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위, 친윤·중진 등 당내 주류 희생 혁신안 의결.. 4일 최고위 상정 요청
당 지도부 "상정 요청 없었다" 논의 무산.. "공천은 공관위가 전담" 사실상 거부 의사
하태경 "당 지도부, 총선 이길 생각 없어" 홍준표 "혁신위, 당내 기득권 카르텔에 해체 위기"
강승규 "혁신위 출발한 목적 달성돼야.. 대통령도 바랄 것"
![국민의힘 지도부가 지난 4일 최고위에서 혁신위 안건을 전혀 다루지 않자 인요한 혁신위가 빈손으로 마무리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312/626911_429601_1035.jpg)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친윤·중진 등 당내 주류의 희생을 골자로 하는 혁신안을 두고 국민의힘 지도부가 거부 의사를 숨기지 않으면서 인요한 혁신위 '조기 해산' 가능성이 불거지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지난 4일 최고위에서 "혁신위의 안건이 상정되지 않았다"며 '중진 불출마, 험지출마' 관련한 혁신안 전혀 다루지 않자 '인요한 혁신위'가 빈손으로 마무리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 혁신위는 오는 7일 최고위에 혁신안을 다시 상정시키겠다는 입장이지만 지도부의 반발 강도를 볼 때 상정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실 강승규 전 대통령실 수석은 "대통령은 혁신위의 성공을 바랄 것"이라며 혁신위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을 해 향후 상황에 따라 비대위 전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당초 혁신위는 지난달 30일 국민의힘 지도부와 중진, '대통령과 가까운' 의원들에게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를 요구한 '희생 혁신안'을 공식 의결하고, 4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해당 안이 다뤄지도록 요청했다.
하지만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선 해당 혁신안이 안건으로 오르지 않았다. 이에 최고위 측은 '공식 절차' 문제가 있어 논의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당 지도부 "상정 요청 없었다" 논의 무산.. "공천은 공관위가 전담" 사실상 거부 의사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혁신위에서 최고위 측에 공식적으로 보고 요청이 없었다"고 말했다. 일부 최고위원들이 왜 해당 혁신안을 안건으로 다루지 않는지 물었는데 이에 대해 이만희 사무총장이 '보고 요청이 없었다'고 답했다는 설명이다.
박 수석대변인은 "혁신위가 어떤 형태로 보고할지 정리돼 요청이 오면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혁신위의 역할과 공천 관련 기구인 공천관리위원회, 총선기획단 등이 할 일은 엄연히 다르다고 생각한다. 결정할 수 없는 내용을 결정해 달라고 하는 건 본연의 역할, 성격을 벗어나는 부분"이라며 혁신위가 공천에 관여하는 모습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도 "공천 관련 전반적인 업무를 총선기획단에 이어 공관위가 전담하는 건 엄연한 당의 체계"라며 "향후 후보자 확정 등에서도 공관위를 통과한 사안에 최고위가 재의를 요구하더라도 다시 공관위 재적 2/3 이상이 밀어붙이면 그대로 수용해야 하는 구조다. 그만큼 공천에선 공관위 힘이 절대적인데, 이런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절차 문제를 들었으나 당 지도부 등에게 용퇴를 요구하는 '결단' 압박에 지도부가 '공관위 권한'을 들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다. 이에 오는 12월 24일 임기 종료를 앞둔 혁신위가 빈손으로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태경 "당 지도부, 총선 이길 생각 없어" 홍준표 "혁신위, 당내 기득권 카르텔에 해체 위기"
김기현 대표도 혁신위의 혁신안에 대해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김 대표는 5일 오전 국회 본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요한 위원장과 만날 계획이 있나'라는 질문에도 "당은 끊임없이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 위원장이 외부와의 연락을 끊고 잠행하는 것을 두고는 "글쎄 잘 모르는 내용"이라고 일축했다.
