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40살 먹은 당대표에 준석이? 어디서 배워먹었나"
이준석계 '천하용인' 일제히 비판 한 목소리..."게임할때도 부모 욕 안하는데..."
'친윤' 김병민 이용호, 인요한 발언에 "부모 끌어들인 것 부적절...사과해야"
홍준표 대구시장 인 위원장 에둘러 비판 "구상유취라고 했던 유진산 생각 나"
이례적으로 민주당도 '인요한 막말' 비판, 이준석 옹호대열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27일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자신을 겨냥해 '도덕이 없는 것은 부모 잘못'이라는 발언을 한 데 대해 불쾌감을 표현했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311/626099_428762_3916.jpg)
[폴리뉴스 장문영 기자]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이준석 전 대표를 겨냥 "준석이 도덕이 없다. 그건 부모 잘못이 크다"고 발언을 한 데 대해 파장이 일파만파 일고 있다. 이준석 전 대표 당사자는 물론, 천하용인에 '친윤' 지도부, 홍준표 시장 그리고 민주당까지 나서며 인 위원장 발언을 비판하고 나섰다.
인 위원장은 지난 26일 충남 홍익대 만리포 해양연수원에서 국민의힘 서산·태안당원협의회가 개최한 '청년 및 당원 혁신 트레이닝' 강연에서 "한국의 온돌방 문화는 아랫목 교육을 통해 지식, 지혜, 도덕을 배우게 되는데 준석이는 도덕이 없다"며 "그것은 준석이 잘못이 아니라 부모의 잘못이 큰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준석이가 버르장머리는 없지만 그래도 가서 끌어안는 통합이 필요하다"며 "국민의힘 의원들이 당이나 정부, 국가, 국민보다는 나의 뱃지만 고집하는 것은 국민들이 바라는 당을 위한 희생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고 말했다.
인요한 위원장의 '부모발언'으로 이준석 전 대표와 국민의힘과의 인연은 더 멀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공교롭게도 이 전 대표는 '부모발언'이 터진 같은날 26일 대구에서 "신당 창당 일정이 빨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제 서로 돌아올 수 없는 루비콘강을 건너 서로 완전히 다른 길로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 이준석 "정치 12년 하면서 부모 끌어들여 욕하는 건 처음본다...패드립이 혁신이냐"
이 전 대표는 27일 "정치 12년 동안 하면서 부모 끌어들여서 남 욕하는 것은 본 적이 없다"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소위 젊은 사람들이 '패드립'이라고 하는데 패드립이 혁신인가"라고 발끈다. 이어 "패드립이 혁신이냐"고 받아쳤다. '패드립'이란 '패륜+드립'의 합성어로, 부모나 가족을 대상으로 한 패륜적 의미를 지칭하는 속어다.
이 전 대표는 "나이 사십 먹어서 당대표를 지냈던 정치인한테 '준석이'라고 당 행사 가서 지칭한다는 것 자체가 어디서 배워먹은 건지 모르겠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인 위원장이 여의도에서 상당한 소통 뉘앙스에 문제를 겪고 있다"면서 "이게 반복되고 있는데 혁신위 활동은 이제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이 전 대표는 “인 위원장이 저를 욕하기 위해서 저희 어머니 아버지를 끌였다는 것”이라며 “제가 (인 위원장의 고향인) 순천도 살아봤지만 순천에서도 이런 문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도 살아봤지만 미국에서도 제 생각에는 어머니 아버지 얘기하면서 남을 비난하면 좋은 평가 못 받을 것”이라고 했다.
◇ 이준석계 '천하용인' 일제히 비판..."부모 욕까지 한건 완전히 선 넘은 것...K-꼰대"
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은 즉각 인 위원장의 발언을 비판하고 나섰다.
천하람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27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도덕이 없다는 건 좀 너무 심한 거 아닌가”라며 “본인만 평가하거나 비판해도 되는데 그걸 또 부모님까지 끌고 와가지고”라고 말했다.
천 위원장은 “게임하면서 채팅할 때도 부모님 욕을 하면 ‘이거 너무 패드립 과한 거 아니냐’고 하는 마당에 정치의 영역에서, 특히 공개된 당원들 앞에서 이렇게 부모님 욕까지 한다는 것은 이건 완전히 선을 넘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전 대표가) 나름대로 존재감이 큰 정치인이고 국민의힘의 전직 당대표까지 했었는데 ‘준석이가 도덕이 없다, 부모님이 잘못 키운 것 같다’는 너무도 좀 존중이 없는 그런 ‘K-꼰대’스러운 발언”이라고 덧붙였다.
