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용 포퓰리즘 비판.. 김동연 지사 공약 경기북부특별자치도 견제구?
여권 내부서 "서울부터 잘 챙겨야" 반대 목소리.. 이준석 "5·9호선 연장 어려워질 것"
시민단체 "국가균형발전 실종, 정략적 술수".. 메가시티 구상, 배후는 천공?
오세훈 "신중하게 접근해야" 김동연 "국토 갈라치기.. 황당하기 짝이 없다"
![국민의힘이 경기 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311/623948_426146_4613.jpg)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국민의힘이 경기 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추진하기 위한 특별법 발의 및 세부사항을 논의할 태스크포스(TF) 출범을 예고하며 추진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야당과 시민단체는 총선용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고 있으며, 여권 내부서도 "시대에 역행하는 정책"이라며 반대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군불떼기'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김동연 경기지사의 공약인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견제하기 위함이라는 분석과 함께 '천공'이 배후라는 음모론도 불거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앞서 경기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을 당론으로 정하고 의원 입법 형태로 법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정책위원회에서 관련 법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선 2일 의원 입법 형태로 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추진하기 위한 특별법이 발의될 것이라고 전해진다. 또, 김포시 서울 편입 등을 논의할 TF도 같은 날 출범할 예정이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아직 형태에 대해 분명히 정리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한 수도권 의원은 "(법안 내용 발의자 등이)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 "서울과 경기도가 '윈윈' 할 수 있는 방향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포퓰리즘"이라 비판하면서 행정 대개혁을 역제안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1일 CBS 라디오에서 "충분한 검토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의견 수렴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그냥 일단 던진 것"이라며 "정략적으로 선거를 앞두고 포퓰리즘적으로 이런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김포시 내에서도 서울 편입을 찬성하고 반대하는 분들로 나뉠 것"이라며 "만약 김포만 받게 되면 지금 벌써 여당에서 나오는 얘기가 과천, 의왕, 광명, 남양주 등등 다 나오지 않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홍 원내대표는 또 "광역시도, 시군구, 읍면동 행정체계까지 전면적으로 개편하는 걸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며 "전체적으로 행정 대개혁을 한번 제안하고 여당과 협의해 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번 김포시 서울 편입 주장은 내년 총선용이라는 비판과 함께 김동연 경기지사 견제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 지사가 추진하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에 어깃장을 놓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것이다.
김 지사는 2025년까지 특별법을 제정해 2026년 7월 1일 경기북도를 출범시키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지난 2월 김민철(경기 의정부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특별법은 가평·고양·구리·김포·남양주·동두천·양주·연천·의정부·파주·포천 등 11개 시·군을 경기북부특별자치도 관할로 두고,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 별도 계정으로 특별자치도를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 9월 26일 행정안전부에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및 주민투표 실시를 공식 요청했으며, 지난 4월부터는 도민을 대상으로 숙의공론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경기도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74.2%가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에 찬성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여권 내부서 "서울부터 잘 챙겨야" 반대 목소리.. 이준석 "5·9호선 연장 어려워질 것"
국민의힘이 야심차게 제안을 했으나 정작 여권 내부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시대에 역행하는 정책"이라고 직격했다.
홍 시장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방 시도를 통합해 메가시티로 만드는 것은 지방화시대 국토교통 발전을 위해 바람직할지 모르나 이미 메가시티가 된 서울을 더욱 비대화시키고 수도권 집중 심화만 초래하는 서울 확대 정책이 맞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대통령께서도 지방화 시대 국토균형발전을 가장 중요한 정책으로 삼고 연일 회의를 열고 있는 마당"이라며 "뭐가 뭔지 어지럽다"고 비판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김포시민들의 숙원사업인 (서울 지하철) 5·9호선 연장에 지방자치단체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고 부정적으로 봤다.
이 전 대표는 1일 페이스북에서 "김포에 5호선이나 9호선을 연장하면, 김포가 서울에 편입되는 경우 일반 도시철도이기에 국비 4, 지자체비 6의 적용을 받는다"며 "대신 표정속도(정차 시간을 포함해 계산한 열차의 평균 속도) 기준이 없어서 역을 더 촘촘하게 깔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포가 별도 자치단체로 존속하면 도시철도 연장형의 광역철도로 인정받아 국비 7 지자체비 3을 적용받는다"며 "대신 진접선처럼 역은 띄엄띄엄 설치해야 표정속도 기준을 제대로 지킬 수 있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이걸 회피하기 위한 여러 가지 편법이나 특별법은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걸 다 하고 나면 선형이나 노선이 김포시민이 바라는 모양은 아닐 것"이라며 "남양주로 9호선이 연장해도 마찬가지이고, 경기도 어디를 편입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했다.
김재섭 국민의힘 서울 도봉갑 당협위원장은 지난달 31일 가장 먼저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혔다.
김재섭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경기도 일부의 서울 편입을 단호하게 반대한다"며 "새로운 서울을 만들어 낼 것이 아니라 있는 서울부터 잘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서울에 사는 것의 좋은 점이자 서울 땅값이 비싼 이유는 직장 출퇴근 편하고 자녀 교육 환경 좋고 주변에 편의시설 등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는 것"이라면서도 "서울특별시 도봉구에 사는 사람들이 어디 그런 혜택을 누리고 사나"라며 도봉구의 열악한 거주환경과 교통여건 개선이 먼저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이런 문제를 지적해야 서울 사람들에게 표를 얻는 것이지 김포를 서울에 편입한다고 총선 승부수가 될까"라며 "김포시를 서울로 편입한다고 해서 5·9호선 연장 조건인 건설폐기물 처리장 설치를 김포'구민'들이 퍽이나 좋아하실까"라고 비판했다.
