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엑스코서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우리의 고민' 토크콘서트 1600여명 성황
"대선승리 이끈 실적갖고, 대구를 미래로 이끌 자신 있다"
"소의 편을 들어 대를 포기하지 말라"...""대구 선택은 달라져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우리의 고민' 토크 콘서트에서 연설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우리의 고민' 토크 콘서트에서 연설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진호 정치에디터] 신당 창당설에 군불을 때고 있는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는 26일 “대구의 미래를 바꾸는 것은 정권 창출에 많은 표를 기여했다는 허영심 섞인 주인의식이 아니다. 오히려 왜 바라던 정권교체를 이뤘는데 대구의 현실은 나아지지 못했냐는 문제의식”이라고 밝혔다.

이날 대구 엑스코(EXCO) 5층 1300석 규모의 오디토리움홀을 가득 메운 1600여명의 청중들을 앞에 두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우리의 고민’ 이란 제목으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이 전 대표는 “지난 몇 년 간 삶이 힘든 것이 탄핵과 문재인 정부의 실정 때문이라고 믿어왔고, 윤석열 정부의 출범에 기대하셨느냐. 윤석열 정부 출범 후 1년 반이 지났는데, 오히려 삶이 고달파졌다면 문제의식을 느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전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정권 교체가 이뤄졌는 데도 삶이 달라지지 않아서 오히려 불만이 커진 TK지역 지지자들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는 “보수의 본산이라는 이유로 금기시됐던 생각들을 꺼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고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이어 “대구의 변화를 때로는 간곡하게, 가끔은 격정적으로 이야기하려고 한다. 대구의 변화가 대한민국 정치의 변화에 소중하기 때문”이라면서 “이 길이 외롭고 어려울 것이라 생각하지만 여러분과 함께 하고보니 어렵긴 하겠지만 외롭지는 않을 것 같다. 다같이 대구를, 대한민국을 바꾸는 큰 도전을 해보자”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2년전 전당대회 때의 일을 언급하면서“제가 EXCO에서 보수정당을 바꾸고, 대선 승리를 해내겠다는 포부를 밝혔을 때, 대구 시민은 저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몰아주었다”면서 “관성에 따라 과거를 찬양하고 박정희 공항을 만들겠다던 상대후보와 다르게 싸가지 없게 저는 탄핵의 강을 넘자고 했고, 저는 약속했던 대선 승리를 이뤄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당당하게 그 실적을 가지고 다음 단계의 제안을 하고 싶다. 제가 더 큰 전쟁의 앞에 설 수 있도록 도와달라”면서 “적어도 말만 앞세우고 성과를 내지 못했던 정치인들과 다르게 저는 약속한 것을 이뤄내지 않았나. 여러분이 도와주신다면 이번에도 저는 대구를 미래로 이끌어낼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우리의 고민' 토크 콘서트에서 허은아 국회의원,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 이기인 경기도의원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우리의 고민' 토크 콘서트에서 허은아 국회의원,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 이기인 경기도의원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한 비판도 작심한듯 거침없이 쏟아냈다.

이 전 대표는 얼마 전 서문시장과 칠성시장을 다녀간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한 듯 “오히려 진영을 가리지 않고 대구에 오면 서문시장과 칠성시장에서 손 한 번 흔들고 가면 된다고 생각하는 정치인들은 그만큼 대구를 얕보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 전 대표는 또 “미국의 안보이익에 동참하면서도 경제적으로는 전기차 배터리 문제 하나 풀어내지 못해 수십조 원의 투자를 해외에 약속하고 외견상의 후한 대접을 받고 돌아오는 외교는 한계가 명확하다”며 “해외에 약속한 수십조 원의 투자라는 것이 사실은 구미의 LCD공장이 빠져나간 자리에 배터리 산업으로 투자되었어야 하고, 태양광 패널이 생산되던 공장이 폐쇄된 곳에서 반도체 산업으로 재투자 되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윤석열 정부의 외교 정책을 정면비판한 것이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우리의 고민' 토크 콘서트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폴리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우리의 고민' 토크 콘서트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폴리뉴스]

