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3인의 이적은 시기적으로 연휴를 선택, 발표하였으나, 인터넷이라는 대안매체를 간과한 정치인들에게 네티즌들은 봇물터지듯 비판의 글들을 웹상에 올렸다.

배기선, 송석찬, 송영진 3인의 이적상황에 대해 네티즌들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 민주당의 3인 탈당과 자민련 입당은 연휴(30일)에 전격적으로 이루었다는 점에서 언론에 의한 비판여지를 최소화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갖게 한 것이었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대안매체인 사이버 공간을 통해 그들의 의견을 성토하기 시작하였다.

e윈컴, 민주당, 자민련사이트에 올라온 네티즌의 비판

정치전문사이트 e윈컴에서는 30일 민주당 3인의 자민련 입당선언과 동시에 e-voting과 토론방을 개설, 네티즌들의 반응을 알아본 결과, 72.7%가 '국민의 의사를 무시하는 잘못된 선택이다'라고 응답했으며, 27.3%가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라고 대답하였다.

또 e윈컴의 토론방에서는 실명을 쓴 윤이한씨는 '개혁적인 민주당 의원님들에게 묻고 싶다'는 제목에서 '민주당내에 젊고 개혁적인 의원님들에게 과연 이게 잘 한 짓인가. 이렇게 하고 정권 재창출에 자신이 있는가. 당신들은 오늘 이 치사한 야합에 침묵으로 동조하였기 때문에 반드시 2년후, 이 침묵이 큰 업보의 부메랑이 될 것일 알고 있는가?'며 경고하고 있다.
또한 부천 연고의 '분통이'라는 아이디를 가진 부천 시민은 '정책도 없고, 주관도 없이 돈에 팔리고 당에 팔린 배기선이는 부천을 떠나라'고 일침을 놓았다.

뿐만아니라 이들 사이트에는 '해체되어야 할 정당. 또 시작되는 정치사기극이 극성을 부리겠다. 이미 해체되어야 할 정당이 민주당에서 임시로 임대한 의원3명이 이제 자민련에 와서 마름 노릇을 하게되었다.'(불쌍한 정당), '새해 새아침에 김대중이가 제일먼저 할일은 자민련으로 양자보낸 3명의 자식들에게 원위치 명령을 내리는 일이다'(열받은 궁민) ,'최선은 없고 최악만 있군.. 민주당 = 구공화당 자민련 = 유정회 아닌가? 정말이지 3김에 지겹다'(이진철), '집권여당인 민주당이 얼마나 허망한 당이면 소속의원이 탈당을 한다는 말인가? 새로운 등식 -3=+17 , 피타고라스도 이건 풀기 어려울걸? 살신성인 이라는 4자성어의 뜻을 바꾸어야 할 일이다.'(김주형)등 네티즌들의 분노의 글이 쌓였다.

또 양당 사이트에는 '정말 세기말 치졸한 저질 정치쇼가 도탄에 빠진 국민들을 더욱 절망스럽게 한다. 날치기로도 부족해서 이제는 국회의원을 바둑돌 건네듯이 주고받는 희대의 정치쇼를 펼친다. 그럴바에는 민주당을 6개로 나눠서 김대중 1당, 2당, 3당 ...6당 이런 식으로 하는 게 어떠냐 ? 그러면 김대중은 6개 정당의 총재가 될 것이고 원내총무도 6명 사무총장도 6명....'(성국신) '잘한다. 자유연합. 얼마나, 좋은가. 앞으로 국회의원 선거도 필요없이 너희들 맘대로 하면되잖아. 선거를 하지 않으면, 세금도 적게.. 거둘것이고'(너희맘대로), '이제 민주당은 국회의원 리스(임대)업종을 추가하여 지구상 최초로 새로운 업종을 창조한 정당이 되었다.'(봄봄) 등의 글들이 올라왔다.

그러나 네티즌들의 분노의 글속에서 3인 이적에 대해 옹호의 글도 일부있었다. '반드시 지역감정을 타파하고 국민화합을 이루어야 합니다. 민주당과 자민련의 공조 뿐만아니라 한나라당까지 포함하는 정계개편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합니다.'(국민화합),'거대 야당(한나라당)이 자꾸 여당(민주당)의 발목을 잡아 국정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여당으로 선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다'(DJ홧팅~)등이 실렸다.

이적 3인 홈페이지, 비난성글로 폭발!

12월 30일 입당설이 발표되자, 유일하게 비충청권 출신인 배기선 의원의 홈페이지에는 지역주민들과 일반시민의 글들이 무수히 올라왔다. 2001년 1월 2일 현재 270개의 글들이 올라와 10개중의 8개는 비판과 원색적인 비난의 글이였고 그 중에 한 두 개가 칭찬의 글이였다.
'철새정치인', '리모컨 정치인''집나간 머슴을 돌려주세요'등의 글이 올라왔으며 부천시민 '이용운'씨는 '민주당 보고 찍었는데, 자민련 행이라니, 분통이 터진다'며 인물보다는 당 위주로 찍은 자신을 한탄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런 비난의 글을 못견뎠는지 2001년 1월 2일 오후 16:00까지 운영중이던 배기선 홈페이지의 경우는 밀려드는 네티즌들의 글 때문에 17:00이후 자유 게시판은 '서버장애로 임시 서비스를 중지합니다'며 글을 올릴 수 없게 되있는 상황이다.

