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작년 3월 당선 소감... ‘국민 편가르지 말고 통합의 정치 하겠다’”
“뉴라이트, '일제 식민지배가 우리 근대화 과정이었다'는 것 강조...항일독립운동 인정 안해”
“2004년 미국 부시 대선전략 ‘문화전쟁’ 따라하는 듯... 한국에서는 효과 없어”
“수도권 위기론, 중도 무당층은 이념 관심없어...이념아니라 경제와 민생으로 돌파 가능”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 정리 서경선 기자]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는 1일 오후 폴리뉴스 본사에서 2023년 9월 정국진단을 진행했다. 김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앞장서고 있는 ‘이념전쟁’의 목적과 배경, 향후 총선에 미칠 영향에 대해 진단했다.

8월 말에 보통 정기국회 전에 정기국회 전략이라든지 정책이라든지 입법 과제라든지 이런 부분들을 당 차원에서 의원들이 허심탄회하게 깊이 논의하기 위해서 공부도 하고 그러기 위해서 1박 2일 연찬회를 갖는다. 이번에도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각각 의원 연찬회를 1박 2일로 가졌다.

그런데 그동안 대통령이 여당의 연찬회에 잘 참석을 안 한다. 왜냐하면 대통령은 당을 초월해서 전 국민을 상대로 해서 국가 정책을 펼쳐 나가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어느 한 당에 묶여 있는 이미지를 벗어나려고 하기 때문에 통합이 필요하지 않나.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하기 때문에 자기를 선출한, 당선시켜준 여당의 연찬회에 잘 참석을 안 하는데, 윤석열 대통령은 작년에도 참석하고 올해도 참석했다.

집권 여당을 독려하고 격려하기 위해서 대통령이 참석하는 건 그렇다 치더라도 이날 온 국민들을 멍 때리게 했다. 심지어 같은 보수 지향의 국민들, 세력들한테도 굉장히 충격을 줬다.

우리나라는 분단국가다. 분단국가이기 때문에 이념 전쟁이 치열했고 우리는 겪지 못했지만 해방 전후에 극심한 이념으로 인한 우리 동족 간에 상처가 많았고 슬픔이 많았다. 그것이 급기야는 6.25 전쟁으로 나타났고 수백만이 희생되면서 우리 민족에 큰 상흔을 남겼고 그것이 정전협정으로 마무리되면서, 정전협정이 지금까지 올 줄 누가 상상했겠나. 지금도 우리는 언제든지 전쟁이 발발하더라도 이상하지 않는 그런 정전협정 상태의 분단국가다.

대통령이 말한 대로 우리가 어떤 일을 하려면 거기에 대해서 어떤 사상과 철학이 있어야 되고 거기에 근거해서 실천 방향과 지침이 정해지고. 당연한 거다.

근데 여기서 말하는 이념이라는 것은 우리 역사가 증명해 주듯 우리 국민들한테는 미국의 매카시즘처럼 ‘빨갱이’라는 한 단어로 표현되는, 정말 우리 역사에서 아무한테도 도움이 안 되는 상처뿐인 역사를 지니고 있다.

여러분이 잘 아는 노벨 평화상을 받은 김대중 전 대통령도 평생 빨갱이의 굴레 속에서 살았고, 그 속에서 대통령이 된 거다. 그러니까 대단한 거다. 태극기 부대에서 선봉에 나가 있는 경사노위 김문수 위원장도 박근혜 전 대통령하고 2012년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 때 광역단위 연설회가 있었다. 거기만 가면 자기 당원들한테 빨갱이라는 손가락질을 받고 했었다. 운동권 출신이라는 거다. 지금 김문수 위원장의 여러 가지 메시지와 행태를 보면 도저히 상상할 수도 없는 거다. 단지 운동권이었다고 그랬다.

尹의 이념전쟁, 국정에도 본인에도 도움 안돼

그런데 그 이념을 정말 거침없이 윤 대통령은 이야기했다. “제일 중요한 게 이념이다”, “철 지난 이념이 아니라 나라를 제대로 끌고 갈 수 있는 철학이 이념이다”, “철 지난 엉터리 사기 이념에 우리가 매몰됐다”, “1 더하기 1을 100이라고 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세력들하고는 싸울 수밖에 없다”. 8·15 경축사 때 뭐라고 했나. “공산전체주의를 맹종하는 반국가세력들이 활개치고 있다”, 이런 이야기들을 윤석열 대통령이 연찬회와 그 전 경축사 그리고 끝난 다음에 국무회의에서 연이어 쏟아내고 있다.

