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민들의 폭발적 환대.. 셀카 찍느라 기차도 취소
대구 출마 노리는 이준석에 국힘, 한동훈 '대구 맞불 카드'...韓 "대구시민 존경, 3가지 이유"
국민의힘 구원투수로 등판 하나? 법무부 공식 방문임에도 정치적 해석
韓, 서울·대구서는 이재명에 지지율 앞서...이준석 "한동훈 긁지않는 복권"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7일 대구를 방문하자 대구시민들로 부터 'BTS'급 폭발적 환대를 받았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311/625374_427847_536.jpg)
[폴리뉴스 장문영 기자] 대구 출마를 노리는 '이준석 신당'에 대항하는 국민의힘 구원투수로 한동훈이 '대구 맞불 카드'가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7일 '보수의 심장' 대구 방문에 인산인해 환영 인파가 몰려드는 등 'BTS급 환호'가 이어지며 뜨거운 반응이 나오자 한 장관의 총선 등판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 장관은 대구 방문이 "외국인 정책과 피해자 보호 정책을 위한 통상적인 방문"의 일환으로 설명했지만, 이날 한 장관의 발언과 행동들은 정치적인 해석을 불러 일으켰다.
한 장관은 이날 '총선 출마'에 대한 기자 질문에 "많은 직업 정치인들에게는 총선이 인생의 전부일지 모르지만 대부분의 국민들이나 대구시민들에게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즉답을 피하면서도 "평소 대구시민들을 대단히 존경해왔다"고 묘한 여운을 남겼다.
그러면서 특히 대구시민을 존경하는 이유 세 가지를 꼽았다.
그는 "첫째로 대구시민들은 6·25전쟁 과정에서 단 한 번도 적에게 도시를 내주지 않고 자유 민주주의를 위해 끝까지 싸웠다"며 "둘째로는 전쟁의 폐허 이후 산업화 과정에서 산업화를 진정으로 처음 시작했고 다른 나라와의 산업화 경쟁에서 이긴 분들"이라고 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대구시민들은 대구의 굉장한 여름 더위를 늘 이기시는 분들이기 때문에 존경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한 장관이 대구를 찾아가자 정치권에서는 “한 장관이 보수 텃밭에서 본격적으로 몸을 푸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여권 내에서 총선 출마 요구가 나오고 있다는 질문에는 "의견은 많을 수 있다"며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범죄 피해자 보호, 인구 위기 극복을 위한 외국인 정책과 이민 정책을 잘 정비하는 것이 국민들께 더 중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즉답을 피했지만, 부인도 하지 않았다.
대구 현장 분위기도 '한동훈 출마설'을 불 지핀 배경이다. 이날 한 장관이 가는 곳마다 시민들이 구름떼처럼 몰려들면서 선거 유세 현장을 방불케 했다. 운집한 시민들은 한 장관의 발언 하나 하나에 열광하면서 응원을 보냈고, 이름을 연호하기도 했다.
그 성원에 보답하듯 한 장관은 첫 일정인 스마일센터 방문이 마무리된 후 다음 일정을 다소 미루면서까지 1시간가량 시민들과 즉석 사인회를 열고 쏟아지는 사진 촬영 요청에 일일이 응했다. 꽃다발이나 편지 등 선물을 건네받기도 했다.
대구 일정이 모두 마무리된 후 도착한 동대구역에서는 또다시 쇄도한 시민 요청에 응답하기 위해 예매해둔 서울행 기차표를 취소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한 장관은 이후 3시간가량 동대구역에서 사진 촬영과 사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를 찾은 한 장관이 시민들의 촬영 요청으로 인해 열차 탑승을 3시간 미뤘다는 소식에 전여옥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BTS급 '정치아이돌'이 탄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 전 의원은 18일 자신의 블로그에 대구를 찾은 한 장관의 사진들을 올린 뒤 "대구를 들었다 놓았다. 예상은 했지만 저도 이 정도일 줄은? 한 시대를 관통하는 '신드롬'"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최근 들어 정치인을 보고 사람들이 이렇게 몰려드는 것은 매우 드물다. 그런데 행사를 마치고 대구역 대합실에 앉아있는 한동훈 장관을 발견한 시민들이 사진 찍겠다고 긴 줄을 섰다? 민주당 간담이 서늘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동훈에게 꽃다발을 주는 이 여성의 모습. 기쁨 가득이죠? 저 젊은 청년은 한동훈한테서 미래와 희망과 용기를 발견한 것"이라며 "스마일센터에서도 굉장했나 보다. 벽에다 공들여 사인을 하는 한동훈 장관. '모범생' 특유의 모습에 저도 흐뭇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저 어린아이의 함박웃음을 보시라. 우리는 저 웃음의 뜻을 안다. 저 아이는 어떤 내용을 한동훈 장관에게 썼을까"라며 "'멋진 대한민국을 형아가 만들어주세요'"라고 전했다.
