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5대 개혁안 들고 유승민과 회동·전국 순회
李 대통령에 '각'세우는 보수개혁 김용태
"李, 임기종료 후 재판 받아야""김민석 지명 철회""민주당 확장재정만 얘기"
이준석 "내가 김용태라면 당원 판단 받아볼 것"
정옥임 "젊은 사람이 개혁 주역 돼야"
![김용태 비대위원장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506/698999_510043_5057.jpg)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국민의힘이 8월 전당대회 개최를 통해 새로운 지도부 구성을 추진하면서 오는 30일 임기가 종료되는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5대 개혁안'을 꺼내 든 김 위원장은 유승민 전 의원을 만나 당 개혁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고, 전국을 돌면서 각 지방자치단체장과 당원들을 만났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김 위원장이 당권 도전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보수 진영 내에서도 김 위원장을 향해 당 대표에 도전하라는 조언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김용태, 5대 개혁안 들고 유승민과 회동·전국 순회
김용태 위원장은 지난 23일 강원도청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열고 "당이 개혁에 대한 부분을 미루거나 변화할 생각이 없다면 전당대회에 출마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남은 기간 개혁 의지와 과거에 당이 잘못했던 것을 처절하게 반성하고 국민들께 변화하겠단 쇄신 의지를 드러내고 개혁 동력이 꺼지지 않고 이어지게 하는 데까지가 내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날 김 위원장이 당권 도전 의사가 없다고 말했으나 최근 그의 행보는 예사롭지 않다.
김 위원장은 앞서 △9월 초까지 전당대회 개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대선 후보 교체 진상 규명과 합당한 책임 부과 △당심·민심 반영 절차 구축 △지방선거 100% 상향식 공천 등을 골자로 한 5대 개혁안을 제시했다.
이후 김 위원장은 보수 진영 내 여러 인사들과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21일에는 유승민 전 의원과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이날 만남에서 두 사람은 국민의힘의 당 상황과, 보수 재건을 위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지난 주말 제주·인천·강원 지역을 방문한데 이어 24일에는 김두겸 울산시장과 오찬을 했다. 25일에는 대전과 충청·세종 지역을 찾아 김태흠 충남지사, 이장우 대전시장, 최민호 세종시장을 잇따라 만나며 지역 민심과 당 개혁에 대해서 조언을 구했다.
이같은 행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김 위원장이 '5대 개혁안'을 앞세워 당권 도전에 나설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李 대통령에 '각'세우는 보수개혁 김용태
"李, 임기종료 후 재판 받아야" "김민석 지명 철회" "민주당 확장재정만 얘기"
김 위원장은 '보수 개혁'을 주장하면서도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서는 날카로운 '각'을 세우고 있다. 이 대통령과 여야 협치보다는 '반 이재명 선명성'으로 '차기 보수의 대안'으로 자리매김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그는 지난 22일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의 재임 전(부터) 진행 중인 재판의 진행 여부에 대해 사법부의 헌법 해석에 전적으로 맡긴다는 것, 만약 사법부가 재판을 연기한다면 임기가 끝나고 재판을 받겠다는 것을 약속해달라"고 말하며 야권 지지층에게 어필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어 26일에는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은 이 대통령에게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 철회를 요청하고, 추경안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김 위원장은 이날 시정연설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대통령에게) 김민석 총리 지명자에 대한 우려를 말했다"며 "인사청문회를 지켜보자는 대통령의 말이 있었는데, 여러 가지 의혹이 명확히 해명되지 않았다. 그래서 대통령께 김민석 지명 철회 검토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김민석 총리 후보자) 의혹에 대해서 본인이 인정하고, 사과하고, 국민들께 용서를 구하는 태도를 보여야 하는데 끝까지 뻔뻔하게 인사청문위원들에게 이겨볼 생각으로 하는 태도가 굉장히 적절치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시정연설 전 환담 자리에서 김 총리 후보자에 대한 재검토를 해줍시사 말씀드렸는데, 함께 있던 배석자가 국정 지지율이 50%를 넘는 것도 함께 봐달라고 해 당황했다"며 "국정지지율이 높다고 해서 도덕적으로 정책 검증되지 않은 사람을 총리로 지명해도 된다는 말로 이해될 수 있어 굉장히 위험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과 민주당이 국민 통합과 민생 회복을 위해 어떤 분을 총리로 모셔야 하는지를 다시 한번 검토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또 이 대통령의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에 대해서는 "야당 의원들을 설득하려면 언제 긴축 재정을 할지도 같이 말했으면 추경을 더 진정성 있게 같이 논의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백범 김구 선생 제76주기 추모식' 참석 뒤 기자들과 만나 "경제가 어려울 때 확장 재정을 했다면 언젠가는 긴축 재정을 해야 할 텐데 대통령, 특히 민주당은 확장 재정만 이야기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 대통령이 공약인 민생지원금 소비쿠폰과 관련해서도 "11조 원가량의 많은 돈이 왜 소비쿠폰 같은 곳에 집중돼 있는지 모르겠다"며 "소비가 당장 갈증의 목을 축여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나랏돈을 운영하는 데에는 신사업을 어떻게 투자할 것인지(와) 정말 어려운 분들이 재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하는 게 지속 가능한 성장, 재정 측면에서 더 안정적일 것"이라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이준석 "내가 김용태라면 당원 판단 받아볼 것"
정옥임 "젊은 사람이 개혁 주역 돼야"
보수 진영 내에서는 김 위원장의 등판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9일 채널A라디오에서 김 위원장이 전당대회 출마해 직접 당원들로부터 '5개 혁신안'에 대해 판단을 받아 보는 정면 돌파를 권유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김용태 비대위원장에게 '내가 김용태라면 사퇴해 당원들에게 혁신안에 대한 판단을 받아보겠다'며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이 어떠냐고 이야기 한 적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용태 위원장도 야권에서 굉장한 관심을 받는 젊은 정치인이기에 도전을 통해서 역량치를 쌓아갈 필요가 있고 전당대회는 국민과 당원들에게 혁신안 내용을 세세히 알릴 수 있는 기회로 나쁘지 않다라는 개인적인 조언을 했다"고 덧붙였다.
정옥임 전 새누리당 의원은 24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김용태 위원장의 당대표 출마를 강권했다.
정 전 의원은 "젊은 사람들이 개혁의 주역이 돼야 국민의힘이 살아날 구멍이 보일 텐데 아마 기득권의 늪에 상당히 숨 막히는 입장인 것 같다"며 "그래도 나가라고 얘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이 뽑아줄지의 문제는 차치하고 젊은 국민의힘 정치인으로서 당당하게 나가 본인이 하고 싶은 얘기를 해야 한다"며 "나가더라도 안 뽑아줄 수 있지만 그러면 어떤가. 찢어지고 깨지고 무릎이 까져도 그게 젊은 혈기이고 미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