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여만에 외교당국간 대화 재개.. 양국 관계 개선 물꼬
정부·대통령실, 중국과 관계 개선 의지 드러내
바이든 “미중 관계 해빙기”.. 중국, 온건파 셰펑 신임 주미대사 임명

4개월여만에 외교당국간 대화 재개.. 양국 관계 개선 물꼬 [사진=연합뉴스]
4개월여만에 외교당국간 대화 재개.. 양국 관계 개선 물꼬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한국과 중국 외교 당국자들이 오랜만에 서울서 만났다. 특별한 안건이 다뤄지지 않았지만 한중간 외교 채널이 가동되며 양국 관계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미·중 관계가 곧 해빙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한데 이어 중국은 신임 주미 중국대사로 상대적으로 미국 친화적인 셰펑(59)을 임명하며 미중간 갈등은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도 중국과 관계 개선의 동력을 얻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용준 외교부 동북아국장은 지난 22일 방한 중인 류진쑹(刘劲松) 중국 외교부 아주사장(국장)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한중 국장급 협의를 가졌다. 양국 외교당국간 대화는 지난 1월 박진 외교부 장관과 친강 신임 중국 외교부장의 취임 축하겸 통화 이후 처음이다.

최 국장은 이날 협의에서 상호존중에 기반해 성숙하고 건강한 한중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특히, 양측은 이번 협의에서 중국 측이 민감하게 여기는 대만해협 이슈 등에 대한 서로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정례 브리핑에서 "류진쑹 중국 외교부 아주사(司·국) 사장이 중국의 핵심 우려에 대해 엄정한 입장을 표명하고, 다른 사안에 대해 한국과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최근 한국 정부의 미국·일본과의 밀착, 윤석열 대통령의 대만 관련 발언 등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외교 채널을 통해 전달한 만큼 향후 양국 관계 개선의 물꼬가 터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G7정상회의를 전후 하여 정부와 대통령실은 중국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22일 ‘YTN 더뉴스’에 출연해 “중국도 현안 문제에 대해 일본, 한국과 대화가 필요하다는 것은 인정하고 있다”라며 “중국과 일본, 중국과 한국 간 양자 전략대화를 시작해 보려고 한다. 계획이 오고 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앞서 권영세 통일부 장관도 19일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동맹관계가 획기적으로 강화된 상황"이라며 "역설적으로 보면 앞으로 중국과의 대화에서 우리의 재량이 굉장히 커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미 간 신뢰 관계를 회복했으니 이제 중국과도 관계 개선을 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개선되는 모습도 한중 관계 개선의 동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1일 일본 히로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종료 후 기자회견을 통해 “올해 초 미국 영공을 침범한 중국 정찰 풍선을 미국이 격추한 이후 냉각된 미·중 관계가 곧 해빙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도 이에 화답하는 듯 신임 주미 대사로 베테랑 미국통으로 알려진 셰펑을 임명했다.

신임 셰 대사는 주미대사관 공사, 북미대양주사(司) 사장(국장), 미국 담당 외교부 부부장(차관) 등을 역임한 전형적인 미국통 베테랑 외교관료다. 전임 주미대사인 친강 현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온건한 이미지로 평가된다.

또한, 23일에는 류젠차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미국 민주·공화당 관계자, 학계 및 싱크탱크 관계자 등이 참가한 제13차 미·중 정당대화가 화상으로 개최됐다. 

양측 참가자들은 미·중이 서로 존중하고 평화롭게 공존해야 하며, 대항과 충돌을 피하고, 글로벌 도전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23일 신화통신이 소개했다.

한중 외교 장관급 대화도 조만간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2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친강 외교부장과 곧 협의해 만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박 장관은 과거와 달리 양국 안보실장 라인이 움직이고 있지 않다는 비판에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간에, 중국 정치국원 국무위원과의 채널도 가동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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