그는 "김포시를 서울시로 편입시키면 서울시 자치구 사이에서 일부 지방세 수입 재분배 공유 결과에 변화가 생겨 기존 서울 자치구 안에서 불이익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서울시 내 특정 구(區)가 피해 볼 수 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포, 구리, 광명, 하남 등의 서울 편입은 설익은 승부수"라고 덧붙였다.
시민단체 "국가균형발전 실종.. 정략적 술수".. 메가시티 구상, 배후는 천공?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행정수도완성 시민연대'는 국민의힘의 김포시 서울 편입 즉각 철회와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1일 행정수도완성 시민연대는 "수도권과 지방의 상생, 국가균형발전이라는 국가적 과제는 실종되고, 오로지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표심을 얻기 위한 정략적 술수"라며 "깊은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구감소와 지방소멸,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제시해도 모자랄 상황에서, 여당 대표의 '메가 서울 추진론'은 윤 정부의 지방살리기 정책이 선언적인 구호에 불과하다는 것을 자인한 것"이라며 "실질적으로는 서울 초집중을 통해 수도권 표심을 얻고 지방을 말살하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만약 국민의힘이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을 필두로 '메가 서울 추진론'을 지속해서 확산 시킬 경우, 지방을 죽이는 세력으로 단호하게 규정하겠다"라며 "수도권과 지방의 상생, 국가균형발전을 염원하는 국민과 연대하여 내년 총선에서 엄중하게 심판할 것임을 강력하게 경고한다"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이 제안하고 있는 메가시티 구상 배후에 무속인 천공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박찬대 민주당 최고위원은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정부 들어서 논리적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정책 결정마다 매번 등장하는 인물이 있다"며 천공의 과거 유튜브 강연 영상을 재생했다.
문제의 영상은 지난해 1월 25일 공개한 것으로 천공은 "행정도시를 옮길 게 아니고 서울시를 다시 판을 짜야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든 인재가 서울시로 모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대한민국 수도 서울을 만들려면 모든 경기도를 통합해 대한민국 수도 서울로 만들어야 한다. 대광역시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도를 수도권이라고 하지 말고 수도 서울로 바꿔 설계해야 한다"면서 "세계를 상대해야 하는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을 바르게 앉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영상을 공개한 박 최고위원은 "천공이 지난 8월 22일 강의에서 경기도와 서울을 통폐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설마 했는데 또 천공이냐"라며 "윤석열 정부 들어 진행되는 해괴한 정책과 천공의 말은 죄다 연결돼 있다. 모두 우연이고 그저 사실이 아닌 오해이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
신영대 민주당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포 서울 편입'도 천공 지령? 기준도 근거도 아직 명확지 않다"며 "그런데 새로운 주장은 아니다. 천공의 머리에도 똑같은 생각이 있다"고 썼다.
그러면서 "천공은 줄곧 '경기도 서울 통합론'을 밀고 있다. 오늘 정부·여당이 발표한 메가시티 서울론과 묘하게 겹쳐 보인다"며 "총선 전략마저 천공 지령인지 의구심이 든다. 국민들이 (천)인(공)노 한다"고 했다.
오세훈 "신중하게 접근해야" 김동연 "국토 갈라치기.. 황당하기 짝이 없다"
현재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동연 경기지사는 여당의 주장과 거리를 두고 있다. 오 시장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김 지사는 "황당하기 짝이 없다"며 더욱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오 시장은 1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내년도 서울시 예산안 기자설명회 자리에서 김포시의 서울 편입 추진과 관련한 질문을 받자 "다음주 월요일 (김병수) 김포시장이 오신다"며 "시장을 뵙게되면 김포시가 어떤 의미에서 어떤 목표를 갖고 서울 편입을 추진하시는지 뜻을 정확히 파악하고 판단해보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여러가지 논란의 여지가 있는데, 우려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그럴수록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신중론을 펼쳤다.
오 시장은 "도시가 생성, 발전, 확장하면서 주변도시와 경계가 이어지는 연담화는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현상"이라며 "이를 행정체계 개편으로 담아내는 작업은 중요한 작업"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김포시의 편입이 서울의 도시경쟁력에 어떤 도움이 되고, 어떤 역기능이 있을지, 또 서울시민의 삶의 질에 어떤 도움과 부작용이 있는지 깊이있는 연구를 시작할 것"이며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판단의 근거를 시민들에게 제공하는 그런 작업이 시작되는 단계"라고 말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김포시 서울 편입 추진에 대해 "황당하기 짝이 없다"고 강하게 비판하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중국을 방문 중인 김 지사는 이날 현지에서 경기도지사로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경제와 민생은 뒷전으로 하고 국민 갈라치기하더니 이제는 국토 갈라치기까지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만약 선거 전략으로 내세우는 것이라면 자충수가 될 것이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는 대한민국 전체를 발전시키기 위한 경제정책인데 반해 여당 대표가 이야기하는 것은 그야말로 정치적 계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이 시점에서 김포시민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지하철 5호선 노선 확장과 또 예타 면제를 통한 조속한 추진이다. 여야가 함께, 또 경기도가 함께 힘을 합쳐서 이 문제부터 해결하는 것이 가장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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