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헤즈볼라 사령관 표적 사살하며 양측 교전 격화
헤즈볼라, 로켓 수백발 쏘며 보복.. 이스라엘, 헤즈볼라 공격 작전 계획 승인
美, 이스라엘에 "헤즈볼라와 전쟁하면 이란 개입할 수도".. 특사 파견
헤즈볼라, 하마스와는 차원 달라.. 이스라엘·헤즈볼라 전면전시 5차 중동 전쟁

레바논 헤즈볼라 [사진=EPA=연합뉴스]
레바논 헤즈볼라 [사진=EPA=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최근 이스라엘과 레바논 헤즈볼라의 교전이 격화되면서 국지전을 넘어 전면전으로 번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중동 확전을 원치 않는 미국은 이스라엘을 향해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으나 이스라엘군은 18일(이하 현지시간) 레바논 공격을 위한 작전계획을 승인하며 전면전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만일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전면전을 펼친다면 5차 중동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스라엘, 헤즈볼라 사령관 표적 사살하며 양측 교전 격화

헤즈볼라, 로켓 수백발 쏘며 보복.. 이스라엘, 헤즈볼라 공격 작전 계획 승인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지난해 10월 7일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접경지역에서 지속적으로 소규모 교전을 벌여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양측의 공격 수위가 올라가면서 정면충돌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이 지난 11일 헤즈볼라 고위 사령관 중 한 명인 탈렙 압둘라를 표적 사살하면서 양측 무력 충돌은 갈등 발발 이후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헤즈볼라는 다음 날인 12일 이스라엘 북부 군 기지에 약 250발의 로켓을 발사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이후 헤즈볼라가 단행한 최대 규모 공격이다. 헤즈볼라는 보복 차원에서 유도 미사일과 로켓으로 이스라엘의 무기 공장과 군 지휘소, 공중감시 기지 등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어 13일에도 로켓 100여발과 드론 30대를 이스라엘 북부 군사 본부로 날려보냈다.

그러자 이스라엘은 14일 투석기와 유사한 장비를 동원해 다수의 불이 붙은 물체를 레바논 남부 헤즈볼라 근거지에 투척했고, 16일에도 레바논 남부 국경 마을에 무인기와 전폭기를 동원해 8차례 폭격을 가했다.

이스라엘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레바논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작전을 정식으로 승인하며 전면전 의지를 드러냈다.

연합뉴스와 이스라엘 매체들에 따르면 오리 고르딘 북부사령관, 오데드 바슈크 작전 본부 사령관은 이미 공격 작전 계획을 승인하고 북부 사령부에서 합동 상황보고를 끝냈다고 18일 보도했다.

이는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국경에서 앞으로도 헤즈볼라에 대한 전투를 계속해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한 것이라고 이스라엘군 사령부는 밝혔다.

이스라엘군과 내각 일부에서 헤즈볼라와의 전쟁이 불가피하다는 견해가 나오는 이유는 가자전쟁 이후 지속된 헤즈볼라의 공습으로 이스라엘 북부에서 대피한 국민 6만여명이 아직도 복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전면전으로 갈등에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군사 작전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것도 헤즈볼라와의 전면전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6일 라파에 대피령을 내린 이후 라파 동부 외에 중심부와 서부까지 전차로 밀고 들어와 본격적인 지상전을 전개했으며, 이집트와 연결된 완충지대인 '필라델피 회랑'을 점령해 하마스의 지하 터널을 파괴했다.

이를 통해 라파 지역 소속의 하마스 4개 대대 중 3개를 거의 완전히 해체했으며 그동안 벌여 오던 대규모 작전을 곧 마무리할 전망이라고 WP는 전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도 지난 15일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의 라파 지역 대대들을 거의 다 해체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美, 이스라엘에 "헤즈볼라와 전쟁하면 이란 개입할 수도".. 특사 파견

이스라엘와 헤즈볼라의 교전이 격화되면서 가자 전쟁이 확대할 우려가 커지자 미국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연합뉴스와 6일 악시오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레바논 침공이 이란이 사태에 개입하는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고 이스라엘에 경고했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전쟁 확대 또는 통제 불능 상태로 접어들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명했다고 전해진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도 지난 5일 브리핑에서 "우리는 그(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고조되는 것을 피하고자 치열한 외교적 대화 및 외교 협상을 벌여왔다"며 "이스라엘은 그동안 비공개적으로 또는 공개적인 자리에서 외교적 해결책을 선호한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밀러 대변인은 "분쟁 확대는 이스라엘과 레바논에서 추가적인 인명 손실을 초래할 것이며 이스라엘의 전반적인 안보와 이 지역의 안정에 큰 해를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면전 위기를 완화하기 위해 중동문제 보좌관 에이머스 호치스타인을 이스라엘로 급파했다.

호치스타인 보좌관은 17일 이스라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을 만난 데 이어 18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찾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무력 충돌은 충분히 오래 지속됐다"며 "이 갈등을 외교적으로 조속히 푸는 것이 모두의 이해와 관련이 있다"고 강조했다.

헤즈볼라, 하마스와는 차원 달라.. 이스라엘·헤즈볼라 전면전시 중동 전쟁으로 확산

레바논 헤즈볼라는 팔레스타인 하마스와는 차원이 다른 군사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지난 2006년 5주 동안 전쟁을 벌였는데 당시 이스라엘 160명, 레바논 10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100만 명 이상이 난민이 됐다.

이후 헤즈볼라의 군사력이 더 강해진 것을 감안하면 양측이 전면전을 벌일 경우 피해가 훨씬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슐로모 브롬 이스라엘군 준장은 전면전이 일어나면 드론 등 헤즈볼라가 보유한 무기들이 이스라엘 대공 방어망을 압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헤즈볼라군은 또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 정부군 편에 서서 풍부한 전투 경험을 쌓았다.

NYT는 "헤즈볼라는 하마스는 물론 예멘의 후티 반군, 이라크와 시리아의 시아파 민병대 등 소위 이란이 지원하는 '저항의 축'의 핵심"이라며 "전쟁의 피해는 (가자지구 전쟁과는) 비교할 수 없이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결국 하마스와의 휴전만이 헤즈볼라도 잠재울 수 있는 방법이지만, 이스라엘 극우 세력은 정부에 레바논 침공을 부추기고 있다"고 우려했다.

무엇보다 양측 간 전면전은 중동 전체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13일 AFP통신에 따르면 푸아드 후세인 이라크 외무부 장관은 이날 알리 바게리-카니 이란 외무장관 대행과 함께 한 기자회견에서 "레바논 남부가 공격받으면 역내 전체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헤즈볼라와 전면전이 일어난다면, 이란은 물론 시리아, 이라크까지 개입해 미국은 이 분쟁에 더 깊이 끌려들어 가게 될 것"이라며 "바이든 정부는 레바논에서의 분쟁을 확대하지 말라고 이스라엘에 경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