'혁신위 역할이 끝났다고 보나'라는 질문에는 "훌륭한 분들이 많으시다"고만 답했다.
김 대표는 '인 위원장과 소통하고 있나', '김병민 최고위원이 지도부가 결단해야 한다고 말했나'라는 질문에는 "수고 많다"는 등의 말로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당내에선 지도부에 혁신안 수용을 요구하는 등 변화를 압박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하태경 의원은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우리 당 지도부가 총선에서 이길 생각이 없다고 본다"며 "혁신위에서 뭘 던지면 지도부가 다 거부하고 있다. 국민이 보면 '저기는 변할 마음이 없구나' 이런 회의적인 시각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인요한 혁신위는 당내 기득권 카르텔에 막혀 해체 위기에 있고 이준석은 눈앞에서 아른거리면서 앞길을 막는구나"라며 "당마저 사욕에 눈멀어 도와주지 않고 첩첩산중에서 나홀로 백척간두에 섰으니 다가오는 엄동설한을 어찌할꼬"란 메시지를 전했다.
강승규 전 수석 "혁신위 출발한 목적 달성돼야.. 대통령도 바랄 것"
이런 가운데 강승규 전 대통령실 수석이 혁신위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향후 비대위전환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강승규 대통령실 전 시민사회수석은 5일 국민의힘 지도부와 인요한 혁신위원회의 갈등이 지속되는 것과 관련 "대통령은 혁신위의 성공을 바랄 것"이라고 밝혔다.
강 전 수석은 SBS라디오에 출연해 '버티는 지도부보다 밀어붙이는 혁신위의 혁신이 성공하는 게 국민 뜻이라고 보느냐'라는 질문에 "그런 측면도 강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어 '대통령도 혁신위의 혁신이 성공하기를 바랄 것이냐'라고 묻자 "저는 그렇게 본다. 혁신위원장이 혁신을 주장하는 톤이 국민들 목소리에 더 가까이에 있다고 보는 것이 상식적이지 않나 이렇게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도 국민의 마음에서 혁신이 이루어지고 또 당이 변화를 겪어야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런 바람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전 수석은 "혁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혁신의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 국민의힘 또 거기의 지도체제, 그리고 혁신을 하라고 맡긴 인요한 혁신위든 충돌이 없거나 잡음이 없다면 그것은 혁신일 수가 없다"며 "혁신은 가죽을 벗겨낼 정도로 아주 고통이 따르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과 우리 정치 상황이 혁신을 성공적으로 하는 것이 맞는지, 혁신을 적절히 하는 것이 맞는지, 국민이 어떤 곳에 지지의 표를 주실지 우리가 잘 알지 않느냐"며 "김기현 대표 체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갈등을 빚고 있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한 길로 가고 그것이 혁신위를 출발한 목적을 달성하는 쪽으로 가지 않겠나. 대통령께서도 그걸 바라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은 인요한 혁신위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4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국민의힘 지도부의 잇따른 혁신안 거부로 인요한 혁신위원회는 결국 빈손으로 해산될 처지"라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인 위원장이 제조하겠다던 '쓴 약'은 온데간데없고, '대통령은 나라님', '와이프와 아이만 빼고 다 바뀌어야 한다' 전근대적 망언으로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며 "지금까지 인요한 혁신위가 보여준 것은 혁신이 아니라 지저분한 협박과 협작,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그마저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공관위원장을 운운하며 미련을 버리지 못한 인 위원장의 구태에 기가 막힌다"며 "'빈 깡통' 인요한 혁신위를 앞세운 윤석열 정권의 국민 기만은 결코 국민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인 위원장이 곧 뉴스에서 사라질 것 같다"며 "한 일도 없고, 할 일도 없다"고 비판했다.
정 최고위원은 "인요한 혁신위는 결국 시간 벌기용, 시간 땜질용 아니었나"며 "괜히 본인의 서대문 불출마 성과 하나만 남게 됐다. 인 위원장님 안녕히 가십시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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