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신당 시사…"창당 시기 빨라질 순 있어도 늦어질 수 없어"
"대구 의원 중 반수 이상이 물갈이될지도 모른다" "대구 출마한다면 절대 혼자 나오지 않을 것"
“정권교체 이뤘는데 대구 나아지지 않아…더 큰 전쟁 설 수 있도록 도와달라”
"보수라는 이유로 금기시된 생각 꺼내놓아야"
"제가 대구 들락날락 하니 대구가 많이 바뀌는 것 같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우리의 고민' 토크 콘서트에 앞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이기인 경기도의회 의원.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우리의 고민' 토크 콘서트에 앞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이기인 경기도의회 의원.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장문영 기자] 대구 출마를 시사하며 최근 연이어 대구를 방문해 온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26일에는 측근인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과 함께 대구를 방문했다. 약 두 달 새 6번째다.

이 전 대표와 천하용인이 함께 대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창당 시기에 대해 "그저께만 해도 복수의 우리 당 의원들에게 전화가 와서 오는 12월 27일보다 더 기다렸다가 판단해주면 안 되냐고 말을 했다"며 "그 이상 늦추면 저도 선택할 길이 줄어들게 된다고 답했다. 빨라질 수는 있지만 늦어질 수는 없다"며 창당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이 전 대표는 "신당을 창당하고 대구에 출마한다면 절대 혼자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충분한 사람들과 대화하고 있고 공감의 뜻을 밝힌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대구 출마를 시사한 발언이다.

그는 이날 대구 엑스코에서 자신이 모집한 '지지자 연락망' 참석자 모임을 갖기 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 "대구 의원 반수 이상 물갈이...창당 시기 빨라질 수 있어서 늦어질 수는 없다"

이 전 대표는 "12명의 대구 국회의원 중에서 반수 이상이 (내년 총선에서) 물갈이될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그는 “몇 주 새 고관대작들이 대구를 드나들고 대구의 이야기를 한다”며 “진영을 가리지 않고 대구에 오면 서문시장과 칠성시장에서 손 한 번 흔들고 가면 된다고 생각하는 정치인들은 그만큼 대구를 얕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관성에 따라 과거를 찬양하고 박정희 공항을 만들겠다던 상대 후보와 다르게 싸가지 없게 저는 탄핵의 강을 넘자고 했고, 저는 약속했던 대선 승리를 이뤄냈다”며 “당당하게 그 실적을 가지고 다음 단계의 제안을 하고 싶다. 제가 더 큰 전쟁의 앞에 설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대구에서 열린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우리의 고민' 토크콘서트에서 "대구에 제가 몇 번 들락거리니 대구가 많이 바뀌는 것 같다"면서 서두를 열었다. 

이어 "대구를 칭송하기도 하고, 대구시민의 환심을 사려는 발언도 계속된다"면서 "하지만 지금 대구 경북이 처한 상황 속에서 지지를 얻기 위해 단순히 70년대의 산업화과정 때 대구-경북의 영광을 이야기하는 것은 과거의 신기루를 쫓는 사치일 것"이라고 날세워 비판했다.

그는 "어두워져만 가는 대구의 미래를 보며 어느 전몰자 가족에게는 상처일 한국전쟁까지 되짚어서 대구를 찬양하기에는 마음이 아려온다"면서 "역설적으로 (그 이후) 대구가 끝없는 쇠퇴를 경험해왔다는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오늘 저는 이 자리에 서서 대구의 멀찍한 과거를 칭송하지 않겠다. 대구시민의 위대함을 언급하지도 않다. 오히려 싸가지 없게 대구의 현재, 그리고 미래의 위기를 이야기하고 대한민국의 위기를 이야기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직설적으로 대구의 위기를 이야기하면 그것이 막말일까? 아니다. 다만 쓰디쓴 쓴말, 고언일 뿐"이라고 했다.

그는 "대구의 위기에 대한 직설적인 논의도 젊은 세대는 갈망하고 있을지 모른다"라며 "오히려 진영을 가리지 않고 대구에 오면 서문시장과 칠성시장에서 손 한 번 흔들고 가면 된다고 생각하는 정치인들은 그만큼 대구를 얕보는 것 아닌가?"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어느 것이 대이고 어느것이 소인지는 너무나도 명확하다. 논리적으로 조금만 짚어보아도 대구의 선택은 달라져야 한다. 지금과 같은 한심한 뉴노멀에 적응해나가는 것이 보수라면, 그리고 이것이 대구의 정치라면, 우리는 수구가 되어가는 것. 대구경북의 시민여러분, 다시는 소의 편을 들어서 대를 포기하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 천하람 위원장 "얼마나 좋은 정치를 하느냐로 지지여부 결정해야" 

대구 출신으로 현재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인 천하람 위원장은 이 전 대표에 대해 평가하며 "그는 이미 권력에 의해 탄압받고도 그에 굴하지 않고 소신을 지켜왔다는 서사가 있는 정치인이다. 그래서 더 차분해졌으면 좋겠다. 정치인은 유권자가 지켜주거나 맹목적으로 사랑해야 할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따.

