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국무 장관이어 한달 새 고위급 인사 2명 방중
내년 대선 앞둔 바이든 행정부, 중국과 관계 개선 통한 경제 활성화 기대
한중 관계도 훈풍 불어.. 고위급 회담에 이어 외교장관도 조만간 회동 전망
![내년 대선 앞둔 바이든 행정부, 중국과 관계 개선 통한 경제 활성화 기대 [사진=베이징 AFP=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307/614231_415212_745.jpg)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정찰풍선 사태와 대만 해협을 둘러싼 긴장 고조로 군사 충돌 우려까지 나오던 미중 관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에 이어 재닛 옐런 재무 장관도 중국을 찾아 양국간 경제 분야 협력을 논의했다. 군사안보 및 경제 파트 장관이 잇따라 중국에 대결이 아닌 경쟁, 나아가 협력을 언급하면서 미중 갈등이 더욱 완화되는 모습이다. 덩달아 한중 관계도 나아지는 분위기다. 최근 외교부 차관급 회동이 성사되면서 이번주 한중 외교장관 회담도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재닛 옐런 장관은 지난 6일 중국을 방문해 리창 국무원 총리와 허리펑 부총리, 류허 전 부총리, 류쿤 재정부장 등을 연이어 만났다.
지난달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에 이어 옐런 장관까지 한달 새 2명의 미국 고위급 인사가 중국을 찾은 것. 지난 2월 중국의 정찰풍선 사태로 단절됐던 양국 관계가 빠르게 복원되는 모습이다.
특히 허리펑(何立峰) 중국 부총리는 옐런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정찰풍선 사태에 대해서 이례적으로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옐런 장관도 방중 기간 내내 중국을 향해 유화적인 메시지를 내놓으며 미국의 대중국 경제정책이 중국의 발전을 막으려는 시도가 아니라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리 총리와의 회담에서 "우리는 승자독식이 아닌 공정한 규칙을 통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건전한 경제 경쟁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앞서 옐런 장관은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미국 기업인들과의 만남에서도 "우리는 분리가 아니라 다양화를 추구한다"며 "세계 경제 양대국의 분리는 세계 경제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옐런 장관은 방중 마지막 날인 9일 중국 베이징 미국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중 간 디커플링(탈동조화)은 양국에 재앙이 되고, 세계의 불안정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나는 미·중 관계를 초강대국의 충돌 프레임으로 보지 않는다"며 "양국이 모두 번영하기에 충분할 만큼 세계는 크다고 믿고 이번 협의를 통해 일부 진전을 이뤘다"고 했다.
중국은 옐런 장관의 방중을 앞두고 갈륨과 게르마늄 등 희귀 광물 수출 통제 및 중국 내 미국 기업 강제 조사 등을 발표했다. 미국도 중국에 대해 고율 관세 부과 및 첨단기술 수출 통제 조치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 당장 획기적인 변화는 없었으나 미중 양국이 더 이상 갈등을 지속하지 않을 것이라는 선언을 한 것은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 미국, 중국과 관계 개선 의지.. 내년 대선 앞둔 바이든의 조바심?
양국 전문가들도 옐런 장관의 이번 방중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9일 AFP는 중국 사회과학원의 류샹 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더 나은 중미 관계를 향한 작은 발걸음은 세계와 세계 경제를 위한 큰 발걸음이 될 것"이라며 "이것의 영향은 매우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이날 옐런 장관과 만난 마이클 하트 주중 미국 상공회의소 회장은 "옐런 장관의 방문에 이어 더 많은 (미국 관리들의) 방문이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들어 미중 갈등이 완화되는 배경에는 내년 대선을 앞둔 바이든 행정부가 경기 침체로 인한 경제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1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AP통신과 시카고대학 여론연구센터(NORC)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41%의 지지율 속에 그가 가장 중점을 둔 경제 분야 지지율은 34%에 그쳤다.
그간 미국 정부의 ‘중국 압박’ 방침과 어긋나는 기업들도 많아지고 있다. 빌게이츠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팀 쿡 애플 CEO, 미국 최대 투자은행인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CEO 등이 중국을 직접 찾아 ‘협력’을 강조했다.
중국 정부가 사이버 보안 기준을 통과하지 못했다며 제제를 가한 마이크론도 오히려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며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겠다고 선언했다. 마이크론은 지난 6월 중국 시안에 위치한 반도체 패키징 공장에 6억달러를 추가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 한중 관계도 훈풍 불어.. 고위급 회담에 이어 외교장관도 만날 듯
미중 갈등 완화로 경색 국면에 있는 한중 관계도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일에는 최영삼 외교부 차관보와 쑨웨이둥(孫衛東)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이 베이징에서 만났으며, 이창양 한은 총재도 지난 3일 베이징 방문 도중 중국의 긴급 요청에 따라 인민은행 서열 1위 판궁성 공산당위원회 서기와 회동했다.
한중 외교장관 회담도 조만간 성사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빠르면 오는 13~1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담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과 친강 중국 외교부장의 양자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높다.
양국 외교부 관계자는 최근 만남에서 "상호 존중과 호혜에 기반을 둔 양국관계 증진을 위해 세심한 노력이 요구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만큼 한중 외교장관 회담이 성사될 경우 한중 관계도 생각보다 빨리 회복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중 관계 개선에도 윤석열 정부의 ‘경제 성적표’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1년 넘게 對중국 무역 수지는 적자를 기록 중이다.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를 기대했던 국내 여행, 소비재 등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덕분에 전체 경상 수지도 최악의 국면을 보내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경제 분야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국정 동력은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 4일 정부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가장 눈에 띄는 정책은 청년 지원 10대 과제, 지역경제 활성화 3종 세트, 실버타운 활성화 3종 세트 등으로 다분히 내년 총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성공하며 무역 수지도 나아진다면 내년 총선도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해 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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