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순남 "로씨야와 전투적 우의와 단결을 백배해나갈 것"
리룡남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전은 대만섬의 주인인 중국이 수호해야"
통일부 "북한의 대러 '국방분야 정상 협조' 주장, 우려"
러 "韓, 3국 회담 결과 주변국과 관계 악화할 것"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북한이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를 비난하며 러시아와 국방 협조를 언급했다. 한미일 공조 강화로 북중러 밀착이 현실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통일부는 북한과 러시아 간 국방 분야 협조에 "우려"의 메시지를 냈지만 현재 상황에서 다른 조치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강순남 북한 국방상은 24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한미일 정상회의 결과물로 3국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공조를 천명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거론하며 "하나의 거대한 반로씨야(러시아), 반중국 포위환을 구축하려는 미국의 흉책은 이번 쑥덕공론을 통해 그 진모가 다시 한번 여지없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강 국방상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아시아 지역의 하수인들까지 끌어들여 사그라져가는 대우크라이나 지원 분위기를 고취하고 저들의 정치적 패배를 만회"하려 한다고 강변한 뒤 한국과 일본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에 발 벗고 나서라는 미국의 요구를 덥석 받아 물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지난달 말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의 방북을 계기로 제기된 북러 무기 거래설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강 국방상은 "주권 국가들이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전 수호를 위해 국방 안전 분야에서 진행하는 정상적인 협조에 대해 시비할 그 어떤 법적 권리도, 도덕적 명분도 없다"며, "공동의 원쑤(수)를 반대하는 정의의 싸움에서 로씨야와의 전투적 우의와 단결을 백배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최근 중국과 국경을 개방한데 이어 25일에는 3년 6개월 만에 러시아와 하늘길도 열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북한 평양에서 출발한 고려항공 소속 항공기가 오전 11시 14분(현지시간)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북한은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2020년 2월 이후 이 노선 운항을 중단했다. 이후 북한과 러시아 간 항공편 운항 재개 움직임은 작년 하반기부터 포착됐으나, 실제 비행은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후 3년 6개월 만인 이날 처음으로 이뤄졌다.
리룡남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전은 대만섬의 주인인 중국이 수호해야"
또 이날 북한은 중국 입장을 두둔하는 메시지도 내며, 러시아와 중국과 밀착 관계임을 과시했다.
리룡남 중국 주재 북한 대사는 이날 조선중앙통신에서 "미국의 흉악무도한 반중국대결 책동으로 오늘날 대만해협의 군사 정치정세는 언제 터질지 모를 전쟁 발발의 임계점으로 거침없이 치닫고 있다"며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전은 결코 외부의 불청객들이 아니라 마땅히 대만섬의 주인인 중화인민공화국에 의하여 수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대만 주변에서 군사연습을 진행하는 것은 "정정당당한 자위적인 군사적 행동조치"라고 힘을 실어주고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조국통일을 이룩하기 위한 중국의 모든 조치를 견결히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최근 북러 간 국제사회가 우려할 만한 움직임이 있는 상황에서 국방 분야의 정상적 협조를 항변하는 북한의 주장은 이런 우려를 높인다"고 밝혔다.
김인애 통일부 부대변인은 25일 브리핑에서 "북한이 (무기거래를 했다고) 단정적으로 표현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의 의도가 어떠하든 우리 입장은 불변"이라며 "북한의 의도가 어떠하든 북한과의 무기 거래는 유엔 안보리 위반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불법적인 무기 거래는 중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 "韓, 3국 회담 결과 주변국과 관계 악화할 것"
한편, 러시아도 한미일 정상회의에 대해 북한의 핵미사일을 구실 삼아 아시아·태평양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라고 비판에 나섰다.
24일 스푸트니크통신에 따르면 자하로바 대변인은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및 쿼드(QUAD, 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와 같은 미국의 좁은 블록 프로젝트와 동등한 (수준으로) 업데이트된 3국의 선언을 볼 때, 3국의 군사·정치적 상호작용은 핵심을 촉진하기 위해 고안됐다"며 "(핵심은) 러시아와 중국을 봉쇄하고 미국 헤게모니 원칙, 즉 악명 높은 (서방 국가 중심의) 규칙 기반 질서를 따르도록 강요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도출된 합의로 인해 한국과 그 주변국의 관계가 악화할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3국 회담에서 나온) 한국의 역내 국가에 대한 비우호적 정책이 한국과 주변국 간의 양국 관계를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를 낳는다"고 말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또한 한국을 별도로 지목해 주변국 관련 정책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에 대해 경고했다.
그는 "한국의 지역 국가들에 대한 비우호적 정책이 한국 및 이웃 국가들 간 양자 관계의 추가 악화를 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국가' 또는 '이웃 국가'가 어느 나라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양자 관계 악화 가능성을 지적한 것으로 볼 때 북한 및 중국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또 한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에 대해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뿐만 아니라 군사 지원을 포함해 어떤 형태의 지원이든 우크라이나의 범죄적 정권에 대한 추가 지원은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