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혈세관광 사실이면 국정농단" "권력형 비리 냄새"
배현진 "기내식 비용 일반인 1년 연봉 웃돌아".. 與 "4인가족 5년치 식비 탕진"
여권 내부서도 신중론.. 김건희 특검법 정당성 생길 수도
천하람 "이재명 대표가 김정숙 김건희 다 하자고 하면?"
친문 윤건영 "김건희 기내식 비용은?" 이준석 "윤 순방예산 탐나는 조사 대상"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3일 '김정숙 종합특검법'을 발의해 논란이 예상된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6/651726_457595_5526.jpg)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여권이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의 단독 인도 방문을 두고 "타지마할 관광"이라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3일 '김정숙 종합특검법'을 발의해 논란이 예상된다.
현재 의석수를 감안하면 통과될 가능성이 낮지만 김건희 특검법을 추진 중인 야권에 대한 맞불 성격으로 풀이된다. 여권 내에서도 수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으나 오히려 역풍을 우려하는 모습이 감지되고 있다.
당장 친문핵심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순방 비용을 공개하라며 반박에 나섰다.
윤상현 "혈세관광 사실이면 국정농단" "권력형 비리 냄새"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정숙 여사와 관련된 각종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 도입 법안을 3일 발의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에 대한 야권의 특검법 발의에 대한 '맞불' 성격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윤 의원은 이날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 관련 직권남용·배임 의혹 ▲옷값 특수활동비 사용 의혹 ▲청와대 경호원 수영 강습 의혹 ▲단골 디자이너 양모 씨 행정관 부정채용 의혹 등을 아우르는 특검법을 발의할 계획이다.
그간 국민의힘에서 김정숙 여사의 관련 의혹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인사들은 많았지만, 특검법을 발의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윤 의원은 3일 기자회견에서 "김정숙 여사의 타지마할 방문이 결국엔 셀프초청, 혈세관광, 버킷리스트 외유였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며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며 "단독 외교가 아닌 명백한 셀프초청"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초보다 열다섯 배의 혈세를 투입하고, 대통령 휘장을 단 전용기를 띄워 기내식 비용으로만 수천만원을 탕진했다는 문건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며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명백한 국정농단"이라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회견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김건희 여사 특검법의 모체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이다. 이미 대통령하고 결혼하기 전에 발생했던 사인 때 일이고 김정숙 특검은 대통령 부인으로 있을 때 사건"이라며 "결국 원내 지도부에서 아마 여야 협상을 통해 가닥이 잡힐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당이 야권발 특검 주장을 '수사기관 수사가 먼저'라는 논리로 반대했던 데 대해선 "(김정숙 여사를) 검찰에서 수사하면 야당 탄압, 검찰공화국, 이런 프레임을 씌울 것 아니냐"며 "무엇보다도 문 전 대통령 배우자, 권력형 비리의 냄새가 난다. 수사가 아니라 특검을 하는 게 훨씬 더 진상규명에 좋다"고 강조했다.
배현진 "기내식 비용 일반인 1년 연봉 웃돌아".. 與 "국민께 진상 알려야"
최근 국민의힘은 배현진 의원 등을 중심으로 김정숙 여사의 2018년 인도 타지마할 방문을 집중적으로 파고들고 있다. 당초 인도 측이 초청한 인사는 김정숙 여사가 아니었다는 것을 통해 '셀프 초청' 논란에 불을 붙인 데 이어 김정숙 여사가 탄 전용기에서 기내식비가 6292만원 소요됐다는 것까지 지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31일 배현진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2018년 11월 김 여사의 인도 순방을 위해 대한항공과 2억3천670만원 규모에 해당하는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이중 기내식비로 책정된 비용은 6천292만원으로, 연료비(6천531만원) 다음으로 많았다. 당시 탑승 인원은 총 36명이었다.
배 의원은 "영부인만의 인도 방문에 대통령 전용기를 띄웠던 것도 부적절한데, 일반 국민 1년 연봉을 훨씬 웃도는 비용이 기내식으로 쓰였다는 것에 놀라울 따름"이라며 "총 4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들여 영부인이 인도에 다녀온 건에 대해 지금이라도 세부 지출 내역을 들여다보고 명확하게 실체를 규명해야 한다"고 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국민의힘은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박준태 원내대변인은 1일 논평을 내고 "영부인 단독외교의 불편한 진실은 밝혀달라"며 "아무리 고급 식성을 가진 미식가, 식도락가라 하더라도 어떻게 4인 가족의 5년 치 식비를 나흘 만에 탕진할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은 1인 25만원으로 가계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그 250배가 넘는 혈세가 낭비된 것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며 "국민 혈세가 주머니 속 공깃돌처럼 마구 사용해도 되는지 민주당에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호준석 대변인도 논평에서 "영부인의 첫 단독 외교라 주장하며 대통령도 타지 않은 대통령 전용기로 3박 4일에 걸쳐 인도를 방문한 것은 그저 단독 관광에 혈세를 쓴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호 대변인은 "명백한 '셀프 초청'에 전용기를 타고 원포인트 타지마할 관광을 하며 혈세를 펑펑 쓴 것으로도 모자라 단독 외교라 포장하는 것은 국민께 도의가 아니다"라며 "지금이라도 솔직해지시라. 의혹은 걷잡을 수 없는 수준에 이르고 있고 이제 국민께서는 진실을 알고 싶어 하신다"고 말했다.
