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AI 홈 시장 급성장… 삼성의 '40% 고성장'이 의미하는 것
현지 맞춤형 라인업·체험 공간 전략이 만든 'AI 가전=삼성' 공식
스마트싱스 생태계 확장… 에너지 절감·브랜드 신뢰도까지 선점

삼성전자가 중남미 AI 가전 시장에서 압도적인 성장세를 보여주며 'AI 가전=삼성' 공식을 굳혀가고 있다.
1~10월 누적 기준 중남미 AI 가전 판매량이 전년 대비 약 40% 증가, 세탁기 매출은 무려 80% 폭증했다는 사실은, 단순한 판매 호조를 넘어 중남미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글로벌 가전 시장 재편이라는 두 축을 드러낸다.
■ '중남미 AI 홈' 시장의 잠재력, 그리고 삼성의 선제적 장악
Statista에 따르면 중남미 스마트 가전 시장은 2025년 26억 달러 → 2029년 38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그러나 이 시장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성장폭이 아니다.
스마트 가전 보급률이 11%에 불과한 '초기 시장의 고성장 특성' 때문이다.
한국 63%, 미국 18%, 유럽 16%에 비해 중남미는 늦게 시작했지만, 오히려 낮은 보급률이 '미래 성장 여지'가 크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삼성전자가 중남미를 적극 공략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AI 가전의 글로벌 전초기지로 중남미를 키우겠다"는 신호다.
■ '콤보'가 이끄는 AI 가전 전환… 중남미 현실을 정확히 읽은 제품 전략
세탁기 매출이 80% 성장한 주요 요인은 '비스포크 AI 콤보'다.
세탁기와 건조기를 하나로 합친 제품은 아파트 비중이 낮고, 가전 설치 공간이 제한적이며, 에너지 효율이 중요한 중남미 주거 환경에 최적화돼 있다.
이는 삼성전자가 '시장 특성 기반 설계'라는 정밀 전략을 적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프리미엄 제품뿐 아니라 TMF 냉장고, 전자동 세탁기 등 현지 선호도 높은 중저가 라인업을 AI 기반으로 재정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즉, 삼성은 'AI = 프리미엄'이라는 기존 공식을 깨고, AI를 전 가격대·전 제품군으로 확장하는 전략적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 '체험 공간' 투자 확대… AI 가전은 결국 경험 산업
과테말라 '까사 삼성(Casa Samsung)'과 파나마 'BES 스튜디오' 오픈은 단순한 홍보 공간을 넘어 AI 생태계 잠식 전략의 일환이다.
스마트홈은 기능보다 경험의 완성도가 구매를 좌우한다.
사용자가 직접 "영화 모드" 음성 명령을 내려보고, 가전이 자동으로 조명·온도·소음을 조절하는 과정을 체험하며, 에너지 절감 효과를 눈으로 확인할 때 AI 가전의 가치는 비로소 소비자에게 '감각적 이해'로 전달된다.
중남미는 디지털 체험 공간이 부족한 만큼, 이런 체험 인프라 구축은 경쟁사 대비 삼성만의 빠른 선점 효과를 낳는다.
■ 소비자 신뢰의 축적 — '멕시코 소비자 선호도 1위'가 갖는 무게
삼성전자가 타임·스타티스타 조사에서 '멕시코 스마트 홈 선호 1위'를 기록한 것은 의미가 크다.
삼성전자는 이미 TV·스마트폰에서 높은 시장 지배력을 갖고 있었다. 여기에 AI 가전까지 1위를 차지했다는 건 중남미 소비자들이 삼성의 단일 생태계(SmartThings)를 신뢰하기 시작했고, 삼성전자 브랜드가 주거 공간 전체의 '플랫폼'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이는 가전업체의 전통적 경쟁 방식을 넘어 플랫폼 경쟁력 싸움으로 넘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 에너지 비용 민감한 중남미…AI·스마트싱스의 '진짜 힘'이 발현
중남미는 전기요금 부담이 큰 지역이다.
따라서 스마트싱스 기반 전력 사용 모니터링, AI 자동 절감 기능, 효율적 운전 패턴 추천 등의 기능은 단순한 편의성을 넘어 경제적 효익 제공으로 이어진다.
즉, AI 기능이 '사치 기능'이 아니라 '생활비를 줄여주는 기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는 삼성의 AI 전략이 중남미 소비자 현실과 정확히 맞아떨어진 사례로 평가된다.
■ 중남미, 삼성전자 AI 가전 글로벌 전략의 핵심 축으로 부상
삼성전자는 중남미에서 AI 가전 풀 라인업 구축, 프리미엄·중저가 이원 전략으로 시장 확대, 스마트싱스를 중심으로 에너지 절감 가치 제시, 체험 공간으로 AI 생태계 확장, 브랜드 신뢰도 최고 수준 확보라는 '5대 성장 축'을 완성했다.
이는 중남미가 더 이상 주변 시장이 아닌, 삼성 AI 가전 글로벌 전략의 중심축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AI 기술과 스마트싱스 생태계를 기반으로 삼성이 중남미 가전 시장에서 사실상 독주 체제를 강화하는 국면에 들어섰다고 평가할 수 있다.
[폴리뉴스 정철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