천 위원장은 "권력으로부터 탄압받았기 때문에, 살아있는 권력에 맞서 싸웠기 때문에 항상 옳거나, 좋은 정치지도자가 되는 것도 아니다. 얼마나 탄압받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좋은 정치를 하느냐를 보고 지지여부를 결정하셔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이제는 하다하다 지지자분들께도 쓴소리를 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진심으로 이 모임이 '개혁의 딸'들처럼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지지하는 정치인들에게도 엄격하고, 마음에 안 드는 정치인들도 협박하거나 배척하지 않는, 대한민국의 정치문화를 확 바꿔버리는 그런 그룹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하고 바란다"고 당부했다. 

◇ 허은아 의원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 국회에 있으면 이 말을 잊기 너무 쉽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비례대표)은 자신의 인생사를 이야기하며 "과일 행상집 큰 딸이 승무원이 되고, 중소기업을 창업하고, 20년이 지나 국민의 대표자로 일할 수 있게 된 것은 우리 사회가 지켜왔던 견고한 명제가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바로 ‘돈 없고 빽 없어도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간명한 믿음이, 깊은 절망을 뒹굴던 저를 매번 일으켜 세웠다"고 소회했다.

허 의원은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 국회에 있으면 이 말을 잊기 너무 쉽다. 권력자들에게 아부하고, 서로의 말꼬리 잡고, 내로남불 사례 뒤지고"라며 "그렇게 더 많은 권력을 얻는 것,오로지 그 자체가 목적이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내가 왜 정치를 하게 됐는지, 정신 똑바로 차리고 기억하지 않으면 ‘그렇고 그런’ 국회의원이 되기 십상이다"고 자신을 경계했다. 

그러면서 "조금 더 진지해진 것은 한 두 해가 지나서. 이준석 대표 시절 수석대변인이 되면서 정치의 한복판을 지나게 되었다. 과장 조금 보태서, 비바람 정면으로 맞으면서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또 "앞에서 오는 비바람보다 뒤에서 날아오는 물병이 더 아프다는 사실도 새삼 깨달았다"며 소회를 밝혔다.

또 "고단했던 날들만 있던 것은 아니다. '보수'가 다시 태어날 수 있음을, 얼마든지 청년들의 사랑을 한껏 받는 유능한 정치세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음을 유감없이 확인했다"고 했다. 

이어 "이제 저는 물러설 수가 없다. 어렵게 지켜온 새로운 보수의 가치, 비겁하지 않은 정치, 이 모두가 모욕과 조롱의 대상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면서 "여러분, 저는 그 꼴 못보겠다. 탐욕과 비겁함이 승리하는 꼴, 지금까지 본 것으로 충분하다"고 '새로운 보수'를 주창했다. 

허 의원은 "여러분께 묻습니다. 권력을 향한 저 추잡한 탐욕, 심판할 준비 되셨나? 여러분 준비 되셨나? 대한민국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준비 되셨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한 줌의 용기 뿐"이라며 "이 수많은 분들의 열정 어떠한 방식으로든, 역사의 한 페이지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했다.

◇ 이기인 경기도 의원 "왜 대구의 정치가 변질되고 있는지 말씀드리겠다"

이기인 경기도의원은 "중앙이 아닌 지방자치, 성남시의회에서 정치를 시작했다"라며 "나무보다는 숲을 보는 것이 중앙 정치라면, 지방의원들은 나무 하나하나를 살피고 돌보는 사람들"이라고 서두를 열었다.

이어 "그런 의미에서, 오늘 대구 속의 나무들이 어떻게 시들어가고 있는지, 왜 대구의 정치가 변질되고 있는지 생각을 말씀드리고자 한다"고 했다.

이어 "누가 뭐래도 대구가 보수 정치의 ‘온실’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일 것. 보수가 잘될 때는 보수가 잘하니까, 보수 승리의 기점이 되어서. 보수가 힘들 때는, 보수가 힘드니까 여기서 만큼은 밀어주자는 마지막 보루가 되어서. 미우나 고우나, 아무런 조건도 없이 보수를 지지해 준 곳이 이곳 대구라는 것은 모두 다 인정하실 것"이라고 운을 띄웠다.

이어 "여러분은 지금의 대구에 만족하시냐. 대구를 비하하자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강조하고 싶은 건 이런 문제 속에서 아무 조건없이 표를 내어준 그 대구의 정치가 보이질 않는다는 것"이라고 평했다. 대구 중진의원들을 비판하며 "받았던 표만큼의 성과를 다시 돌려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 전 대표를 언급하며 "대신, 끊임없이 나라의 미래, 자유와 평등을 고민했던 젊은 청년은 보수 정당의 얼굴이 되었다"며 "이 모든 것이 대구의 못난 정치 때문이라고, ‘내 책임’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여러분들을 대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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