민주당 송석찬 의원의 경우 유일하게 '이적의 변'에 대한 글이 홈페이지 초기화면에 실렸다. '님을 위한 충정으로 민주당을 떠납니다'라는 장문의 글을 통해 지역구민과 민주당원, 김대중 대통령에게 사과의 말들을 한 다음 지역구민과 시민단체, 국민의 비난을 감수할 준비가 되어있다, 죄스럽다는 표현으로 자신의 자민련 입당의 잘못을 간접적으로 시인하였다. 그러나 한편으론 자신의 살신성인의 정신과 자신의 힘든 선택을 이해해 줄 것을 바라면서 따뜻한 격려와 사랑을 구하고 있다.

송의원의 게시판에는 '민주투사에서 공조투사로''국회와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더욱 커질 것''송석천 당신도 똑같소. 나는 대전 사람으로서 당신이 자민련이 아닌 민주당으로서 국회의원이 되기를 바란 시민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뜻과는 상관없이 당신은 당신과 당을위해 저지른 이 행동은 결코 용서할수 없습니다. 당장 자민련을 탈당하고 정치를 떠나십시오.'등 경고성 글들이 많이 올라왔다.

그러나 송의원 게시판에는 다른 사이트와는 달리 대조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었다. 12월 30일부터 2001년 1월 2일 현재, 16개의 글들이 올라와 270개의 글들이 올라온 배기선 의원과는 대비를 보이고 있으며, 배기선 의원 사이트나 다른 정치사이트와는 달리 칭찬과 격려의 글이 50 : 50을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진실은 금방 밝혀졌다. 참여연대 게시판에 글을 올린 KOLBE(2001.0102)의 '송석찬의 본질을 확인하세요'라는 제목의 글에서 '지난 연말만 해도 말할 것도 없이 분노한 시민들의 비난의 글로 넘쳐 났는데, 오늘 다시 들러보니 (제 글을 포함해서) 백 수십개의 비난 글은 온데간데없고, 서너개의 칭찬 글만 남겨 놓았다'며 송의원의 경우 '자신의 비난성 글들은 실명으로 올렸다고 할지라도 사전 양해없이 삭제하고, 칭찬의 글만 남겨두어 인터넷의 기본 예의도 모르는 정치인'이라고 이중으로 비난을 하고 있다.

송영진의원의 홈페이지는 현재 공사중이라 네티즌들의 의견을 볼 수가 없는 상황이다.

반면 자민련사이트에는 강창희의원에 대한 칭찬의 글이 많이 올라와 있었다. '자민련은 다 죽고 강창희만 살아있다''어느 지역구로 나오더라도 이사가서라도 강창희의원을 지지하자' '신선해요 !! 강창희, 힘내세요. 화이팅!! 강창희 의원같은 분이 자민련에 계셨다니 너무 아깝군요. 정말 자민련은 늘 표리부동하고 줏대없는 당인줄 알았는데...'등등의 글이 올라왔다.

이에 시민단체도 참여하였다. 참여연대는 논평을 통해 "민주당 3인 의원들에 민주당 탈당철회와 민주당과 자민련 지도부의 대국민 사과를 촉구하는 논평"을 내었다.

참여연대의 게시판에는 '서울소시민'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엄마, 정치인들 리콜제를 해야 돼.'라는 초등학생 6학년 아들의 말을 소개하면서, 지난 총선 당시 국민들이 만들어준 절묘한 숫자를 깬 민주당에 대해 적극적인 행동을 촉구하였다. 이밖에도 시민단체들의 이번 자민련 입당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과 행동을 요구하는 글들이 게시판에 계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시민단체들은 조만간 이 문제를 공론화하는 한편. 국회윤리실천규범상의 '국회의원 품위 훼손' 조항(제2조)을 걸어 해당의원에 대한 국회윤리특위 회부를 요청키로 했다.

대안매체 인터넷 공간의 위력을 다시한번

이번 민주당 3인의 반란은 시기적으로 연휴를 선택, 발표하면서 국민의 정보접근에 대한 시간을 벌려고 하는 의도가 있었다. 그러나 인터넷이라는 대안매체를 간과한 정치인들에게 네티즌들은 그들의 힘을 당당히 보여주었다. 그것도 연휴 3일 동안에 올라온 관련 사이트들의 게시판을 보며, 이제는 오프라인 매체만 두려워하다가는 자신들의 홈페이지 마저 운영하지 못하는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경고와 더 이상 국민들과 네티즌은 국민들과 괴리된 정치인들에 대해 침묵하기를 거부하고 있다는 엄정한 사실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홍준철기자(jchong2000@ewinc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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