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하면서 대선까지 욕심내면 자기 사람으로 줄 세우는데 연연"
"한동훈 전 위원장·원희룡 전 장관은 대선 디딤돌로 생각하는 것 같아"
"한동훈 채상병 특검 수용론 순진한 생각…원희룡 당정일체 이미 실패"
"나는 반한 아냐, 한 전 위원장 대선후보로 만들어가려면 경험 쌓아야"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2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미래혁신포럼 창립총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2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미래혁신포럼 창립총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박상현 기자] 지난 23일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의원이 이번 전당대회가 윤석열 대통령이 중심이 되어선 안 되며 지난해처럼 연판장 사태가 되풀이될 경우 당이 폭망한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과 거리를 둔다는 생각이다.

이와 함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채상병 특검 수용론에 대해 순진한 생각이라고 비난했고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장관의 당정일체 주장은 이미 실패한 것이라며 두 당권 경쟁 후보들을 비판했다. 

나경원 의원은 24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자신이 2027년 대통령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면서 국민의힘을 되살리기 위한 소신을 전했다.

"대선 포기 쉽지 않았지만 사심 버리지 않으면 당 망가져"

나 의원은 "당이 어려운데 이번에 대표에 출마하려면 나의 꿈을 내려놓아야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당대표 출마를 놓고 끝까지 고민했다. 이번에 선출되는 대표는 무기력한 당을 바꾸고 쇄신하고 개혁해야 하는데 그러면 사심을 내려놓고 2년 임기를 채우면서 당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이 다음 대선에 나가야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으면 자기 사람으로 줄 세우고 당 조직을 바꾸는데 연연하게 된다. 그래서 내가 대선주자가 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무기력한 당을 살리지 않으면 대선이고 뭐고 없기 때문에 2027년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나 의원은 "한동훈 전 위원장이나 원희룡 전 장관이나 이번 당대표를 (대선의) 디딤돌로 생각하는 것 같다. 나 역시 꿈을 크게 갖고 있지만 이번에는 당을 살리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다"며 "여기서 나까지 사심을 갖는다면 당이 산으로 갈 것 같았다. 사실 어제 불출마 선언하고 났더니 지지자들이 불출마 건의한 비서관과 보좌관을 자르라고 하더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나 대표는 "(당대표로서 대선에 대한 부분을) 내려놓지 않으면 큰 혼란이 온다. 공정하게 대선 판을 벌일 수 있는 장을 만드는 것이 지금 당 대표의 책무다. 당 밖에 있는 홍준표 시장, 오세훈 시장, 이철우 지사까지 앞으로 우리 당의 대선주자 될수 있는 사람들이게 많은 기회를 줘야 우리 당이 풍성해진다"며 "민주당의 불행도 지금 이재명 당대표만 대선주자로 보인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일당 독재 체제로 자꾸 가고 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23일 국회에서 당 대표 출마선언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23일 국회에서 당 대표 출마선언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통령과 소통에 대한 부분 알리는 건 윤심팔이"

나경원 의원은 한동훈 전 위원장과 윤상현 의원, 원희룡 전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과 관계를 유독 강조하는 것에 대해 결국 윤심팔이 또는 그 반대라는 것을 부각시키기 위한 시도라고 평가절하했다.

나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은) 윤 대통령과 너무 거리가 있다고 갈등과 분열이 있을까봐 하는 걱정에 대해서는 수평적 당정관계라고 주장하면서 통화 몇 분 했다는 식으로 나온다. 또 누구는 (윤 대통령을) 만나고 왔다는 식으로 윤심을 판다"며 "당대표에 출마하는 사람은 대통령과 소통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런데 소통에 관한 자세한 내용이나 방법을 알리는 것은 모두 의도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당정 동행이란 말을 썼다"고 말했다.