여권 내부서도 신중론.. 김건희 특검법 정당성 생길 수도
천하람 "이재명 대표가 김정숙 김건희 다 하자고 하면?"
다만 김정숙 특검법에 대해서는 여당 내에서도 신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수사가 필요한 사안이지만 자칫하다가는 야권이 추진하는 김건희 특검법에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성일종 사무총장은 이날 CBS라디오에 나와 윤상현 의원이 (특검법안을) 가지고 오면 (공동발의자로) 사인할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저는 사인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런 부분은 수사를 하면 될 일"이라며 "수사가 미진하거나 문제가 있었을 때는 특검으로 가야 될 것"이라고 했다.
나경원 의원도 이날 의원총회를 마치고 나온 뒤 취재진에게 "기본적으로 항상 수사를 먼저 지켜보고 미진한 게 있다면 특검을 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나 의원은 "김정숙 여사와 관련된 의혹이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며 "의혹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하는데 특검의 방법으로 할지, 수사의 방법으로 할지 좀 더 잘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가 여권에서 '김정숙 여사 특검법'을 발의하려는 것을 두고 "굉장히 악수"라고 내다봤다. 야권에서 김정숙 여사 특검법을 받고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주장할 수 있기 때문에 되려 여당에게 좋지 않다는 해석이다.
천 원내대표는 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우리도 (김정숙 여사 특검을) 받을 테니 김건희 여사 특검도 받으라고 '묻고 더블로 가라'고 하면 국민의힘은 어떻게 할 건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디올백 받는 게 국민에게 보인 김건희 여사 특검은 안 하고 왜 김정숙 여사 특검 같은 소리를 하느냐,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의 내로남불 아니냐 이게 더 명징하게 보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친문 윤건영 "김건희 기내식 비용은?" 이준석 "윤 순방예산 탐나는 조사 대상"
친문 핵심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3일 여당의 특검법 발의에 대해 "100% 정쟁용"이라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채상병 특검법' 물타기이자 '김건희 여사 방탄용 특검'"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윤건영 의원은 특히 여당이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에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당시 대통령 전용기를 사용하며 6천200여만원의 기내 식비를 쓴 것을 지적한 것을 두고 "욕도 아까운 저질 정치공세"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윤건영 의원은 "김정숙 여사의 기내식 비용이 많다고 주장하려면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기내식 비용을 공개하고 상호 비교하는 게 맞는다"라며 "모르긴 몰라도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기내식 비용이 훨씬 많을 것이다. 작년 한 해 윤 대통령이 순방에 쓴 비용이 578억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내식 비용) 회계 처리를 김정숙 여사가 어떻게 알겠나"라며 "당시 실무자들을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도 3일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 예산도 들여다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직 대통령 부부야 이제 퇴임했지만 현직 대통령은 ing(현재진행형)니까 문제가 있으면 바로 잡아야 한다"고 적었다.
이어 "원래 그물코를 좁히면 사회의 기준이 같이 바뀌는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순방예산은 입법부 입장에서 자료만 준다면 탐나는 조사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윤석열 정부의 모든 순방 관련 비용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반복되는 풍문처럼 순방지에서 기업 회장들과 가졌다는 술자리 등의 비용을 세금으로 냈는지 기업 회장들이 부담했는지 국민들이 알 수 있다면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 비용을 조사해보고 잘잘못을 따지는 것도 해볼 만하다 본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전날에도 김 여사 특검법 발의에 대해 "두 글자로 줄이면 '생쇼'"라며 "원래 특검은 대통령이 법무부 장관과 인사권을 통해 통제할 수 있는 수사기관이 여당에 불리한 수사를 하지 않을 때 야당이 주장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정숙 여사에 대한 수사를 여권이 주장하려면 그냥 당 차원에서 혐의를 잡아서 수사기관에 고발하면 된다. (특검법 발의는) 여당이 정부와 정부 기관을 신뢰하지 못한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이 생쇼로 인해서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 민주당이 특검을 남발하는 것을 비판할 수도 없게 됐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