이어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하던 중 ‘항명’ 혐의를 쓴 박정훈 대령을 언급하며 “입으로는 전쟁을 불사할 기세로 ‘전쟁준비’를 언급하는 정부의 모습이 강한 안보를 상징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어느 해병대 용사의 억울함을 풀어줄 진정성과 장교로서의 직분에 충실했던 한 군인의 명예를 다시 세워줄 용기가 없다면 용렬한 필부지용일 뿐”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겉으로 한미동맹을 살피고 황금마차를 탄다한들 유사시에 가장 선봉에서 상륙작전을 펼쳐야할 해병대 장병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다잡지 못하면 어떻게 나라를 지킨단 말이냐”면서 “채수근 상병과 박정훈 대령의 억울함을 푸는데 인색한 것은 채수근 상병과 박정훈 대령의 억울함은 현 정권의 책임이 있기 때문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 전 대표는 “새로운 길을 가려고 할 때마다 항상 듣는 이야기가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라는 이야기”라면서 “박정훈 대령이 채수근 상병의 억울함을 풀어내는 것과 해병대 지휘부가 알량한 자리를 지켜내는 것중에 어느 것이 대이고 어느 것이 소냐. 해외에 수십조의 투자를 약속하고 황금마차를 타는 것이 대냐. 아니면 공장이 떠나고 일자리가 사라지는 구미의 산업단지에 그 투자가 집중될 수 있도록 먼저 챙기는 것이 대냐”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어느 것이 대이고 어느것이 소인지는 너무나도 명확하다. 지금과 같은 한심한 뉴노멀에 적응해나가는 것이 보수라면, 그리고 이것이 대구의 정치라면, 우리는 수구가 되어가는 것”이라며 “대구의 선택은 달라져야 합니다. 다시는 소의 편을 들어서 대를 포기하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모난 돌이 정 맞는다. 계란으로 바위 치기다. 바람 부는 대로 물결 치는 대로 눈치 보며 살아라’라는 말을 듣던 과거를 지금도 가르쳐야 하느냐“고 했다. 이 말은 고 노무현 대통령이 2002년 대선 출마 당시 당원들에게 건넸던 출마의 변 일부로, 당시 노 전 대통령은 “이 비겁한 교훈을 가르쳐야 했던 우리의 600년 역사, 이 역사를 청산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우리의 고민' 토크 콘서트에 앞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우리의 고민' 토크 콘서트에 앞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앞서 이 전 대표는 토크콘서트 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는 “국민의힘으로 대구에 나오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당을 창당하고 대구에 출마한다면 절대 혼자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충분한 사람들과 대화하고 있고 이미 공감의 뜻을 밝힌 사람도 있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출마 예상 지역에 대해선 “12명의 대구 국회의원 중에서 반수 이상이 (내년 총선에서) 물갈이될지도 모른다”며 “대구 출마를 결심하게 되면 명분이 있는 곳에 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갈이가 대규모로 예상되는 상황 속에서 ‘누가(어떤 상대가) 약할 것이다’ 판단하는 게 무의미하다”고도 했다.

창당 시기와  관련해 그는 "그저께만 해도 복수의 우리 당 의원들에게 전화가 와서 12월 27일보다 더 기다렸다가 판단해주면 안 되냐고 말을 했다"며 "그 이상 늦추면 저도 선택할 길이 줄어들게 된다고 답했다. 빨라질 수는 있지만 늦어질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우리의 고민' 토크 콘서트에서 허은아 국회의원,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 이기인 경기도의원과 함께 청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폴리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우리의 고민' 토크 콘서트에서 허은아 국회의원,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 이기인 경기도의원과 함께 청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폴리뉴스]

이날 토크콘서트 행사는 이준석 전 대표가 최근 구축한 '지지자 연락망'에 대해 국민의힘 내부에서 폄하하는 발언이 나오자 '연락망을 한번 가동해 본때를 보여주자'고 해 지난 23일부터 불과 3일 남짓만에 갑작스레 준비해 열린 행사라는 게 핵심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이번 행사에 얼마나 많은 청중이 참석하는지에 따라 이준석 신당의 파괴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많았기에 행사 관계자들이 마지막 순간까지 청중동원에 힘을 쏟았고, 그 결과 짧은 준비기간에도 불구하고 이번 토크콘서트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청중들이 참석(대구엑스코 추산 1600여명)해 성황리에 마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이날 행사가 열리는 대구엑스코 건물에서 트로트 가수 임영웅 콘서트가 열릴 예정이어서 엑스코에 몰려든 청중들이 이준석과 천아용인 토크콘서트가 아니라 트로트 가수 임영웅을 보러온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는 가짜뉴스까지 나돈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토크콘서트가 시작될 즈음 청중들이 1300석 규모의 홀을 가득 메우자 취재에 나선 언론들도 예상외로 많은 청중들이 모였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이준석 신당의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분위기였다. 

여기에 고무된 듯 이 전 대표는 토크콘서트장에 들어서자마자 마이크를 잡고 "이게 되네요!"라고 안도의 뜻을 담은 말을 내뱉은 뒤 "당 대표 시절에는 행사 준비하는 데 어려움을 몰랐는 데, 이게 되는 걸 보니 대한민국 정치의 새 장이 열리는 것 같다"고 콘서트에 참여한 청중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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