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25일 밤 이틀연속 오물풍선 살포...26일 새벽 탄도미사일 발사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 실패 추정
한미일 '프리덤 에지' 훈련 및 서해 실사격 훈련에 반발
美 "불법 안보저해 행위 삼가야" "러, 북에 핵·장거리미사일 개발 지원할 수도"
尹, 대구 찾아 "북한 규탄"… 美 항모 승선해 "한미동맹 굳건"

북한이 26일 새벽 6차 오물풍선 살포에 이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26일 새벽 6차 오물풍선 살포에 이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북한이 25일 밤 6차 오물풍선 살포에 이어 26일 새벽 탄도미사일을 동시에 발사했다.

이로써 북한은 24일밤 5차 대남 오물풍선 350여개를 날려 보낸 다음날인 25일 밤 또다시 6번째 오물풍선을 이틀 연속 살포했고, 연이어 26일 새벽엔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포사격 등 올해만 18번째 무력 시위에 나섰다.

이번 도발은 한미일이 처음으로 실시하는 다영역훈련 '프리덤 에지'와 전날 우리 군의 서해상 실사격 훈련에 대한 반발 차원으로 해석된다.

이런 가운데 9·19 군사합의 전면 효력 정지 이후 처음으로 연평도, 백령도 등 서북도서에서 해상실사격훈련도 예정되어 있어 한반도 긴장수위는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 실패 추정

한미일 '프리덤 에지' 훈련 및 서해 실사격 훈련에 반발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26일 오전 5시 30분경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상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날 미사일은 약 250㎞ 비행 후 강원도 원산 앞바다에서 폭발한 것으로 전해진다. 군 관계자는 "미사일이 공중에서 폭발하면서 비행체 파편 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일본 방위성도 북한이 탄도미사일 가능성이 있는 것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와 현지 공영 NHK,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일본 해상보안청이 방위성 정보를 인용해 이 같이 밝혔다.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는 NHK에 해당 발사체가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바깥으로 낙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우리 군은 이번 미사일이 고체연료 추진체 극초음속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추가로 분석 중에 있다. 이 미사일은 이동식발사대(TEL)에서 발사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북한은 지난 1월 15일 고체연료 추진체계를 적용한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당시에도 발사장소는 오늘(26일)과 동일한 평양 일대였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지난 5월 30일 이후 27일 만이다. 당시 북한은 순안 일대에서 600mm 초대형 방사포 10여발을 발사했다.

북한은 24일에 이어 25일 밤에도 오물풍선을 살포하는 등 사흘 연속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북한의 복합적인 도발은 이달 말 한미일이 처음으로 실시하는 다영역훈련 '프리덤 에지'를 앞두고 미 핵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스함 등 미 제9항모강습단이 지난 22일 부산에 입항한 것에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특히, 루스벨트함은 10만t(톤) 급으로 '다목적 전투기 슈퍼호넷' 등 항공기 90여대를 싣고 있어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린다.

또, 전날 충남 보령 웅천사격장에서는 육군의 다연장 로켓(MLRS) K-239 '천무' 실사격 훈련이 실시되기도 했다. 다연장로켓 천무는 유사시 북한의 방사포와 장사정포의 위협에 대응하는 우리 군 대화력전의 핵심전력이다.

우리 군은 26일 연평도, 백령도 등 서북도서에서 K-9 자주포 해상실사격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9·19 군사합의 전면 효력 정지 이후 서해완충구역에서 처음으로 사격훈련이 이뤄지는 것이다.

북한이 그동안 서해 해상실사격훈련에 민감하게 반응해 온 만큼, 이번 훈련 실시 이후 한반도 긴장수위는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해병대사령부에 따르면 서북도서방위사령부(이하 서방사) 예하 해병대 제6여단과 연평부대는 26일 각각 백령도와 연평도에서 해상사격훈련을 실시했다.

해병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훈련은 최근 GPS 교란, 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도발로 인해 9·19 군사합의 효력이 전부 정지되고 시행되는 첫 서북도서 해상사격 훈련"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훈련 이후에도 정례적인 해상사격훈련으로 해병대 화력운용능력 향상과 군사대비태세의 완전성 제고를 추진할 예정"이라며 서북도서 정례 해상사격훈련의 본격 재개를 공언했다.

