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영수회담 전에 이재명 대표와 관계개선 모색한다 들어"
"대통령 위기의식은 있는 듯, 기자회견 70~80점…만남 채널 열어놓을 것"
"채상병 특검 내년 초까지 퍼펙트스톰…인화성 물질 朴정부 때보다 많아"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22일 국회 소통관에서 정책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5/647470_452984_3519.jpg)
[폴리뉴스 박상현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이 영수회담 전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관계개선을 모색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영수회담 비선논란에 대해 외교할 때도 비공식 채널을 활용하는 경우가 있다며 별 문제가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준석 대표는 10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의 <월간 이준석> 코너에 출연해 영수회담 비선논란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정리했다.
함성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과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는 한국일보,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통해 자신들이 영수회담을 위해 비밀 특사 역할을 하며 물밑조율했다고 주장하며 영수회담 뒷얘기를 전달했다. 그러나 신평 변호사 등 일부 보수 인사들은 "세상이 어수선하니 별일을 다 본다"고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고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도 "영수회담 비선개입 소문은 소설"이라고 못박기도 했다.
하지만 이 대표의 생각은 달랐다. 이 대표는 "함성득 원장은 원래 대통령학을 연구하는데다 여러 대통령에게 많은 조언을 한 인사다. 이번 인터뷰는 이례적인 영수회담이었기 때문에 물밑에서 있었던 좋은 협의를 표현하려고 했던 것 같다. 내가 봤을 때는 어느 정도 기획된 인터뷰인 것 같다"며 "이재명 대표가 불편해 할 인사는 쓰지 않겠다는 것은 가장 논란이 됐지만 누가 이 문제를 꺼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 외 내용은 공개되어도 크게 문제없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그런 여러 라인이 가동되는 것은 좋은 것이다. 외교할 때도 국가 사이 공식채널과 함께 비공식 채널이 같이 가동된다. 협상 주역이나 이런 것은 외교 협상 뒤에도 우리가 알게 되는 경우가 있다. 스포츠 외교 같은 경우도 기업 회장 같은 인사들이 막후 역할을 하기도 한다"며 "이재명 대표가 곤란하게 생각할 인사를 쓰지 않겠다는 것은 문제 있는 내용이라 좀 아쉽지만 여러 라인이 가동되는 것은 괜찮다"고 덧붙였다.
또 이 대표는 "함성득 원장과 가끔 소통하는데 들어보면 대통령이 이재명 대표와 관계 개선을 모색하는 것 같다는 뉘앙스의 이야기를 영수회담이 이뤄지기 전에 몇 차례 들은 적이 있다"며 "공식적으로는 양쪽에서 서로 범죄자라는 말을 해놨기 때문에 바로 물꼬를 트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을 것"이라며 비공식 채널의 역할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5/647470_452985_3653.jpg)
"대통령 기자회견, 늦은 감 있지만 소통 강화하는 것이 좋아"
이준석 대표는 다른 야당 인사들과 달리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9일 기자회견에 대해 비교적 후하게 평가했다. 앞서 지난 9일 저녁 시사인 유튜브에 출연한 같은 당의 천하람 당선인은 윤석열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대해 "내가 해도 대통령보다 낫겠다. 기자회견이 너무 재미가 없어서 잠시 멈췄다가 2배속으로 보기도 했다"는 말로 평가절하해 대조를 이뤘다.
