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당권 주자 두고 ‘윤심’ 향방 촉각 곤두…당내 미묘 기류 형성도
장제원, 주호영 각 세우며 “우리 대통령 그런 생각 전혀 없어” 적통 과시
정진석 “당대표에 ‘MZ세대·수도권 기반’ 인물이어야”…한동훈 가능성 높여

[폴리뉴스 한지희 기자] 국민의힘 차기 당권을 두고 ‘윤심’을 둘러싼 '친윤' 내 기류가 심상치 않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여당 강력 당권주자들과 비공개 만찬 회동을 잇따라 이어가면서 해당 의원들의 발언 하나하나에 이목이 집중되면서다.
김기현 의원을 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장제원 의원의 '김장' 구도인지, 아니면 현재 당권주자가 아닌 '수도권 대표론'을 내세우는 주호영 원내대표와 정진석 비대위원장의 '주정' 구도인지, '윤심' 향방에 촉각이 곤두서있다.
특히, “(당대표 후보들이) 성에 차지 않는다”고 하며 ‘한동훈 차출설’에 불지핀 주호영 원내대표 발언에 대해 원조 윤핵관 장제원 의원은 “찬물 끼얹냐”며 각을 세워 반응했고, 이에 반해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MZ세대와 공감할 수 있는 당대표가 필요하다”며 주 원내대표에 힘을 실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윤핵관 4인방 권성동 의원(이하 생략), 장제원, 윤한홍, 이철규와 부부동반 관저 만찬을 한 것을 시작으로 25일 정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와의 만찬, 같은 달 30일 주 원내대표와의 회동에 이어 같은 날 김기현 의원까지 별도로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의원은 지난 7일 국민의힘 의원들의 공부모임이자 싱크탱크인 ‘국민공감’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주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어떤 의도로, 어떤 생각으로 그런 말씀을 하시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간다”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면서 “굳이 그렇게 안 해도 될 말씀을 해가지고 우리 당의 모습만 자꾸 작아지는 그렇게 한 이유는 모르겠다”며 “성에 차지 않는다는 표현들에 윤심이 담겼다고 얘기를 하는데 우리 대통령께서는 우리 전당대회 후보를 두고 성에 차지 않는다 그런 말씀을 하시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단언했다.
지난 주 윤 대통령과의 만찬 직후 주 원내대표는 차기 당대표 조건으로 ‘수도권 지지’ ‘MZ세대’을 내걸며 “공천에서 휘둘리지 않는 대표가 필요하다. (지금 후보들은) 성에 차지 않는다”고 논란을 야기시켰다.
그러나 장 의원은 이번 뿐 아니라 앞서도 국정감사 도중 ‘웃기고 있네’ 메모로 파장이 된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과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을 퇴장시킨 주 원내대표를 겨냥해 “의원들이 (주 원내대표 조치에 대해) 부글부글하더라”고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어진 기자들의 질문에 장 의원은 “그런 얘기를 자꾸 하니까 일 잘하고 있는 한동훈 장관 (당대표) 차출론도 나오고 하지 않나”라며 “저는 우리 대통령께서는 그런 생각이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고 ‘윤심’ 적통을 과시했다.
이어 정 비대위원장을 겨냥해서도 “비대위원장께서 또 이런저런 후보에 대한 가이드라인이든지 기준을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도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심판을 보실 분이 기준을 만드는 건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기현 의원과의 만남 의도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엔 “그냥 시간이 나서 차 한잔 하자고 해서 본거다”고 여러 의혹을 일축했다.
‘대통령께서 ‘한동훈 차출설’ 부인하시면서 김기현 의원을 만나셨다. 김 의원을 (당대표로) 밀겠다는 취지로 교통정리 됐다는 시각이 나온다’는 질문엔 “무슨 교통정리 할게 뭐냐”라고 반발하며 “전당대회 시작도 안 했는데 그런 억측을 그렇게 하시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전당대회 앞두고 그건 무슨 말씀(이냐)”고 격분했다.
그러면서 “아직까지 전당대회 룰도 안 정해졌고 일정도 정확히 안 나왔는데 후보 문제를 먼저 말씀하시는 건 너무 나가는 거다”며 “당원들의 뜻도 계시고 하니까 차차 말씀드릴 기회가 있겠다”고 답변의 선을 그었다.
주 원내대표와 3선 이상 중진의원들은 이날 야당의 '이태원 압사 참사' 국정조사 요구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한다. 2022.11.14 (사진출처:연합뉴스)
하지만 정 비대위원장은 지난7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한 법무부 장관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 나는 일단 출마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면서도 "선거의 역동성이라는 게 있어서 딱 잘라서 얘기를 못 하겠다"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선거를 앞둔 전당대회에서 유권자들은 브랜드 뉴, 신상과 변화의 기운을 원한다"며 "내년 총선 승리보다 더 중요한 지상과제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그럼 새 대표는 수도권 선거를 견인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하고, MZ세대와 공감할 수 있으면 더욱 좋다. '새로운 인물'이어야 하니 한 장관이 자연스레 떠올려지는 것 아닐까"라고 주 원내대표와의 발언과 맥락을 같이 했다.
하지만 '한 장관 차출설에 윤심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근거 없는 호사가들의 얘기"라며 "한 장관이 (전당대회에) 등장하더라도, 그건 윤심이 아니라 당심이고 민심"이라고 일축했다.
전당대회 시점과 방식에 대해서는 "비대위원장 임기가 종료되는 내년 3월12일 전에 마치고 싶은 생각이다. 3월에 치르는 게 도저히 어려워 연장한다고 해도 보름이나 한 달 정도 연장하지, 6개월 연장하지는 않는다"며 "경선 방식은 당원 위주로 가는 게 바람직한지, '당원 70%+여론조사 30%'의 지금 방식이 바람직한지 중론을 들어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과 만찬에 대해 "'인기를 끌기 위해 적당히 타협하는 정치는 하지 않겠다'는 윤 대통령의 신념과 철학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비대위원장이 된 지 3개월이 됐지만 권성동, 장제원 의원 두 사람과 단 한번도 개별적으로 대화를 나눠본 적이 없다"며 공천 가능성엔 선을 그었다.
주 원내대표도 “내 전체 (발언을) 보면 (장 의원의 해석과) 전혀 다르다”며 장 의원 반응에 맞불을 놨다.
주 원내대표는 같은 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야당과의 예산협상 후 기자들과 만남에서 "질문 중에서 '왜 외부 영입 이야기가 나오냐'길래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의 성에 차지 않으니까 그런 것 아니겠냐'고 한 것일 뿐"이라며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한 적도 없고, 우리 후보를 디스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내가 디스했다고 하는 데 전혀 아니고, (장 의원이) 스스로 디스하는 것 같아서 너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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