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운동-정책 전권 행사에 "신속하게 하자는 것“
김종인 영입설에 "이낙연, 먼저 연락해 달라고 요청“
특정 정파 이탈? 빅텐트에 대한 국민적 우려 생길 것

개혁신당 이낙연 공동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준석 공동대표. [사진=연합뉴스]
개혁신당 이낙연 공동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준석 공동대표.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고영미 기자] 통합 개혁신당이 통합 11일만에 파국을 맞았다.

지난 주말 17일부터 '낙-준 갈등'이 '이준석 3가지 제안'으로 심화되면서 20일 이낙연 대표가 '통합파기 선언'을 하며 결국 '제3지대 통합 빅텐트' 선언 11일만에 좌초됐다.

20일 이낙연 대표의 기자회견이 잡혀있는 상황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라디오에서 “김종민 의원의 기자회견은 굉장히 모욕적이었지만 통합을 위해 참았다”며 “(이낙연 대표와) 어떻게든 함께 했으면 좋겠다”라는 입장을 밝혔으나 통합은 이미 깨진 상태였다.

이낙연 대표는 오전 11시 새로운미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 합의 이전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게 됐다. 다시 새로운미래로 돌아가겠다”며 합당 파기를 선언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는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김종인 공관위원장 영입설과 개혁신당 정책 결정 전권 등 당내 현안에 대한 자신의 입자믈 밝혔다. 

이준석 단독대표 체제? “가정도 하기 싫다”

이 공동대표는 “통합의 정신을 살리고 어떻게든 이 분위기에서 당을 추스르기 위해 지난 토요일 기자회견을 취소했다”라며 “개인적으로는 김종민 의원님께서 굉장히 모욕적인 말씀들을 많이 하셨다. 다 반응하지 않고 삭이고 있었던 것은 당을 이끄는 당 대표로서 통합을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 그랬다”라고 말했다. 

이 공동대표는 이낙연 공동대표 측과 헤어질 경우 이준석 단독대표 체제로 운영되냐는 질의에 대해 “언급할 수도 없고 그런 가정도 하기 싫다. (김종민 의원의 기자회견은) 나에게 굉장히 모욕적인 기자회견들이었지만 별 말하지 않은 건 다소 감정적인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고 봤기 때문”이라며 “어떻게든 함께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19일 새로운미래가 정당 등록을 마무리한 점과 관련해선 "원래 예고된 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공동대표는 "합당 시점에 새로운미래가 창당준비위원회 상태였는데 당원 검증 등 문제로 한 번 선관위가 반려했다. 그래서 다시 신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공동대표는 “이낙연 총리와 새로운미래 측에서 파국으로까지 가야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정책 발표를 신속하게 하자라고 하는 것이 그런 분열의 단초가 된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어 대선 때 정책 결정의 신속성이 필요해 정책에 전결위임을 해 성공했던 사례가 원희룡 정책본부장과 이준석 당 대표에게 59초 쇼츠 공약의 정책에 대한 전결위임을 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속도감 있게 좋은 정책들을 내서 대선에 승리했던 경험이 있다. 당이 생긴 지 얼마 안 돼서 신뢰의 위기라고 보는 것인데 이준석이 정책을 할 능력이 없다고 보시는 건지 약간  안타깝다”라고 밝혔다.

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김종인 [사진=연합뉴스]
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김종인 [사진=연합뉴스]

김종인 공관위원장 카드는 이낙연 대표가 먼저 언급 

이 공동대표는 ’김종인 공관위원장‘ 카드 추진 여부에 대해서는 “공관위원장 문제는 이낙연 대표께서 나에게 김종인 위원장을 모시도록 연락을 해달라는 취지로 말씀하셨다”라며 “이렇게 틀어가지고 김종인 위원장을 공관위원장 모시고 기획해서 파기한다는 건 굉장히 모욕적이지만 그래도 한 이틀 동안 듣고만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대로 말씀드리자면 김종인 위원장 말고 다른 분에게 공관위원장을 제안했던 바가 있다”라며 “그분은 수락했지만 다른 정파들이 받아들이지 않아 우리가 입장을 거둬들인 상태였다”라고 주장했다. 

이 공동대표는 새로운미래 측에서 언급한 ’김종인 전 위원장의 공관위 체제 시나리오‘에 대해 “‘만약 개혁신당이 갈라서는 일이 있다면 그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 되느냐’라는 질문을 받고 선거 일정이라는 게 다급하기 때문에 공관위원장과 최고위원들 선임해야 된다. 그래서 두 자리가 공석이면 당장 지난 합당 과정에서 개혁신당 측에서는 천하람 최고위원이 빠졌었고 원칙과상식 측에는 이원욱 의원이 빠졌었고 다른 정파에서는 또 어떤 분이 빠졌고 이랬기 때문에 이런 분들이 보강해가지고 빨리 가야 되지 않겠느냐라고 가정해서 말씀드린 것”이라 말했다.

