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사법리스크 올가미에 엮여 있어...책임의식 가져야”
“탄핵소추안은 과반으로 통과시키면서 선거법은 왜 못하나”
![손학규 동아시아미래재단 상임고문이 4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선거제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312/626730_429430_423.jpg)
[폴리뉴스 김민주 기자] 민주당 대표를 지낸 손학규 동아시아미래재단 상임고문은 4일 “여야 모두 특히 이재명 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실질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입법에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손 상임고문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야가 합의해 연동형을 병립형으로 회귀시키고 권역별 비례제를 도입하면 거대 양당의 적대적 공생관계를 공고화하고 정치적 대결 구도를 심화시키는 처절한 후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치적 안정을 위해서는 다당제를 통한 연합정치 속에서 합의제 민주주의를 이룩하는 것이 최선의 과제”라며 “제가 2018년 12월에 10일간 단식한 것은 바로 다당제 정치개혁의 기초를 깔기 위한 것이었고 연동형은 이를 위해 초석을 다지는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서 ‘위성정당 방지법’을 발의한 것을 두고 “다행스러운 일이고 지금과 같은 당의 분위기에서 용기있는 행동”이라며 “다만 제출된 법안 내용을 보면 이 정도로는 연동형을 빠져나갈 구멍이 크게 뚫려있어서 걱정스럽다”고 짚었다.
이탄희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에 대해 “정치자금법 일부개정안이 제시하는 정당보조금 패널티는 연동형 유지에 아무런 효력이 없어 보인다”며 “거대 정당이 위성정당을 만들어 놓고 합당을 안 하면 그만이다. 지금도 제명 당한 의원들이 당 밖에 있어도 당의 지시대로 움직이는 것만 봐도 합당은 대결 정치의 필요조건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상희 의원이 대표발의하고 75명 의원 명의로 공동 제출한 공직선거법 일부개정안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거대 정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추천해야 하기 때문에 비례정당을 만들 수 없게 한다는 취지에 적합하나, 부실한 비례정당을 양산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손 상임고문은 “지금 진행되는 정치 상황으로 볼 때 어차피 이번 총선에는 많은 군소정당 출연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들을 억지로 거대양당에 가둬놓고 극한 대립 도구로 쓰기보다 이들을 독립시키고 우군으로 만들어 연합정치 기초를 만들겠단 생각이 훨씬 현명할 것”이라고 했다.
손 상임고문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관련, “사법리스크로 웅크러진 당을 살리느라 정부와 대통령에게 탄핵과 특검 카드로 공격을 퍼붓지만, 민주당은 자존심과 긍지, 지도자의 체면을 생각해야 한다”며 “민주당은 당 전체가 사법리스크 올가미에 엮여있는 데 대해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손 상임고문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배경에 대해 “정치나 당을 만드려고 하는 건 아니다”라며 “양당이 병립형으로 회귀한다고 하고 지난 30일에는 민주당에서 위성정당 방지법 당론 채택을 무산시키고 이재명 대표는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이냐’고 해서 이래서는 안 된다고 제 심정을 호소하기 위해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위성정당 자체를 막을 수 없기 때문에 병립형을 주장하고 있는데 합의가 안 된다면 민주당 단독으로라도 선거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민주당이 탄핵소추안은 과반으로 통과시키면서 왜 선거제도는 과반으로 못하나”라고 반문했다.
이재명 대표의 거취에 대해서는 “이 대표의 결단에 달린 거 아니겠나”라면서도 “다른 의미에서 민주당 국회의원들의 열정이 필요하다. 당이 망해가는데 걱정을 안 해서 화가 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