이 대표는 "대통령이 용기 있게 소통에 나선 것은 액면가 그대로 좋게 평가한다. 대통령이 임기 2년차고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이런 소통을 강화하는 게 좋다. 점수는 70~80점"이라며 "내용은 현실이 시궁창이니까 답변이 제대로 나올 수 없다. 아무리 표현을 잘 하려고 해도 대통령이 돌파하기 어려운 난제들이 있어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다못해 조국, 이준석과 만나겠느냐는 최저 난이도의 문제인데도 답을 제대로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어떠한 정치인도 선을 긋거나 하지 않고 대화 창구를 늘 열어놓겠다고 말한 것에 대해 이 대표는 "나도 문을 열어놓겠다. 다만 만남을 먼저 요청하지는 않겠다. 만나더라도 주제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대표는 김건희 여사 특검과 관련해 다른 야당과 다른 생각을 얘기했다. 이 대표는 "전날 서강대 강연 나가서 야당 추천으로 특별감찰관 임명하라고 얘기했는데 만약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인다면 측근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관리 의지가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김건희 특검에 대해 다른 야당과 다르게 생각해볼 수 있다"며 ""도이치모터스의 경우 수사가 미진하기 때문에 (특검을) 해야 된다고 생각하지만 양평고속도로는 국정조사 정도가 좋다. 오히려 국정조사로 행정면에 있었던 것들은 공개적으로 다루는 것이 좋다. 명품백 문제는 특검에 이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에 사과한 것에 대해 "대통령이 그 정도 표현했으면 적어도 김건희 여사와 상의가 있었을 것"이라며 "김건희 여사가 굳이 직접 육성으로 밝히지 않아도 사과 표현은 그 정도면 됐다. 다만 재발 방지 조처는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정훈 해병대 전 수사단장(대령)의 3차 공판이 열린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해병대 예비역들이 수사 회피 의혹을 받는 이종섭 주호주대사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채상병 특검법' 수용 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5/647470_452987_3810.jpg)
"채 해병 특검과 관련한 답변은 국민들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할 것"
이준석 대표는 채 해병 특검과 관련한 윤석열 대통령의 답변은 다소 부족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대통령은 행정부의 수반이자 채 상병 건에 있어서는 군 통수권자이기 때문에 '해병대의 사기 저하를 유발한 만한 사안들이 지속되는 것에 대해 유감으로 생각하고 조속히 해결하겠다', '어떤 이유를 막론하고 채수근 상병이 가족 품으로 돌아가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군 통수권자로서 책임을 통감한다', '여러 직위에 있던 사람들이 각자 직위에 맞는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는 원칙을 지키겠다'는 정치적인 언어를 했어야 했다"며 "그런데 지금 보면 취조 당할 때처럼 '이건 했고 이건 안 했어'라고 답하는 것을 보며 의아했다"고 말했다.
또 윤 대통령이 수사 결과를 납득하지 못할 경우 특검을 제안하겠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이 대표는 박하게 평가했다.
이 대표는 "언뜻 들으면 맞는 얘기지만 대통령은 이 사안의 당사자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생각하기에 부적절한 답변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국민들은 특검에 대해 필요하다고 보는 입장이고 이유야 어쨌든 대통령 개입 여부가 쟁점이기 때문에 수사 결과를 보는 문제가 아니라 (특검을) 받아들였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은 120석이 넘는 의석을 가지고도 탄핵에 이르고 특검도 받았다. 지금 110석 남짓한 의석으로 대통령이 너무 강하게 나가면 내부 반발이 생긴다"며 "박근혜 대통령 시기에도 국민들이 거리로 나서면서 당시 새누리당 의원들이 감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는 국민 반발이 극에 달할 경우 국민의힘 의원 가운데 8명 이상이 이탈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가 무력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이 대표는 "탄핵 정국 때도 태블릿 때문에 국민들이 거리로 나선 것은 아니라고 본다. 누적됐던 정권에 대한 불만이 한꺼번에 터졌다. 윤석열 정부에 지금 쌓여 있는 인화성 물질은 그때보다 훨씬 많다"며 "20%대, 30%로 지지율이 나오는 상황이 위험하다고 총체적으로 봐야지, 특검 하나에 대해 옳고 그름, 유불리를 따지게 되면 박근혜 정부 시절에 겪었던 어려움을 그대로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이 대표는 "22대 국회에서 특검법이 통과되면 거부권 쓰고 하겠지만 올 연말에서 내년 초까지가 퍼펙트스톰(개별적으로 보면 위력이 크지 않지만 다른 자연현상과 동시에 발생하면 엄청난 파괴력을 내는 것)일거라고 본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 때 수사했던 검사로서 같은 상황을 발생시키지 않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뭔지 알 것이고 용기를 내라고 말하고 싶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