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모스크바 방문 "중러 관계, 바위처럼 강해".. 10월 베이징서 중러 회담 추진
같은 날 블링컨 국무-중국 부주석은 11월 바이든-시진핑 회담 논의
한미일 VS 북중러 대결? 미·중, 국익 위한 외교 줄타기 시도
정부, 러시아에 대사 초치 '채찍'.. 중국에는 '최고위급' 한덕수 총리 보내며 '당근' 제시
![오는 10월과 11일 중러 정상회담과 미중 정상회담이 잇따라 열릴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309/620317_421882_4540.jpg)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최근 한미일 정상회담과 북러 정상회담으로 인해 한반도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 러시아의 외교전이 더욱 가열되고 있다. 오는 10월에는 시진핑 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으며, 11월에는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특히 한미일 정상회담과 북러 정상회담에서 소외된 중국이 외교적 공간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각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도 중국과 러시아를 두고 채찍과 당근을 제시하면서 외교적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러시아 언론 인테르팍스 통신은 19일(현지시간)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연방안보회의 서기를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10월 방중해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현재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파트루셰프 서기의 초청으로 18∼21일 러시아에서 열리는 제18차 중러 전략안보협의에 참석하고 있다.
왕이 외교부장과 파트루셰프 서기는 19일 회담을 통해 끈끈한 모습을 연출했다.
이날 파트루셰프 서기는 중국과 포괄적 파트너십과 전략적 협력 관계를 꾸준히 발전시키고 강화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양국 관계는 존중과 내정 불간섭, 국제 무대에서 상호 지지를 기반으로 한다"면서 "우리의 관계는 그 자체로 가치 있으며,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맥락에서 서방이 중국의 신뢰를 떨어트리려고 이용하고 있는 대만, 신장, 티베트, 홍콩 관련 문제에 있어서 러시아는 중국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왕이 외교부장도 중러 관계가 현재 매우 높은 수준에 있다고 평가하면서 "중러 관계는 성숙하고 바위처럼 강하며, 변화하는 국제 상황의 시험을 견뎌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만 등 주요 현안에서 러시아가 중국을 지원한다고 표명한 것에 감사하다면서 "이는 양국간 포괄적 전략 협력의 매우 중요한 영역"이라고 밝혔다.
파트루셰프 서기는 이날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정상회담을 제안했다. 그는 "러시아 대통령의 일대일로(一帶一路) 포럼 참석의 일환으로 10월 베이징에서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의 세밀한 양자 협상이 열리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제3차 일대일로 포럼을 계기로 양국 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3월 시 주석의 러시아 국빈 방문 이후 약 7개월 만에 두 정상 간에 이뤄지는 회담이다. 당시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에게 중국에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미일 VS 북중러 대결? 미·중, 국익 위한 외교 줄타기 시도
북러 정상회담에 이어 중국과 러시아의 정상회담 가능성이 커지면서 북중러가 더욱 밀착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반면, 중국의 속내는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며 외교적 이익을 챙기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왕이 외교부장이 러시아를 방문하던 날 미국 뉴욕에서는 유엔총회를 계기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한정 중국 국가부주석이 회담했다.
블링컨 장관과 한 부주석은 오는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 간의 회담이 열릴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하는 차원의 고위급 회담으로 여겨진다.
즉, 시 주석은 10월에는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진행하고, 11월에는 바이든을 만나겠다는 것이다. 이는 중국 입장에서 러시아, 미국 모두와 일정한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중국은 러시아의 최대 교역국으로 부상했다. 게다가 대만과 남중국해 문제에서도 러시아와 보조를 함께 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각종 제재가 워낙 강하다 보니 미국과 전면적으로 대립하는 것은 부담이다.
미국 역시 경제적 군사적 이유로 중국을 때리면서 동시에 중국을 지나치게 자극하지 않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에서 여전히 중국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 되는 상황에서 자칫하다 중국이 러시아편으로 돌아설 경우 미국의 계획은 크게 어그러지게 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연설에서 러시아를 상대로는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을 규탄하는 강경한 메시지를 낸 반면 "우리는 미중간 경쟁을 책임감 있게 관리하려고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분쟁으로 기울어지지 않도록 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중국과 디커플링(단절)이 아니라 디리스킹(탈위험)을 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 러시아 대사 초치하며 '채찍'.. 중국에는 '최고위급' 한덕수 총리 파견하며 '당근'
우리 정부도 러시아에 대해서는 강경한 태도를 취하면서 중국과는 관계 개선 의지를 보이고 있다.