국민들은 분단과 6.25 전쟁의 상처를 딛고 산업화로서 세계에 고개를 들게 됐고 민주화를 이룬 그런 선진국가로서 이제 당당하게 세계적인 선도국가가 되기 위해서 나가야 될 때 이념 논쟁은 누구한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알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본인한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어서 무시무시한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들은 전사로서 싸워야 한다”고 이야기를 했다. 그러니까 지금 국회에서 한 총리 같은 경우도 평소에 부드러운 이미지는 온데간데 없고 가장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과연 국정 운영에 도움이 되는 걸까.

8월 28일 열린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발언하는 윤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8월 28일 열린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발언하는 윤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윤 대통령이 뒤에 있다

국방부에서 홍범도 장관 흉상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은 육군사관학교에서 결정하고 실행할 문제지 우리하고는 상관없다는 이야기를 한다. 육군사관학교는 어디 하늘에서 떨어진 데인가? 국방부 내에 육군사관학교가 있는 거지, 그게 따로 있는 건가? 흔히 말해서 유체이탈 화법이라 그런다.

홍범도 장군이야말로 1962년 박정희 국가재건회의 의장 시절에 건국훈장을 받았고 2010년도 박근혜 정부 시절에 ‘홍범도함’이라고 명명했고 2021년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최고등급인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서 받았다.

그런데 홍범도 장군의 봉오동 전투. 영화도 나왔었다. 그 봉오동 전투의 영웅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국방부에도 13명의 영웅과 함께 동상이 있는 거다. 그것도 철거 논쟁이 나오다가 보수 세력 내에서도 이건 아니라고 말한다. 윤 대통령의 멘토라고 잘 알려진 이종찬 광복회장이 정말 엄청난 화를 냈다. 국방부 장관에게 “민족적 양심을 저버린 귀하 어느 나라 국방장관이냐. 스스로 판단할 능력이 없으면 퇴진하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보수의 대명사라 이야기할 수 있는 홍준표 대구시장, 김태흠 충남지사 등도 나서서 반대하고 있다.

그러니까 국방부는 출구 전략을 세워야 했다. 그래서 육사에 있는 홍범도 흉상은 육사가 알아서 할 문제고 그건 독립기념관으로 이전하는 거다 이렇게 이야기하고 국방부에 있는 흉상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지침을 안 내렸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 말에 의하면 국방부에서는 진보, 보수 정부를 거치면서 아무런 논란이 없었기 때문에 98년도에 그게 세워졌다고 한다. 그래서 이거는 그냥 존치할 생각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역사학자들이 이야기한 대로 우리가 어떤 역사를 고칠 때는 거기에 대해서 분명한 기록이나 문건이나 이런 부분들이 드러나야 된다. 그런데 홍범도 장군이 공산주의 세력에 가담해서 우리 독립 운동가들을 핍박했다는, 자유시 참변에 가담했다는 기록 자체가 없다는 것이 공식적인 학계 입장이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가장 비판하는 괴담 수준 차원에서 홍범도 장군이 빨갱이로 오히려 우리 독립군을 핍박했다고 공격하면서 우리 역사에서 지워야 된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거다.

만약에 역사적인 사실을 근거로 한다면 좀 당당하게 그 근거를 국민들한테 제시해야 된다고 본다. 윤 대통령이 이야기한 대로 이전에 철 지난 이념 때문에 나라가 분열되고 국론이 분열되고 많은 피해가 있었는지를 생각한다면 이런 이야기는 함부로 이야기할 수가 없다.

박민식 보훈부 장관이 광주에서 추진하는 정율성 항일운동가의 유적지 건립을 두고 장관직을 걸겠다고 싸우고 있다. 그런 모든 부분들이 팩트에 근거하고 그걸 당당하게 이야기해야 된다.