통합 후 정책 발표 속도 느려져…비생산적 

앞서 개혁신당은 전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표결을 통해 4·10 총선 캠페인과 정책 결정 등에 대한 권한을 이준석 공동대표에 위임하고, 해당 행위자 심사를 위한 심사위원회 설치하는 것에 대해 의결했다.

이 공동대표는 19일 최고위에서 표결을 한 것은 헤어질 결심으로 해석된다는 질의에 “2~3일 동안 여러 정파가 물밑 조율을 했던 상황었다. 나머지 4개 정파는 ‘이대로 선거정책 운영 방식이 갈 수는 없다’라는 인식 때문에 이야기를 했던 것인데 새로운미래 측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낙연 대표 측에서 이 공동대표의 제안 3가지 중 2가지를 거부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정책 의사결정 과정이 너무 느리고 복잡해 아무도 정책을 이야기하지 않는 사태가 발생했다”라며 “선대위는 앞으로 한 달 동안 구성될 수가 없다. 보통 정당이 선대위라는 건 선거운동 기간에 들어가야 구성되는데 그게 한 달 뒤”라고 말했다.

이어 “때문에 이건 정책을 발표하고 정책을 기획하는 거는 원래 선거운동 이전의 통상적인 당무”라고 주장했다. 

이 공동대표는 “정부조직법 개정안 이야기도 해봤고 몇 가지 있는데 이런 것에 협의가 잘 안 됐다. 사회 논쟁적이더라도 미래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아젠다를 띄우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 개혁신당인데 합당하고 열흘 동안 거의 정책 발표를 못 했다”라고 말했다.

이 공동대표는 “개혁신당 내에서 일주일 전과 달라진 것이 있다면 다들 지도체제가 어떻게 동작할까에 대한 의문이 있었는데 회의가 굉장히 비생산적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통합선언문에 보면 당명은 개혁신당으로 한다 이렇게 나와 있는데 갑자기 당 색깔을 바꾸자고 이제 제안이 들어왔다. 특정 정파가 무슨 색깔을 갑자기 바꾸자 또는 색상을 추가하자 이런 식으로 얘기하면 굉장히 선거운동에 지장이 있기 때문에 반대를 했다. 근데 첫 회의에서 이거 얘기하다 끝났다”라고 주장했다. 

9일 국회에서 열린 개혁신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낙연, 이준석 공동대표 등이 양향자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9일 국회에서 열린 개혁신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낙연, 이준석 공동대표 등이 양향자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지층 이탈 의식한 강경 드라이브 아니다 

그는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 공천과 관련해 “개인을 필터링하기 위함이 아니라 어느 당에나 있는 당원자격심사 기구를 도입하자라고 했던 것”이라며 “그것을 두자는 일반적인 당무 안건이었고 그거를 의결했을 뿐인데 여기에 대해서는 새미래 측에서도 반대가 없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쟁점 사안이 무엇인지는 좁혀보면 결국 정책 결정 권한을 공동대표가 합의하라고 그러는데 이낙연 대표와 매번 같은 일정을 할 수 없다. 사실상 그 절차적 불편함 때문에 아무도 정책을 내지 않은 상태가 지금 계속됐다”라고 전했다.

지지층 이탈을 의식해 강경 드라이브 자세를 취한다는 지적에 대해 이 공동대표는 “나만 문제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이면 다른 정파가 절대 동의를 안 한다.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도 계속 언급이 되었지만 그 외에도 지금 정당의 일반적인 당원이나 지지자들 그리고 일반 국민들이 봤을 때 다소 우려가 있는 인사들에 대해 제한을 건 것은 누차 있었던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정인을 지목하는 게 아니라 룰로 만들어 당헌당규에 넣자 정도까지 반발한다는 건 오히려 무슨 사실상 완전히 문을 열어놓고 가자는 것”이라 말했다. 

이어 “처음 합당 논의 있을 때 지역구는 단일기호로 치르고 비례는 정파 간 각자 정당으로 치르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던 것도 그런 맥락이었다”라며 “민주당에서도 개딸이라고 하는 분들이 말하는 건 정파성에 의한 것이다. 예를 들어 비례 명부에 소위 비명계가 들어갔다고 이재명 대표 지지자가 ’우리가 용납할 수 없는 스펙트럼의 정책을 이야기 한다‘라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라 밝혔다.

개혁신당 지지층의 반응에 대해 이 공동대표는 “어제 표결할 때 금태섭 의원과 조응천 의원님 이런 분들도 표결에 참여했는데 이분들이 개혁신당의 기존 지지층을 바라보고 표결했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없을 것이다”라며 “개혁신당이라는 통합당이 잘되는 방향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들을 하셨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어 “통합 개혁신당은 특정 정파가 만약에 이탈한다 하더라도 계속 가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빅텐트에 대한 국민적인 우려가 생길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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