7년 만에 재개된 연평도 해상 실사격 [사진=연합뉴스]
7년 만에 재개된 연평도 해상 실사격 [사진=연합뉴스]

美 "불법 안보저해 행위 삼가야" "러, 북에 핵·장거리미사일 개발 지원할 수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난달 30일 SRBM으로 추정되는 비행체 10여발을 쏜 이후 27일 만이다.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난 1월14일 처음 시작됐고 이날까지 올해 벌써 7번째다. 북한은 올해 순항미사일도 6번 발사했다. 포사격, 무기체계 시험 등을 모두 포함하면 올해만 18번째 무력 시위다.

북한은 최근 러시아와 군사동맹에 가까운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 체결을 전후하여 한층 자신감을 보이는 모습이다.

지난달 28일부터 현재까지 총 6차례 오물풍선을 살포했으며 북러 정상회담 직후였던 지난 20일에는 군사분계선(MDL·휴전선)을 약 20m 침범하기도 했다. 또, GPS(위성항법장치) 교란 등을 자행하며 우리 민간 선박과 항공기 운항에 피해를 주고 있다.

이처럼 북한의 도발이 지속되자 미국 정부도 추가적인 안보 위협 행위를 자제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는 25일(이하 현지시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인지하고 있으며,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지역 동맹국들과 긴밀히 협의 중"이라며 "미국 정부 차원에서 이러한 행위를 규탄하며, 북한에 추가적인 불법 안보 위협 행위를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국무부 대변인도 "이러한 발사가 북한 주변 국가들에게 위협이 되며, 지역 안보를 약화시킨다"며 "미국은 북한과의 외교적 접근을 지속하고, 대화 참여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최근 북한과 러시아가 군사동맹에 준하는 조약 체결을 계기로 북한의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역량 개발을 도울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커트 캠벨 국무부 부장관은 24일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외교협회(CFR) 행사에서 북한과 안보 조약을 체결한 러시아가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북한이 (러시아에서) 반대급부로 무엇을 받을지를 두고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은 북한의 핵, 장거리 미사일 개발 계획과 관련될 수 있으며 어쩌면 에너지 같은 다른 것일 수도 있다"고 답했다.

그는 최근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침범과 도발적인 메시지, 대화 거부 태도를 거론하고서 "이것은 매우 위험한 전개이며 우리는 매우 긴밀히 주시하며 관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 미 항모 루스벨트함 설명 청취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미 항모 루스벨트함 설명 청취 [사진=연합뉴스]

尹, 대구 찾아 "북한 규탄"…美 항모 승선해 "한미동맹 굳건"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6·25 전쟁 74주년을 맞은 25일 북한을 규탄하는 한편 한미동맹을 강조하는 등 안보에 방점을 찍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6‧25전쟁 제74주년 행사'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6·25 기념행사에서 "북한은 퇴행의 길을 고집하며 지구상의 마지막 동토로 남아 있다"며 "주민들의 참혹한 삶은 외면하고 동포들의 인권을 잔인하게 탄압하면서 정권의 안위에만 골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주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와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맺고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군사, 경제적 협력 강화마저 약속했다"며 "역사의 진보에 역행하는 시대착오적 행동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군은 어떠한 경우라도 북한이 대한민국을 감히 넘보지 못하도록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북한의 도발에 압도적으로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후에는 부산 해군 작전기지에 정박 중인 미 해군 항공모함 루스벨트에 승선해 굳건한 한미동맹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1974년 박정희 전 대통령, 1994년 김영삼 전 대통령에 이어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세 번째로 미 항공모함에 승선했다.

윤 대통령은 루스벨트함 격납고에서 한미 장병 300여명과 만나 "이번 루스벨트 항모 방한은 지난해 4월, 저와 바이든 대통령이 채택한 워싱턴선언의 이행 조치"라며 "강력한 확장억제를 포함한 미국의 철통같은 대한 방위공약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은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면서 핵 선제 사용 가능성을 공언하며 한반도와 역내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며 "한미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굳건하며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우리의 동맹은 그 어떠한 적도 물리쳐 승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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