광주에서 그런 부분을 하루아침에 한 것이 아니고 오랜 기간에 했다면 왜 그랬는지에 대해서 귀를 기울이고, 그 부분에서 문제가 있다면 공론화해서 국민들이 판단해서 결정되도록 해야 한다고 이렇게 본다.

우리가 세계적인 선도국가로 나아가는데 필수불가결한 과제를 두고 우리가 이념 전쟁으로 역행할 일이 아니라는 거다.

일각에서는 국방부가 봉오동 전투를 대승으로 이끈 무장항일투쟁의 상징인 홍범도 장관의 흉상을 두고 이야기하는 게 고 채상병 사건 외압 의혹으로 궁지에 몰리자 국면전환용으로 추진했다고 하는데 저는 이렇게 생각하고 싶지 않다. 국방부가 정치를 하면 어떡하나. 우리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책임져야 될 마지막 보루 아닌가. 그런 국방부가 정치를 했다? 국방부는 진보, 보수 어느 정권이 들어더라도 거기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진술서도 제출했다. 사단장 책임을 묻겠다는 자기의 수사 보고서가 있고 이것을 경찰에 이첩하는 것을 국방부 장관이 사인했다. 그걸 보류시킨 배경에는 대통령실에서 VIP 주재의, 대통령이 주재했던 회의라는 거다. 여기에 대해서 “1사단 수사 결과에 대한 언급이 있었고 VIP가 격노하면서 장관과 통화한 후에 보류 지시가 있었다” 이렇게 진술서를 제출했다. 믿고 싶지 않다. 당연하게 해병대 사령관도 부인했고 대통령실도, 안보실장 이하 모두 부인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본다.

이 모든 배경에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이라든지 왜 이런 부분들에 국방부나 보훈부가 아니라 용산 대통령실, 그 핵심은 윤 대통령이 있는 게 아닌가하는 문제 제기가 있는 것이다.

육군사관학교는 독립운동가 5인 중 홍범도 장군의 흉상만 쏙 빼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연합뉴스]
육군사관학교는 독립운동가 5인 중 홍범도 장군의 흉상만 쏙 빼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연합뉴스]

尹의 ‘이념전쟁’은 항일운동 인정않는 '뉴라이트'...총선 염두에 둔 보수층 결집 전략

이념전쟁을 총선을 염두에 둔 보수층 결집 전략이라고 이야기하는 시각도 있다. 제가 지난번에도 이야기했지만 2004년 미국 대선에서 아들 부시, 부시 대통령의 재선 전략인 ‘문화전쟁’을 벤치마킹한다는 거다. 당시 부시의 전략가 칼 로브가 동성혼, 낙태 문제 등을 일으켜가지고 기독교 원리주의자들의 투표를 결집시킨 그런 전략이 있었다. 그걸 벤치마킹하는 거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다.

우리 국민은 다르다. 우리는 6.25를 치르고 온갖 이념으로 피를 흘린 그런 나라 아닌가. 그리고 그것을 극복한 나라다. 근데 철 지난 이념을 가지고서 지지층을 결집한다? 저건 결코 승리를 위한 전략이 될 수 없다고 확언한다.

윤 대통령이 이런 이야기를 할 때 상당히 그 밑거름을 깔고 있는 것이라고 많은 분들이 이야기하는 게 ‘뉴라이트’다. 뉴라이트는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사상적 기반을, 철학적 기반을 제공했다. 뉴라이트라는 이름은 좋지 않나? 뉴라이트, 뉴레프트.

뉴라이트는 라이트. 보수의 일방주의에서 새로운 보수를 지향하고 나왔다. 그래서 정통 보수가 아니라 전체를 아우르는 그런 보수, 변화된 보수가 필요하다. 뉴라이트의 기본적인 취지는 좋지 않겠나.

그런데 그런 뉴라이트가 우리나라에서는 상당히 그 모양을 달리했다. ‘뉴라이트싱크넷’이라는 것이 뉴라이트 학자들의 싱크탱크인데, 여기에서 보면 우리가 딱 연상되는 게 뉴라이트 역사단체 ‘교과서포럼’이 있는데 역사 왜곡을 박근혜 대통령 때 교과서 파동이 있었지 않나. 그걸 주도했던 게 뉴라이트들이었다.

