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푸틴 공동성명서 "미국 및 동맹국의 북한 도발 반대"
조선중앙통신 "미국이 주구들과 야합해 대규모 합동군사연습.. 도발 행위"
김여정, 미사일 발사 전 "우리 무기는 대남용"
美전문가 "北, 美대선 전 도발로 트럼프 복귀 지원"

북한이 17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여러 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17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여러 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북한이 17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여러 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전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한국을 향해 북한에 대한 도발에 반대한다는 입장이 나온 직후 이뤄진 미사일 발사라는 점에서 북중러의 긴밀한 관계를 방증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김여정 북한 조선노동당 부부장이 미사일 발사 전 "전술무기들은 오직 한가지 사명, 서울이 허튼 궁리를 하지 못하게 하는데 쓰이게 된다"고 밝혀 한반도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시진핑-푸틴 공동성명서 "미국 및 동맹국의 북한 도발 반대"

조선중앙통신 "미국이 주구들과 야합해 대규모 합동군사연습.. 도발 행위"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오늘 오후 3시 10분께 북한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수발을 발사했다.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약 300㎞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지난달 22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분류되는 600㎜ 초대형방사포를 발사한 지 25일 만이며, 올해 들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600㎜ 초대형 방사포를 포함해 이번이 5번째다.

합참은 "우리 군은 (오늘)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즉각 포착해 추적, 감시했으며, 미국 및 일본 측과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했고, (미사일 기종 등) 세부 제원은 종합적으로 분석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명백한 도발행위로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우리 군은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 하에 북한의 다양한 활동을 예의주시하면서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는 중국과 러시아가 정상회담에서 대북 지지를 재확인한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날 정상회담에서 북한을 상대로 한 미국과 동맹국들의 군사적 도발 행동에 반대한다는 내용이 담긴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한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동맹국'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한국을 향한 메시지이기도 하다.

실제로 북한 관영매체들은 중러 정상회담이 개최된 다음날인 17일 각종 한미 군사훈련을 비난하는 보도를 연달아 내놓았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논평에서 오는 8월 진행될 한미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와 관련해 "미국이 주구들과 야합해 대규모 합동군사연습과 같은 도발 행위로 우리의 힘과 의지를 시험하려 든다면 그 재앙적인 후과에 대해 먼저 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통신은 UFS 연습이 "조성된 정세나 그 성격으로부터 이미 '핵공격 연습'으로 불리우고 있다"며 "미국이 그토록 떠드는 '어떠한 적대적 의도도 없다'는 타령이 한갓 기만적인 위선이라는 것을 그대로 실증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러시아까지 한편에 세우고 미국의 무기개발을 비난했다.

통신은 "미국은 우리와 중국, 러시아로부터 그 무슨 '핵위협'에 대처한다는 미명하에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센티넬, 신형핵폭탄 B81-31, 스텔스핵전략폭격기 B-21 레이더 개발과 생산 등 핵무기 현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개량된 B61-12 전술핵폭탄의 작전사용을 공식적으로 승인했다"고 비난했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보도된 군사논평원 명의의 글에서도 미 공군 F-22 전투기 '랩터'가 전날 한반도 상공에서 한국 공군의 F-35A 스텔스 전투기와 근접 공중전투 기동훈련을 벌인 것에 반발했다.

논평원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의 힘의 대결을 추구하며 지역 국가들의 안전권을 부단히 침해하는 미국의 적대적 면모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산 증거"라고 주장했다.

김여정, 미사일 발사 전 "우리 무기는 대남용"

또, 이날 미사일 발사 전 김여정 북한 조선노동당 부부장이 담화에서 초대형 방사포 등 무기개발이 대러 수출용이 아닌 대남용이라고 밝힌 것도 눈길을 끈다.

김여정 부부장은 17일 조선중앙통신 담화에서 "적대세력들이 우리가 생산하는 무기체계들이 '대(對)러시아 수출용'이라는 낭설로 여론을 어지럽히고 있는데 대해서 한번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며 "최근 우리가 개발 및 갱신한 무기체계들의 기술은 공개할 수 없는 것들이며 따라서 수출이라는 가능성 자체가 논의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우리가 공개한 방사포들과 미사일 등의 전술무기들은 오직 한가지 사명을 위하여 빚어진 것"이라며 "서울이 허튼 궁리를 하지 못하게 하는데 쓰이게 된다는 것을 숨기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우리에게 있어 가장 급선무로 되는 것은 광고나 수출이 아니라 군대의 전쟁준비, 전쟁억제력을 더 완벽하게 질량적으로 다지며 적이 군사력에서의 열세를 극복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라며 "적대세력들이 우리 국가를 상대로 한 음험한 정치적 기도를 노골화하는데 정비례하여 우리는 필요한 활동들을 더 활발히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는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수출됐고 실제로 우크라이나 공격에 이용됐다는 보도를 공식 부인한 것이다.

유엔 대북제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월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발견된 미사일 잔해에서는 북한의 화성-11형 미사일로 추정되는 다수의 증거들이 발견됐다.

이에 전문가들은 해당 무기들이 지난해 9월, 김정은 위원장이 러시아 아무르주의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찾아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난 전후로 러시아에 수출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해외 수출 및 기술이전 등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을 위반한 것이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북한 스스로 불법 행위를 시인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인애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러시아와 북한 간 무기 거래가 백일하에 드러났음에도 여전히 북한은 러시아와의 무기 거래를 부인하고 있는데, 이는 북한 스스로도 불법적인 행위라는 것을 알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러시아와 북한 간 무기 거래는 유엔 안보리 제재 위반이며 국제사회 규범을 훼손하는 불법적인 행위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말했다.

美전문가 "北, 美대선 전 도발로 트럼프 복귀 지원"

한편, 미국 내에서는 북한이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의 당선을 돕기 위해 군사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수미 테리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16일(현지시간)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에 공개된 '다가오는 북한 위기' 제하 기고문에서 "11월 미국 대선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북한의 도발 재개라는 또 다른 비상 상황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라고 예측했다.

그는 "북한은 미국 선거 기간에 행동을 했던 역사가 있다"라며 "북한은 미국 선거가 있는 해에는 다른 해보다 4배 이상 무기 실험을 많이 한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반도 상황은 이미 격화하고 있다"라며 "지난 1월10일 북한 지도자 김정은은 한국을 주적으로 선언하고, 평화 통일을 위한 모든 대화를 종료하고 적대감을 더욱 키울 발판을 마련했다"라고 했다.

테리 연구원은 "김정은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문제를 일으킴으로써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복귀를 지원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라고도 내다봤다.

향후 북한이 행할 수 있는 도발 유형을 두고는 "최소한으로는 정부·방위·통신·금융 기관에 대한 사이버 공격 같은 치명적이지 않은 도발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이나 전술핵무기 등을 통한 도발도 배제하지 않았다.

나아가 천안함·연평도 사건과 유사한 제한적 한국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도 제시했다. 테리 연구원은 "이런 공격은 빠르게 통제 불가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며 "핵무장 불량 국가와의 전쟁에 휘말리는 일은 미국 당국자들에게는 악몽의 시나리오"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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