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 단식투쟁에도 법과 원칙대로 대응...구속 피하려는 꼼수
체포동의안 20일 국회본회의 보고, 21일 표결…부결 전망많아
방문규 장관 임명안도 20일자 재가·김동철 한전 사장은 19일자 임명
![제78차 유엔총회에 참석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JFK공항에 도착,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서 내려 영접객과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309/620204_421763_3657.jpg)
[폴리뉴스 김진호 정치에디터] 유엔(UN)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현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요구서를 재가했고, 법무부는 이날 국회에 체포동의안을 제출했다.
윤 대통령은 또 야당의 상임위 개최 보류로 인사청문경과 보고서 채택이 무산된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안도 20일자로 재가했다.
윤 대통령은 18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전자결재 방식으로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 요구서(체포동의안)를 재가했다. 대통령실은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 요구서는 (한국시간으로) 어제(18일) 접수되어 (한국 시간으로) 오늘(19일) 대통령 재가가 이뤄졌고 국회로 송부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단식을 이어가던 이 대표가 전날 병원에 실려가는 등 고강도 투쟁을 벌이고 있지만 윤 대통령은 법과 원칙대로 대응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 대표가 국정쇄신 등을 주장하면서 단식투쟁을 계속하고 있지만 이는 명분 없는 정쟁 내지 자신의 구속을 피하려는 꼼수로 보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법무부는 이날 “이재명 의원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위증교사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외국환거래법위반 혐의와 관련해 서울중앙지방법원 판사의 체포동의 요구에 따라 국회에 체포동의 요청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현직 의원에게는 불체포 특권이 있기 때문에 구속영장 심사 전에 체포 동의 절차가 필요한데,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법원이 체포동의안을 검찰에 송부하고, 이는 법무부를 거쳐 대통령 재가를 받은 뒤 국회에 제출된다. 국회에 접수된 체포동의안은 이후 가장 먼저 열리는 본회의에 보고된다.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 역시 20일 본회의 보고를 거쳐 21일 표결에 부쳐질 것으로 보인다. 체포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이 출석해 출석 의원 과반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가결되면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기일이 정해지며, 부결되면 법원은 심문 없이 영장을 기각한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의 표결 결과는 전체 국회 의석 297석의 과반인 167석을 점한 민주당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달렸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6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당초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될 가능성이 높아 보였으나 최근 이 대표의 ‘병상 단식’으로 당내 기류가 바뀌었다는 관측이 많다. 체포동의안이 부결될 경우 검찰은 이 대표를 불구속기소 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또 방문규 장관의 임명안도 20일자로 재가했다. 장관 임명안 재가 역시 국회가 할 일을 다하지 않더라도 국정공백 없이 원칙대로 업무를 추진한다는 윤 대통령의 방침에 따른 조치다. 전날 여야는 국회 산자중기위(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를 열고 인사청문경과 보고서를 채택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 대표가 병원으로 긴급 이송되고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야당이 상임위 개최를 보류했다.
이로써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국회의 인사청문경과 보고서 채택 없이 17번째 인사를 임명하게 됐다. 장관급 인사로는 김영호 통일부 장관,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에 이어 연속 세 번째다.
한편 윤 대통령은 전날 임시주주총회에서 선임된 김동철 한전 사장에 대한 임명안은 19일자로 재가했다. 발전공기업인 한전에 정치인 출신 사장이 선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전 사장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며 임기는 3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