장호진 외교부 제1차관은 19일 안드레이 보르소비치 쿨릭 주한러시아대사를 청사로 불러들여 "북한과의 군사협력 움직임을 즉각 중단하고 안보리 결의를 준수하라"고 촉구했다. 우리 정부가 주한러시아대사(대사대리 포함)를 초치한 것은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영공을 침범한 2019년 7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현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외교부에 따르면 장 차관은 쿨릭 대사에게 "한국 정부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고 한국의 안보를 중대하게 위협하는 대해선 국제사회와 공조해 분명한 대가가 따르도록 강력히 대처할 것"이라며 "그와 같은 행위는 한러관계에도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반면, 중국과는 '소통 강화'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오는 23일 중국 항저우(杭州)에서 열리는 제19회 아시안게임(AG) 개막식에 우리 정부를 대표해 참석하기로 한 것도 그 일환으로 풀이된다. 한 총리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중국을 찾는 '최고위급' 인사다.
다음 주 서울에서 열리는 한중일 외교당국 간의 3국 정상회의 관련 부국장급 회의 및 고위급 회의(SOM)를 통해서도 중국과의 관계 개선 및 소통 강화 노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 [이슈] 김정은, '자폭 드론' 선물 받고 방러 마무리.. 북러, 우주 군사분야 협력 강화
- 尹대통령 "한미, 北 핵공격시 압도적 대응으로 정권 종말"
- ‘한미일 대 북중러 ‘신냉전 구도 가속화… 외교 전문가들의 진단은
- [이슈] 중국 수출길 막힌 日수산물.. 대안은 한국? 일본, WTO 제소시 수입 재개될 수도
- 북-러 정상회담 13일 열린다.. 김정은 "북러관계 전략적으로 중요"
- 중국, '북-러 사이의 일' 즉답 회피
- 김정은,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푸틴과 회담
- 미국-베트남, 중국 견제 맞손.. 공급망·경제협력·군사안보 분야 협력 강화
- [전문] 尹대통령 "한중일 정상회의 적극 추진…韓진출 모든 나라 정상 만날것"
- G20 공동성명, '러시아 침략' 문구 삭제…우크라이나 크게 반발
- 尹 대통령, "한일중 정상회의 프로세스 잘 진행"…기시다 "적극 호응할 것"
- 연내 한일중 정상회담 청신호...기시다, 리창도 OK
- [이슈] 日, 이제는 '독도' 노리나? 독도영유권 주장 예산 27억원 편성.. 우리 정부는 관련 예산 25% 삭감
- [종합] 김정은, 9·9절 민방위 열병식에 '백두혈통 후계자' 딸 주애와 나란히.. 중·러 축전 '밀착'
- [종합] 윤 대통령, G20서 "하나의 지구, 기후위기 극복" 연설.. 바이든과 하루 3차례 만남.. '믹타' 정상회동도
- [종합] '9·9절' 앞둔 北, 전술핵공격잠수함 공개… 김정은, 진수식서 "원수들 공포에 질릴 것"
- [이슈] 중국 국무원 부총리, 北 9·9절 참석.. 북·중·러 다시 뭉친다
- 日 정부,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전면 부인.. 대통령실·정부여당 전면 '무반응'
- [이슈] 김정은-푸틴, 북러정상회담 전망.. 합동군사훈련까지 추진하며 밀착 시도
- 尹대통령 "한일중 3국 협력 다시 궤도 올려야"
- 북한, 중∙러와 사상 첫 연합훈련 가시화 '군사기술 고도화 우려'
- [이슈] 韓中-美中, 관계 개선 위한 외교전 치열.. 연내 미중-한중 정상회담 열리나?
- [이슈] 美日, 오염수 방류 카드 주고 받았나? 美 "만족한다".. 중국은 "수산물 수입 전면 금지"
- [이슈] 北, 한미일 정상회의 비난하며 "러와 국방 협조".. 북중러 밀착 가속
- [이슈] 윤 정부, 美日 따라 러시아와 대립각.. 한러관계 악화 우려
- [이슈] "우린 친구" 시진핑-푸틴, 브로맨스 과시.. 중러, 미국·서방 제재 무력화 시도
- [이슈] 이·팔 전쟁 혼란 틈타 북중러 밀착 "가속" 시진핑-푸틴 18일 정상회담.. 북한은 푸틴 답방 추진
- 바이든-시진핑 만나 '군사 소통' 복원 논의...미중 정상회담 오는 15일
- 바이든-시진핑, 15일 미중정상회담서 '군사 대화창구 재개·경제 협력 확대' 전망
- [이슈] 미중정상회담, 고위급 군사대화 재개 합의.. 시진핑 "향후 몇년간 대만에 군사행동 없을 것"
- 윤 대통령 "APEC 중심으로 세계 경제 ‘연결성’ 가속화해야"
- 한미일 등 인·태 14개국 정상, 에너지 안보·기술협력 확대
- 윤 대통령-기시다, 올해 들어 7번째 한일정상회담...뉴델리 G20이후 2개월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