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탄핵소추안 발의, 한빛은행 사건 재수사, 이원성 의원 발언으로 검찰의 위신은 떨어지고, 연이어 '옷로비' 사건 패배, 박순용 총장 서신사건 등으로 더이상 일어설 수 없는 빈사상태에 빠진 한국 검찰. 17일이 지나기를 손꼽아 기다리는데...

검찰이 총체적인 위기에 빠졌다.
한나라당의 검찰총장 탄핵소추안 발의로 검찰의 위신이 크게 떨어진 상태에서 때를 맞춰 법원은 '옷로비' 사건에 대한 대검중수부의 기소내용을 정면으로 뒤집는 판결을 내렸고 게다가 박순용 총장이 일선검사들에게 보낸 서신 건으로 또 한번 검찰이 궁지에 몰리고 있다.

'옷로비' 사건 패배, 이원성 의원 발언, 박 총장 서신 등 검찰 중립성은 훼손되고

9일 법원의 '옷로비 의혹' 사건에 대한 판결은 검찰을 빈사상태로 만드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특히 최고 수사기관인 대검중수부가 81년 처음 창설된 이래 중수부가 기소한 사건에서 무죄가 나온 것이 처음이고, 현 정권의 부정부패와 결부된 사건이라는 점에서 정치검찰이라는 비난의 목소리는 거세지고 있다.

일선 검사들은 "검찰의 신뢰가 땅에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데, 검찰 내부의 동요도 크다.

이미 한빛은행 사건에 대한 검찰수사를 못 믿겠다는 국민적 불신감으로 재수사까지 했었고, 동방금고 사건에 정·관계 인사가 연루됐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의 늦장수사가 비판받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의 공신력은 깊은 나락으로 추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3일에는 대검 차장 출신인 민주당 이원성 의원이 "검찰 재직 당시 정치판을 바꿔보자는 생각 아래 검사들에게 개혁 방안을 연구토록 한 적이 있다"고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밝혀 야당으로부터 '정권의 시녀로 야당 파괴를 도모하는 공작검찰임이 드러났다'는 비난도 받았다.

그런데 이런 위기 상황에서 박순용 검찰총장이 한나라당의 탄핵소추안 발의에 유감의 뜻을 담은 서신을 전국 검사들에게 보낸 사실이 알려 졌는데, 그 의도가 뭔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는 지난달 한나라당의 검찰수뇌부 탄핵소추 발의에 소장 검사들의 집단적 반발 움직임이 있었던 것과 결부되어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한나라당은 '검찰구데타를 부추기는 망동'이라는 성명을 내고 "정치중립을 열망하는 일선검사들의 뜻을 짓밟는 구데타적 발상이다"며 "검찰총장은 국민에게 백배 사죄하고 스스로 물러남으로써 검찰의 업보를 지우는 길임을 깨닫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최근 들어 터지고 있는 검찰의 중립성 및 공신력 훼손 사건이 17일 있을 검찰총장 탄핵안 처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탄핵소추안에 가슴 졸이는 검찰

한나라당은 "호화 옷로비 사건의 꿰맞추기 수사, 덮어씌우기식 편파수사·편파기소의 문제점이 드러난 만큼 검찰 중립을 훼손시킨 박순용 검찰총장, 신승남 차장, 당시 중수부장이었던 신광옥 현 민정수석은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하면서 검찰수뇌부에 총부리를 겨눴다.

이러한 한나라당의 검찰수뇌부에 대한 파상적 공세는 17일 탄핵소추안 표결로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탄핵소추안을 무효처리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무소속 및 자민련 의원들을 당력을 집중에 설득하고 있다. 민주당은 표결시 전원 퇴장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무엇보다 표결에서 자민련의 입장이 주목되고 있는데, 여야의 구애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렇게 자민련의 주가가 치솟고 있는 가운데, 자민련 김종호 총재권한대행이 9일 모 방송사 인터뷰에서 탄핵소추안에 대한 자민련의 입장과 관련 "국가의 공권력을 그렇게 쉽게 흔들어선 안된다"고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지만 JP의 의중이 무엇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래저래 뒤숭숭한 검찰은 정치권 움직임에 촉각을 세우고 있으며, 17일이 넘어가기를 가슴 졸이며 기다리고 있다.

김영술 기자kimys67@ewinc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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