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정부, 중국과 스킨십 확대.. 한덕수 총리, 시진핑 주석 만나 양국 관계 논의
시진핑, 먼저 방한 언급 "진지하게 검토".. 박진 "편리한 시기 시 주석 방한 기대"
한미 관계 공고히 하며 중국과 관계 개선 시도.. 미국과도 반도체법·IRA 논의 재개
![지난해 11월 만난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309/620929_422638_2849.jpg)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윤석열 정부가 중국과의 관계 회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 출범 후 여러 차례의 한미 정상회담과 한미일 정상회담을 통해 가치동맹의 기반을 단단히 하고, 최근에는 중국과 스킨십을 활발히 하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여부가 대중 관계 회복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중일 외교당국은 4년 가까이 열리지 못했던 3국 정상회의를 '상호 편리한 가장 빠른 시기'에 개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26일 정례브리핑에서 "오늘 오전에 개최된 한일중 고위급회의(SOM)에서는 3국 정상회의를 상호 편리한 가장 빠른 시기에 개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3국 정상회의가 열리면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리창 중국 총리가 참석하게 된다. 개최 시기는 3국 정상의 일정 조율 상황에 달려 있지만 최대한 빨리 개최하자는데 3국의 의지가 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일본 민영방송 TBS가 주도하는 뉴스네트워크 JNN도 한국 정부가 12월 정상회의 개최 방안을 일본과 중국 정부에 타진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JNN은 한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타진 후 현재 "일본, 중국으로부터 반대 의견은 없다"고 밝혔다. 특히 구체적으로 12월18일 이후 서울에서 개최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밝혔다.
한중일 정상회의는 2019년 12월 중국에서 대면으로 열린 후 개최되지 않고 있다. 이번에는 한국이 개최국인 만큼 정부는 연말 3국 정상회의를 반드시 성사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시진핑, 먼저 방한 언급 "진지하게 검토".. 박진 "편리한 시기 시 주석 방한 기대"
우리 정부는 최근 중국과의 스킨십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23일(현지시간)에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양국 관계에 대해 논의했다.
시진핑 주석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식 참석차 방문한 한 총리를 만나 "한중은 이사갈 수 없는 이웃으로 뗄 수 없는 동반자"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은 "수교 이후 우호협력이 한중 관계의 주류였다며 "중국은 한국에 대한 선린우호 정책을 견지하고 한국의 양국 협력에 적극적인 의지와 노력을 중시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 주석은 한국이 중국과 마주보면서 움직이고 양국 관계를 중시하고 발전시키는 것을 정책과 행동에 반영하고 상호존중과 우호협력의 큰 방향을 유지하기로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한중 경제가 더욱 긴밀해지고 산업망과 공급망이 깊이 융합하고 있다면서 "양국이 상호 이익협력을 심화해야만 계속 모두 성과를 낼 수 있다"며 "양국 모두 다자주의와 글로벌 자유무역 시스템을 수호하고 소통과 협조를 강화해 국제질서를 가일층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발전시키자"고 당부했다.
이에 한덕수 총리는 현재 국제사회가 많은 도전에 직면했다면서 한중 고위급 교류는 양국 관계 발전을 촉진하고 도전 대응에 협력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총리는 "한국도 중국과 함께 건강하고 성숙한 양국 관계를 발전시키는데 힘을 보태겠다"며, "한국은 양국이 경제무역 협력, 인적 교류, 문화 교류를 강화하고 다자주의와 자무역을 견지하며 세계 경제의 회복과 성장을 함께 촉진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은 먼저 방한 문제를 언급하며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이르면 오는 연말에 시 주석의 방한이 성사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25일 연합뉴스TV에 출연해 "편리한 시기에 시진핑 주석의 방한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장관은 "그동안에 한국 대통령이 중국을 여러 번 방문을 했기 때문에 이제는 중국의 주석이 한국을 방문할 차례다 하는 점에 대해서도 우리의 입장을 중국 측에 잘 전달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조태용 국가안보실장도 지난 11일 언론 인터뷰에서 시 주석의 방한 가능성과 관련해 "기대해도 괜찮다"고 말했다.
한미 관계 공고히 하며 중국과 관계 개선 시도.. 미국과도 반도체법·IRA 논의 재개
이처럼 최근 한중관계가 급속하게 가까워지면서 윤석열 정부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실익을 찾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 출범 이후 한동안 한미 관계에 집중하느라 중국과 생긴 거리감 때문에 경제적 측면에서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은 것도 사실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나빠진 경제 성적을 만회하려면 중국과 관계 회복이 반드시 필요하다.
한미 관계를 공고히 하면서 윤석열 정부의 외교가 운신의 폭이 생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 출범 후 여러 차례 한미정상회담을 가졌고, 한미일 3국 협력도 강화하면서 외교적 기반을 단단히 했다는 평가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25일(현지시간) 70주년을 맞은 한미 동맹에 대해 "70년간 한미관계는 핵심(key) 안보동맹에서 필수(vital)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블링컨 장관은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70주년(10월 1일)을 앞두고 이날 워싱턴DC에서 국제교류재단(KF)과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개최한 한미전략포럼에 참석, 기조연설을 통해 "우리는 안보로 시작해 모든 방면에서 파트너십을 강화했다"고 말한 뒤 한국어로 '같이 갑시다'라고 언급하면서 "한미 동맹은 '같이 갑시다'라는 공동 정신에 기반한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오늘날까지 굳건하게 유지됐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4월 국빈 방미 때 서명한 '워싱턴 선언'과 관련, "40년만에 전략핵 잠수함이 부산에 기항했다"면서 "수개월 만에 우리는 선언을 구체적 행동으로 옮기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달 개최된 한미일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에 대해서는 "우리는 역사적이라는 말을 느슨하게 사용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것은 그 단어의 정의에 정말로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블링컨 장관은 "안보 동맹이 필수적이지만 그것만이 양국 관계를 중요하게 만드는 유일한 요소는 아니다"라면서 "우리는 경제적 파트너십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제 관건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실익을 챙기는 외교가 필요한 시점이다.
미국으로 부터는 반도체법, 인플레이션감축법(이하 IRA) 등 주요 통상현안에 대한 협력을 이끌어 내야 한다. 또, 중국과도 쪼그라든 무역량 회복과 단체 관광 활성화 등에 힘을 모아야 한다.
최근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 장관은 지난 22일 돈 그레이브스(Don Graves) 미국 상무부 부장관을 접견하고 반도체산업 협력을 논의했다.
방 장관은 "한·미간에 첨단산업·공급망의 핵심인 반도체산업 협력을 보다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반도체 수출통제, 가드레일 규정 등 현안도 원만히 해결되도록 상무부 측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또 그는 IRA와 관련해 그간 양국이 긴밀하게 협력해온 점을 평가하고, 잔여 쟁점에 대해서도 우리 입장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줄 것을 요청했다.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은 전날(21일) 그레이브스 부장관과 별도 면담을 갖고 IRA, 인태경제프레임워크(IPEF), 수출통제, 철강 수입규제 등 제반 통상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양측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협력하기로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