허은아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꼰대 중의 꼰대"라며 "그때 그 시절의 눈으로 요즘 분들을 바라보면 저희 당은 정말 미래가 없어진다"고 했다. 이어 “몰라도 너무 모르시는 것 같다라는 생각을 했다”며 “요즘 것들의 어머니 아버지가 X세대인데, 그 분들한테 이렇게 훈장질을 하는 게 맞나”라고 말했다.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당의 혁신위원장조차 당을 위한 쓴소리를 조롱으로 치부하는데 무슨 혁신을 논하겠나”라며 “혁신위원장부터가 혁신대상인 듯하다”고 꼬집었다.
이기인 경기도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원수지간에도 부모는 건드리지 말라고 했다”며 “대체 어디가 바닥인가”라고 일갈했다. 이어 이 의원은 인 위원장을 향해 "조급함은 알겠으나 선은 넘지 맙시다"라며 "매너 게임 해야죠"라고 일갈했다.
◇ '친윤' 與지도부도 "부적절"...김병민·이용호 "부모 끌어들인것 아주 잘못, 사과해야"
홍준표 "YS, DJ에 구상유취 비판하던 유진산 대표 연상돼"
당내에서도 인 위원장의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다름아닌 '친윤' 지도부도 비판의 대열에 섰다.
지도부에서도 '친윤'인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를 통해 “이준석 전 대표가 해 왔던 동양적 예의에 관한 문제는 당연히 짚을 수 있는 일이라고 본다”면서도 “부모님을 끌어들이게 된 건 적절하지가 않다”고 말했다.
재선의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개인을 비판하기 위해 부모를 끌어들이는 건 선을 넘은 것이다. 아주 잘못된 발언”이라며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지 모르겠는데 인 위원장께서 실수하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인 위원장도 여러 가지 오죽하면 이런 발언까지 나왔겠나. 그런 상황은 마음으로는 이해할 수 있지만 이건 잘못된, 싸우자고 하는 것”이라며 “가족에 대한 모욕이고 아주 잘못된 발언”이라면서 "인 위원장이 사과하는게 옳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준석은 버릇없는 것이 아니라 당돌한 것”이라고 인 위원장을 에둘러 비판했다. 홍 시장은 이날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을 겨냥해 "구상유취(口尙乳臭)라고 양 김을 비방하던 옛날 유진산 대표가 연상된다"며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구상유취(口尙乳臭)'는 '입에서 아직 젖내가 난다'는 뜻이다. 1970년대 당시 유진산 야당 총재는 김영삼·김대중 등이 40대 기수(旗手)론을 주도하자 '구상유취'라고 악담했는데, 전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준석이는 도덕이 없다"고 한 것으로 알려진 인 위원장을 이에 빗댄 것으로 풀이된다.
◇ 민주당도 이례적으로 인요한 '막말' 평가…"국힘, 인 위원장 사과하고 공식 징계해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도 공개회의에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편을 드는 이례적인 상황이 빚어졌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27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교통사고 때 서로 잘잘못 따지다가 마지막 장면으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 '너 나이 몇 살이야'"라며 "국민의힘은 지금 교통사고 중인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인요한 위원장의 발언을 언급하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런 말을 어떻게 하는가"라며 "최소한 나이 타령과 부모님 욕은 하지 말자"라고 말했다.
서은숙 민주당 최고위원도 "인요한 위원장은 정말 예의도 없고, 도덕도 없는 사람인 것 같다"고 비판했다.
서 최고위원은 "정치인이 마음에 안 드는 상대를 비판하면서 상대 부모까지 끌어들여서 욕하는 것은 처음 본다"며 "이런 막말을 어떻게 당 행사장에서 버젓이 말할 수 있나. 이런 게 바로 패륜적 막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인 위원장은 이준석 전 대표 부모님께 진심으로 사과하고, 국민의힘은 인 위원장을 당연히 공식징계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 인요한 "과한표현.. 이준석 전 대표와 부모님께 심심한 사과 뜻 전한다"
한편, 인 위원장은 비판이 쏟아지자 27일 저녁 "제가 이준석 전 대표와 그 부모님께 과한 표현을 하게된 것 같다"며 "이준석 전 대표와 그 부모님께 심심한 사과의 뜻을 전한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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