한동훈 민주당 탄핵 "민주당내에서 교통정리 먼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7일 대구 수성구 스마일센터를 방문에 환영의 꽃다발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311/625374_427848_5450.jpg)
한 장관은 그동안 더불어민주당의 여러 공세에 맞받아치며 대응해왔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의 검사 탄핵 추진과 관련해서도 “민주당 내부에서 교통정리를 먼저 해야 할 것 같다. 당내에서도 어디서는 한다고 했다가 10분 뒤에는 안 한다고 했다가, 왔다 갔다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탄핵이 국민이 이름도 모르는 검사를 겁주기 위한 도구여야 되겠나”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재명 대표의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수사 지휘를 하고 있는 이정섭 수원지검 차장검사 등 검사 2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오는 30일 재발의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강성 의원들이 주축이 된 민주당 검사범죄대응 태스크포스(TF)는 “검사 4명 탄핵을 한 번에 하자”고 주장하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한동훈 장관은 민주당이 최근 김건희 여사의 오빠인 김모씨 수사를 담당했던 검사의 신상을 공개하며 ‘좌표’를 찍은 것에 대해서는 “휴대전화 압수수색을 안 해서 탄핵을 해야 한다면 이재명 대표 수사할 때 중앙지검에서 휴대전화 압수수색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송경호(서울중앙지검장)를 먼저 탄핵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선 이날 한 장관의 대구 방문을 두고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 참여 직전 행보를 떠올리는 시각도 많다. 윤 대통령이 2021년 3월 3일 대구를 찾아 “고향에 온 것 같다”고 말한 뒤, 바로 다음 날 대검찰청 앞에서 “이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며 검찰총장직 사퇴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당시 윤 검찰총장은 민주당에서 추진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의 완전한 박탈) 법안과 관련, 현장 간담회를 갖기 위해 검찰청으로 들어서면서 "고향에 온 것 같은 느낌"이라며 대구와의 인연을 강조했고, 다음날(3월 4일) 곧장 검찰총장직 사의를 표명했다. 대구 방문이 곧 '대권 도전의 신호탄'이었던 셈이다.
최근 그의 부인 진은정 변호사의 사진이 언론에 노출된 일도 한 장관의 총선 출마 여부에 관심을 부채질했다. 진 변호사는 지난 15일 다른 국무위원 배우자들과 함께 대한적십자사가 주최한 ‘2023 사랑의 선물’ 제작 봉사 활동에 참여하며 카메라에 포착됐는데, 이는 지난해 5월 한 장관 취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에 대해 한 장관은 “국무위원 가족의 봉사활동은 통상적인 것”이라며 의미를 축소했지만, 정치권의 해석은 달랐다.
이준석 "긁지 않은 복권 같아.. .지켜보고 있어" "韓 대구 출마? 경쟁 상대로는 보지 않아"
무엇보다 내년 총선 결과에 따라 윤석열 정부의 성패가 갈리는 만큼, 여권 또한 한 장관을 포함한 모든 인적 자원을 동원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여권 일각에선 한 장관의 정치 참여를 가정한 시나리오가 나돌기도 한다. 정기국회 이후에도 국민의힘이 안팎으로 시끄러울 경우 한 장관이 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는다는 ‘한동훈 비대위설’과 한 장관이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총선을 지휘하는 ‘한동훈 선대위설’ 등이다. 그의 출마 예상지역으로는 상징성이 있는 서울 종로나 영등포가 거론된다. 또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같은 야권 유력 인사와 맞붙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지난 16일 CBS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윤 대통령 정치 참여 당시) 김건희 여사가 얼마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는가”라며 “그러한 전략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출마 가능성을 염두에 두었다.
'대구에서 이준석 신당 맞불카드'로 떠오르는 한 장관에 대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같은 날 YTN 인터뷰에서 “왜 모든 언론이 주목해서 진 변호사의 사진을 찍어서 냈을까”라며 “사진을 보면 진 변호사도 그걸 예상한 듯 준비한 모습으로 보인다. 어느 정도 공적인 활동을 예상하고 있는 것”이라며 출마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이 전 대표는 또 17일 MBC에 출연해 내년 총선 출마가 거론되는 한 장관에 대해 "긁지 않은 복권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한 장관의 정치적인 모습을 벌써 폄훼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잘할 수 있다고 본다. 기대감을 갖고 지켜보는 입장"이라고 긍정적 평가를 했다.
이어 '대구 출마설'에 대해 "저는 한 장관을 경쟁 상대로 보지 않는다"며 "오히려 재밌는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이 같은 한 장관 행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한 장관은 어제 보란 듯이 ‘보수의 심장’ 대구를 찾아 공개 행보를 펼쳤다”며 “말로는 예정된 통상적 방문이라지만 ‘총선이 국민의 삶에 중요한 것은 분명하다’며 총선을 향한 들뜬 속내를 숨기지 못하는 듯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몰려든 촬영 요청에 기차표까지 취소하며 3시간이나 사진을 찍었다는데, 출마 생각에 무척이나 설레느냐”고 비꼬았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 [이슈] 이준석·한동훈, 내년 총선 넘어 '차기 대권' 행보? '포스트 윤석열' 경쟁 (종합)
- [이슈] 이준석·금태섭·비명계·정의당 비당권파, '제3지대 빅텐트 연합신당' 가나?
- [전문] 한동훈, 국힘 비대위원장 추대 "서민 약자 편에서 나라 미래 대비" "국민상식,국민생각 나침판"
- [이슈] 윤석열-한동훈 ‘정면충돌’...‘김건희 리스크·윤심 공천’ 킬러문항에 걸렸다
- [이슈] 대통령실, 한동훈 사퇴요구 파문.. 친윤 "韓 사퇴하라" 여권 강경 기류.. 野 "尹 탄핵사유"
- [이슈] 윤 대통령, 민생토론회 불참...한동훈과 정면충돌 관련 갖가지 추측 낳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