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회담은 미중에 집중, 관세협상 거론 어려워"
이 대통령 '굴종적 사고' 발언엔 "꼭 필요 했나" 의문제기
"조희대 회동 공방, 민주당에 도움 안 돼" 지적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2일 라디오에 출연해 난항을 겪고 있는 한미 관세협상에 대해 "현재의 상황에선 진척이 될 수 있는 게 없는 것 같다. 미국의 요구를 다 들어주면 한국 경제가 이를 감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509/708167_520890_1037.jpg)
[폴리뉴스 김성지 기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난항을 겪고 있는 한미 관세협상에 대해 "현재의 상황에선 진척이 될 수 있는 게 없는 것 같다. 미국의 요구를 다 들어주면 한국 경제가 이를 감당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외국 군대가 없으면 자주국방이 불가능하다는 건 굴종적 사고'라고 한 발언에 대해선 "그런 얘기가 꼭 필요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비판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22일 KBS1라디오 <전격시사>에서 한미 관세협상에 대해 "현재의 상황에선 더 이상 진척이 될 수 있는 게 없는 것 같다. 트럼프 대통령을 이 대통령이 만나더라도 지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UN방문에서 한미 간 회담 일정이 잡히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같은 이유 때문일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지금 3500억 달러라는 돈도 미국이 요구하는 대로 현금으로 낼 경우 한국 경제가 감당하기 어렵다. 만약 3500억 달러를 낸다면 1997년 IMF 사태와 같은 것을 또 겪을 수도 있다는 염려를 하지 않겠나"라며 "의문인 것은 3500억 달러라는 금액 자체가 어떻게 도출됐냐는 점이다. 우리 쪽에서 제시를 한 건지, 미국 쪽에서 요구를 한 건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미국이 그 금액을 산출했다고 보기에도 믿음이 가지 않는다. 예를 들어서 일본이 5500억 달러를 얘기하니까 우리 쪽 사람들이 우리는 3500억 달러 수준이면 되지 않겠느냐는 걸 했을 수도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에 대해서도 "국익에 반하면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얘기를 했으면 트럼프와 정상회담하는 과정에서 그 문제를 어느 정도 풀고 왔어야 한다. 그때는 정상회담에서 모든 것이 잘 이뤄진 것처럼 하고 오지 않았나"라면서 "이제 와서 딴소리를 하면 문제 해결은 점점 더 어려워진다"고 직격했다.
![2017년 11월 9일 오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중 환영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509/708167_520891_129.jpg)
"APEC 회담은 미중에 집중, 관세협상 거론 어려워"
다음 달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면 타결이 되지 않겠냐는 관측에 대해서도 "APEC 정상회의에 중국 시진핑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온다고 하니까 APEC은 두 사람의 회담에 모든 시선이 집중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APEC 회담에서 한미관세 협상 문제가 주로 거론된다고 보지 않는다"며 관세에 대한 직접 협상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APEC 회담에 김정은 북한 위원장의 초청 여부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초청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단언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 온 김에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고 싶어 할 것이다. 이 대통령께서 트럼프와 김정은의 회담을 주선할 수 있으면 그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판문점에서 만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한테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겠다고 말하지 않았나. 이를 한 번 더 시도하려는 노력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만약 트럼프와 김정은이 이 대통령의 중재에 의해 실질적인 회담을 하게 된다면 가장 성공적인 사례"라고 피력했다.
이 대통령 '굴종적 사고' 발언엔 "꼭 필요 했나" 의문제기
김 전 위원장은 이 대통령의 '외국 군대가 없으면 자주국방이 불가능하다는 건 굴종적 사고'라고 말한 데 대해선 "누구를 대상으로 해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모르겠다. 그런 얘기가 꼭 필요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과거를 회상해보면 1950년대 6.25 사변이 났을 때 한국은 사실 존재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었다. 미국을 위시한 UN군이 와서 오늘날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것 아니냐"며 "솔직히 말씀드려서 우리가 72년도까지 미국에서 원조를 확정하지 않으면 예산을 편성할 수 없을 정도의 나라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통령이) 계속해서 한미 동맹을 중심으로 해서 모든 것을 다 생각한다고 얘기를 하면서 외국 군대가 없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굴종적이라고 하는 것은 무슨 의미인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과연 그런 얘기가 꼭 필요했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이 한국을 향한 신뢰가 강한 것 같지는 않다. 우리가 미국에게 좀 솔직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여건이 어떠니까 최소한도 이상의 것은 할 수 없다는 것을 솔직해야 얘기해야 하는데 경제적으로 선진국에 도달했고 문화 강국이라는 것을 자랑하면서 한편으로는 어렵다고 하니까 미국이 우리에 대한 신뢰가 강한 것 같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2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5 세종 국제 콘퍼런스' 개회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509/708167_520894_1258.jpg)
"조희대 회동 공방, 민주당에 도움 안 돼" 지적
김 전 위원장은 조희대 대법원장이 이 대통령 선거법 위반 사건을 파기환송 한 과정이 석연치 않다고 지적하면서도 여권이 '조희대-한덕수 회동설' 등 확인되지 않는 의혹을 제기하는 건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조 대법원장 사퇴 압박에 나선 상황과 관련해 "조희대 대법원장이 이 대통령 선거법 위반 사건을 갑작스럽게 전원합의체에 붙여 파기환송해 대법원이라는 최고 법원이 그런 짓을 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민주당이 그것을 가지고 조희대 대법원장이 본인이 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일에 대해 공방을 하는 건 민주당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자제를 권했다.
국민의힘이 대구에서 장외집회를 가진 일에 대해선 "궁여지책으로 보수 본산인 대구로 가서 장외투쟁을 했다고 본다. 그러나 장외투쟁이 기대하는 것만큼 큰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피력했다.
김 전 위원장은 "매체가 발달하지 않았던 과거에는 밖으로 나가 투쟁하지 않으면 국민이 잘 모르기 때문에 그런 방법을 많이 썼지만 지금은 국민들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상황을 대개 다 알고 있다"며 "군중 심리를 동원해 어떤 효과를 거두자는 건 정치적으로 좋은 판단이 아니다"며 국민의힘을 향해 시대 변화를 읽을 것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