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소통 채널 유지하자".. 친강 "대만독립 지지말라“
하반기 바이든-시진핑 정상회담 관측.. 시 주석 "양국에 이익이 되도록 협력"

하반기 바이든-시진핑 정상회담 관측.. 시 주석 "양국에 이익이 되도록 협력" [사진=AFP=연합뉴스]
하반기 바이든-시진핑 정상회담 관측.. 시 주석 "양국에 이익이 되도록 협력" [사진=AFP=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지난 18일 중국을 찾아 친강 외교부장,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회동했다. 일정 마지막 날인 오늘(19일) 시진핑 주석과 회담도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수년째 지속되고 있는 미중 갈등이 이번 블링컨 장관의 방중을 계기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블링컨의 장관의 이번 방중은 지난 2월 미국 상공에서 중국의 감시 기구(정찰풍선)가 격추된 후 방문 계획을 연기한 지 4개월여만에 이뤄졌다.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중국을 방문한 미국 최고위급 인사이자 5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한 국무장관으로 남게 됐다.

이번 방중도 좌절될 위기가 있었다. 지난 12일 블링컨 장관은 중국이 쿠바에서 도청 기지를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식 발표하면서 중국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미 행정부의 대 중국 외교 정책이 디커플링에서 디리스킹으로 전환됨에 따라 블링컨 장관의 방문은 예정대로 이뤄졌다.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출국 직전 블링컨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미국은 피할 수 있는 오해로 인한 중국과의 경쟁이 갈등으로 번지지 않도록 하고 싶다"면서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오해와 잘못된 의사소통을 피하기 위해 가능한 한 명확하게 의사소통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의사소통을 정확히 개선하기로 약속했다"고 전했다.

베이징에 도착한 블링컨 장관은 18일 오후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친강 외교부장과 총 8시간 가까운 마라톤 협의를 진행했다.

미국 국무부와 중국 외교부 발표를 종합하면 양국은 ▲고위급 접촉 유지 ▲미중 관계 이행지침에 대한 협의 진전 ▲현안 해결 위한 미중 워킹그룹 협의 ▲인적 및 교육 교류 확대 등 4가지 분야에서 합의했다.

회담 후 미 국무부는 "블링컨 장관은 오해와 오산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외교의 중요성과 모든 문제에 걸쳐 열린 의사소통 채널의 유지를 강조했다"면서 양측은 "미국과 중국 국민들 사이의 교류를 촉진하는 것의 중요성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블링컨 장관은 회담에서 미국이 미국민의 이익과 가치를 항상 옹호할 것이라 강조했다고 한다. 나아가 자유롭고 개방적인 국제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동맹 및 파트너와 협력할 것임을 밝혔다"는 전언이다.

같은 날 중국 외교부는 "발리에서 양국 정상이 만나 합의한 중요한 합의를 공동으로 이행하고 이견을 효과적으로 통제하며 대화 교류 및 협력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친강 부장은 '핵심이익'과 관련한 중국 측의 엄정한 입장을 밝히고,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친강 부장은 "현재 중·미 관계는 수교 이래 최저점에 놓여있다"며 미국 측에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또, 미국 국무부와 중국 외교부는 적절한 시기에 워싱턴을 방문하라는 블링컨 장관의 초청을 친강 부장이 수락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19일 중국 외교라인의 1인자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도 만났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위원은 '중국 위협론'에 대한 과장 중단, 중국에 대한 불법적 독자제재 철회, 중국의 과학기술 발전에 대한 압박 포기, 중국 내정에 대한 간섭 금지 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왕 위원은 또 대만 문제와 통일에 대해 "타협하거나 양보할 여지가 없다"며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진정으로 준수하고 중국의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존중하고, 대만 독립에 명확하게 반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이 작년 11월 발리에서 양국 정상이 만나 확정한 의제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과 소통을 강화하고 이견을 책임 있게 관리· 통제하고, 양측이 이익을 공유하는 분야에서 협력하기를 기대한다는 견해를 밝혔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바이든-시진핑, 하반기 정상회담 기대감 커져

전날 회동으로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만한 합의는 도출되지 않았으나 블링컨 장관이 친강 외교부장에 이어 왕 위원과 대화하면서 양국 고위급 대화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블링컨 장관이 방중 마지막 날인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예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블링컨 장관이 시 주석을 만날 경우 오는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시 주석을 초청한다는 뜻을 전달하고, 회의 참석을 계기로 미·중 정상회담 개최를 타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첫 대면 정상회담을 가졌으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시 주석과 “몇 달 내 다시 만나길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시 주석은 지난 16일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 설립자인 빌 게이츠와의 회담에서 "미국과 중국은 양국에 이익이 되도록 협력할 수 있다"면서 "현재의 세계적인 정세 하에서 우리는 두 나라와 국민, 그리고 인류 전체에 이익이 되는 다양한 활동을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17일(현지시간) 백악관 출입기자들에게 "앞으로 몇 달 동안 나는 시진핑 주석과 다시 만나 우리가 가진 정당한 차이점과 함께 어떻게 지내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의 방중으로 양 정상의 만남은 더욱 가까워졌다는 평가이다. 오는 9월 뉴델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11월 미국이 주최하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기회가 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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