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춤꾼으로 알려진 구슬기양이 조선일보에 의해 나이트걸로 둔갑하였다.네티즌의 거센항의가 잇따르고 있고 조선일보는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부산에서 열린 용골춤판 이벤트에서 슬기 양이 춤을 추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인터넷에 등장하자마자 놀라운 속도로 인기 몰이를 했다.
이화여대 재즈댄스 강사 이지현씨는 슬기양의 춤솜씨를 이렇게 평했다.
"아홉살짜리의 춤이라고 할 수 없어요. 박지윤, 백지영등 연예인들의 춤을 단순히 모방하는 것이 아니예요. 자신의 느낌을 싣고 있어요. 테크닉보다 기분을 살리는 진짜 춤꾼이예요"
전문가가 감탄할 정도이니 네티즌이 열광하는 것은 당연한 일.
"도대체 몇 살이예요?" "정말 대단해요" "춤을 그냥 따라하는게 아니라 몸에 느낌을 주면서 춘다니까요" "난 구슬기 팬이 될거예요" 등등 용골춤판 게시판에는 찬탄이 넘쳐난다.
지난달에도 각종 검색어 순위에서 슬기양보다 앞서는 연예인은 없었다.
하지만 이같은 열풍이 사생활침해나 익명성을 악용한 언어폭력, 미성년자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시도로 이어지면서 슬기양과 슬기양의 부모님은 무척 당혹해하고 있다.
슬기양의 동영상을 처음 실었던 용두산의 한 관계자는 "슬기양 학교까지 찾아가는 사람들때문에 슬기양 부모가 적지않게 당황했다" 면서 당분간 대중에 노출을 피하겠다는 것이 부모님의 현재생각이라고 전했다.
조선일보, 슬기양사진 무단도용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춤밖에 모르는 아홉 살 어린이가 조선일보에 의해서 나이트걸로 이미지화 된 것이다.
문제의 기사는 조선일보 11월 6일자 Metro 섹션에 실린 '아파트 옆에 나이트클럽 웬말'이라는 기사에 슬기양의 사진이 합성되어 실린 것이다. 기사자료로 제공된 나이트 건물 사진 옆에 얼굴이 희미하게 지워진채 '나이트에서 춤을 추는 여성'의 이미지를 심어주듯 합성된 것.
네티즌들은 이미 슬기가 소속되어 있는 용골춤판(www.youngdusan.com/dance.htm)홈페이지 및 각 통신상에 "조선일보의 공식 사과"를 요청했다.
조선일보 본사 편집국의 한 관계자는 "기사 내용에 맞는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사진을 싣게 됐다"며 의도적으로 그런것도 아니고 더군다나 모자이크 처리를 해서 초상권을 침해한 것도 아니쟎나면서 사진 도용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네티즌 사이에 이에 대한 항의가 빗발쳤다.
"조선일보의 만행이다", "법적인 대응을 해야한다" 등 게시판에 네티즌들이 글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사태가 이쯤되자 8일 해당기사를 작성한 L기자가 슬기양의 매니저인 조상현씨와의 전화를 통해 '사진도용은 슬기양인줄 모르고 빚어진 일'이라면서 이에 대해 책임질 의사가 있다는 뜻을 밝혔다. 사과문을 조상현씨에게 보내고 조상현씨는 이를 10일 용골춤판 홈페이지에 개제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조상현씨와 슬기양의 부모가 조선일보에 요청했던 사안은 신문지상과 디지털 조선일보, 그리고 용골춤판 홈페이지에 조선일보의 공개사과문.
이중 용골춤판 홈페이지에 사과문 게재만을 인정한 상태이며 나머지는 논의중이다.
슬기양의 부모는 "이번 사태에 대해 조선일보가 미온적으로 대처할 경우 법적인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슬기양의 문제가 단순히 초상권침해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중앙 유력 언론인 조선일보가 부적절한 기사에 아홉살 어린이의 사진을 무단으로 도용했으면서도 그에 대한 대처는 미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며 이는 언론매체의 횡포라는 것이다. 얼마전 안티조선운동 사이트에도 슬기양의 글이 등장했다. 조선일보의 대응이 미온적일 경우 다수의 네티즌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조선일보에 대한 법적인 분노도 슬기양을 보호하기 위한 최선의 방어책일뿐 슬기양 주변인들과 네티즌들은 조선일보의 태도보다도 슬기양이 사회로부터 입었을 상처에 대해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데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언론은 문제를 회피하려 하고 있고 네티즌들은 슬기양을 진정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구슬기양의 동영상 파일은 http://yongdusan.com/ 에서 볼 수 있다.
강대진 기자djkang@ewinc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