강제 실시로 인해 통일성과 제도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지만 인건비 증가, 생산성 저하가 단점으로 꼽힌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는 "주4일제를 일률적으로 도입하면 기업이 도산한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504/690625_500854_4527.jpg)
국민의힘, 근로시간 단축보다 ‘유연 근무’가 우선
김문수 “제도 일률 적용하면 기업 도산” 주4일제 반대 입장 전해
국민의힘은 ‘현행 주 40시간 근로시간을 유지하면서 시범사업 중심의 자율 도입’을 기조로 ‘주 4.5일 근무제’와 ‘주 52시간 근로 규제 폐지’를 대선 공약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법으로 주 4일을 못 박고 근로시간까지 단축하는 것이 목표인 반면 국민의힘은 현행 제도를 손질하고 유연 근무를 확대해 근로시간은 주 40시간을 유지하되 근로 일수를 줄이는 방향을 택했다.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주 4.5일제는 유연 근무 확대가 핵심이다. 유연 근무제는 현행 월~금요일 매일 8시간, 주 40시간을 일하는 노동자가 주 4.5일제가 도입되면 월~목요일은 매일 9시간, 금요일은 오전 4시간만 일한 뒤 일찍 퇴근하는 방식이다.
국민의힘은 주 4일제가 실행되려면 기업 부담을 줄이면서 근로자의 소득 감소를 막을 방안이 필요한데 이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사회적 합의안이 마련되기까지 오랜 시일이 걸리는 데다 제조업을 근간으로 하는 우리나라 산업 여건상 현장 적용이 어렵기 때문에 유연 근무 확대가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4일 비대위 회의를 통해 “주 4.5일제를 대선 공약으로 적극 추진하겠다”며 “주 4.5일제 유연근무는 총 근무시간이 줄지 않기 때문에 급여에도 변동이 없는 워라밸을 위한 현실적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김문수 후보는 지난 18일 공약발표에서 주 4일제에 대해 “경제가 곤궁한 시기에 제도를 일률 적용하면 폐업과 도산이 우려된다, 노동시간과 근로 형태는 노사 간 자율 협의에 부치자”고 말했다.
나경원 후보는 20일 한국경제신문 인터뷰에서 “주 4.5일제든 4일제든 이런 걸 나라에서 정하는 것을 끝내야 한다”며 “기업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확대해야 하며 이를 정부가 일률적으로 정하는 것은 과거의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홍준표 후보는 “정년을 70세로 연장하는 것에는 동의한다”면서도 주 4일제에 대해서는 “획일적인 주 52시간제의 예외를 늘리고 유연성을 갖게 하겠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안철수 후보도 주 4일제 보다는 “유연 근무를 확대하겠다”고 공약을 제시했으며 한동훈 후보는 “공개 토론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자”며 즉각적인 입장을 내지는 않았다.
국민의힘이 추진하는 ‘시범사업 중심의 주 4.5일제 자율 도입’은 기업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점진적으로 적용할 수 있어 근로자를 고용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장점이지만 기업의 선택에 따라 도입 여부가 결정돼 모든 노동자가 똑같은 혜택을 누리지 못할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주 4일 적용한다면 일 년 중 절반이 휴일
당장 주 4일제가 적용된다면 올해를 기준으로 365일 중 174일이 휴일이다. 주 5일제 기준으로 119일인 휴일이 주 4일제 적용 시 174일로 무려 55일이 늘어난다.
제조업과 자영업, 관공서의 업무상황 등을 고려한다면 주 4일제 시행을 위해서는 기존의 대체휴일제 등의 휴일 규정을 법적으로 재정비해야 한다. 또 당장 학생들은 학업 손실도 고려해 학교의 수업 시수를 조정해야 하는 등의 문제가 남았다.
현재 전북특별자치도와 대전광역시 등이 주 4일제를 일부 도입해 시행 중이지만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임신기 직원과 어린 자녀를 둔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다.
경기도는 올해 도내 50여개 기업을 시범 대상으로 한 주4.5일제를 시행 중이다. 상시 노동자 30명 이상 200명 미만 사업장을 대상으로 ‘격주 4일제’ 또는 ‘주 35시간제’, ‘매주 금요일 반일 근무’ 중 하나를 선택해 시행하는 제도다.
우리나라 기업 중에는 삼성전자가 직원 복지 차원에서 지난해부터 ‘월 1회 주 4일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캐나다, 벨기에 등은 주 4일제를 공식 시행해 참여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 [21대 대선] 국힘 예능 경선, 막말·외모비하·장외설전까지…'자폭 토론' 논란
- [21대 대선] 이재명 세번째 대권 도전, 90% 압도적지지로 대선후보 낙점…“승리해 정권탈환하겠다” (전문)
- [21대 대선] 이재명, 89.77% 역대 최고 득표로 민주당 대선후보 선출
- [21대 대선] 국힘 2차 경선 D-1, ‘2강’ 쟁탈전…눈에 띄는 ‘한동훈상승세’ (종합)
- [21대 대선] ‘국민통합’ 선언한 이재명, '통합선대위' 구축...보수 보폭 확대, 찐명·친명·비명에서 보수까지(종합)
- [21대 대선] 이재명, 그는 누구인가...가난한 흙수저 소년공에서 대권주자로…"내 인생은 위기 아닌 때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