뉴라이트는 우리 현대사에서 보면 '일제의 식민침략과 일제에 의한 우리 민족의 식민지배에 대해서 오히려 우리 근대화의 과정이었다'는 측면을 더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항일 운동을 인정하지 않는다'. 임시정부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1948년 8·15를, 8·15도 민족 해방의 날로 보는 게 아니라 1948년 8월 15일 건국의 날로 보는 거다.

이명박 대통령 시절에 건국절 논쟁이 치열했다. 수많은 반대에 막혀서 건국절을 달성은 못했지만 거기에 다 관계 했던 분이다. 이 세력들이 지금 말하자면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 우리 외교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김광동 진실과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 한오섭 대통령 비서실 국정실장, 김종석 국정규제개혁위원회 민간위원장 모두 뉴라이트 성향 단체에서 활동한 이력들이 있다. 최근 EBS 이사로 임명된 강규형 명지대 교수도 뉴라이트 학자로 꼽힌다. 강 교수가 옛날에 언론 인터뷰에서 홍범도 장군의 소련 공산당 활동을 두고 “반민족 행위자다” 이렇게 평가 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언론에서 그런 말을 했다. “옛날 사고방식으로 하면 이념이 중요한 것 같지만, 내가 사실 국민의힘, 민주당 둘 다 가봤지만 두 당이 이념이 실질적으로 없다. 이념보다는 국민의 실생활이 더 중요한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안철수 의원도 “민생이 중요한데 참 우려스럽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번 국힘 연찬회에서도 수도권 위기론을 어떻게 돌파해 낼 것이냐. 총선 승리가 윤석열 대통령의 제대로 된 국정 운영을 위해서는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고 윤 대통령 본인이 직접 강조하는 바다. 그걸 위해서 수도권 선거를 돌파하지 않으면 안 된다. 수도권 위기론이 깔려 있다.

한 보수적 목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칼 로브에서 찾는 한국인 보수 승리의 길"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와있다. [자료=유튜브 캡처]
한 보수적 목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칼 로브에서 찾는 한국인 보수 승리의 길"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와있다. [자료=유튜브 캡처]

尹, 작년 3월 당선 소감에서 “국민 편가르지 말고 통합의 정치 하겠다”고 말해

그건 간단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념을 떠난, 진보·보수의 진영 논리를 떠난, 중도층들, 무당층들의 마음과 지지를 끌어내야 된다. 그 사람들한테는 경제와 민생이 중요하고 이념 문제는 관심도 없다. 아마 여론조사 결과 곧 나오리라 보는데, 이념 문제에 관심 있는 국민이 몇 프로 되겠나. 누가 이야기했듯이 설사 아직까지 공산주의에 경도돼 있는 사람이 있다 치자. 1%가 되겠나? 민주당이 이재명 당 대표가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이 그 세력들에 둘러싸여서 국가 정책과 당을 운영하고 있다고 보는 사람이 누가 있겠나.

지금 중도층은 물론이고 온건보수마저도 이탈이 예상이 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작년 3월 당선 소감에서 국민을 편 가르지 말고 통합의 정치를 하라는 간절한 호소라고 본인 당선의 의미를 부여했다. 맞다. 우리 국민은 거기에 기대했다. 공정과 상식이라는 깃발을 내걸고서 문재인 대통령 말기에 진영 대결로 극심했던 그 부분을, 국민들이 제발 싸우지 말고 건전한 정책 경쟁을 하라는 이야기다. 오로지 진영을 위한, 진영의 정치, 진영의 투쟁 그걸 하지 말라는 이야기인 거다.

윤석열 대통령이야말로 보수 진영에 빚진 거 없으니까 정말 통합 정치를 해낼 수 있는, 그런 통합 리더십을 가진 우리나라 최초의 대통령 아니냐는 기대도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나라다운 나라, 세계선도국가로 만들려는 그런 욕망이 있으리라 본다.

역사적인, 역사에 남는 대통령이 되기를 바랄 거다. 수도권에서 이겨야 총선 승리한다. 그래야 그런 국정운영을 해나갈 수 있다. 수도권 위기 돌파는 경제와 민생이다. 이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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