또 나 의원은 "원 전 장관이 당정 일체를 들고 나왔는데 이미 실패를 목도했다. 총선 전에 지도부가 당정 일체를 주장했는데 정작 총선 때는 당정 갈등과 분열이 극에 달했다"며 "국민행복을 위해 당정이 함께 가는 것이 중요하다. 당대표는 대통령과 긴밀하게 협의는 하지만 밖으로 드러내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잘 된 것은 대통령의 공으로 돌리고 잘못됐을 때는 본인이 책임져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러면서 나 의원은 "한동훈 전 위원장이 처음 당에 왔을 때 윤 대통령이 좋아한다니까 잘 됐다고 생각하고 우리가 설득하기 어려운 것을 설득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최근에 (호칭이 이상하다는 얘기를 듣고) 너무 깜짝 놀랐다"며 "또 이번 전당대회는 윤석열 대통령이 중심이 되는 것 자체가 당의 수평관계고 뭐고 다 안 된다. 윤 대통령이 전당대회 중심이 되어는 안 된다. 또 지난 전당대회 처럼 연판장 사태는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고 윤석열 대통령과 일정 부분 거리를 뒀다.

"채상병 사건 진실규명 급하지만 특검법은 대통령 탄핵 의도에 불과"

나경원 의원은 채상병 사망사고에 대해 진실규명이 시급한 것은 맞지만 범야권에서 추진하고 있는 채상병 특검법은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하기 위한 의도에 불과하다면 선을 그었다. 이와 함께 한동훈 전 위원장의 특검법 찬성 의견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나 의원은 "채상병 사건에 대해 너무 가슴이 아프고 실체 진실 규명도 빨리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가 책임이 있는지 규명해야 하고 그래서 공수처가 빨리 수사해야 한다"며 "다만 청문회도 그렇고 특검법안이 처음 발의되고 수정하는 경위를 보면 진실규명보다 대통령 격노, 지시에 대해서만 집중되어 있고 사건 발생 경위가 아닌 사단장에 대한 부분에만 집중되어 있다. 진실규명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고 민주당의 대통령 탄핵으로 가기 위한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나 의원은 "정국을 흔드는 것을 넘어선 그런 의도가 보이고 청문회를 통해 확연히 드러났다. 그런데 국민 여론만 얘기하면서 (한동훈 전 위원장이) 특검에 대한 입장을 그렇게 바꿀 수 있느냐. 공수처 수사가 이상하면 당연히 특검 가야 하지만 지금부터 그렇게 하면 한동훈 특검도 야당이 발의했고 여론조사 높으면 특검 받을 것이냐"며 "특검에 찬성하는 것은 정말 나이브하고 순진한 생각이다. 그래서 정치 역시 좀 오래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라고 한 전 위원장을 직격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거 받고 나면 다음에는 이거 받아라, 저거 받아라 계속 할 것이기 때문에 특검 정국으로 계속 굴러가고 결국 진짜 해야 할 민생 문제는 온데간데 없게 된다. 특검만 하고 있게 생겼다"며 "특검은 특검대로 하고 민생은 민생대로 하는 투 트랙 하면 좋겠지만 국회가 온통 특검에 빠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나경원 의원은 지난 23일에도 자신의 SNS을 통해 "한동훈 전 위원장의 출마선언문은 마치 분열과 충돌, 혼란의 예고장처럼 들렸다"며 "한 전 위원장이 특검 수용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의 특검은 진실규명이 아닌 정권붕괴용이다. 특검 수용론은 순진한 발상이고 위험한 균열"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당 대표에 출마한 나경원 의원이 24일 오세훈 서울시장 시청 집무실을 방문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당 대표에 출마한 나경원 의원이 24일 오세훈 서울시장 시청 집무실을 방문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리 당을 지켜온 지역 뿌리는 영남…지역 소통 위해 TK 찾아"

나경원 의원이 전당대회 출마를 하기 전에 TK를 찾아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를 만난 것에 대해 국민의힘 지역 뿌리 지역을 찾아 당심과 민심을 듣고 소통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나 의원은 "우리 당을 지켜온 지역적 뿌리는 영남이다. 영남에서 전폭 지원을 해줬고 우리가 흔히 보수의 심장이라는 표현을 쓴다. 그런데 특별히 TK지역에 예산을 더 해드리는 것도 없어 항상 불만이 많다. 그래서 지역의 당심과 민심을 듣는 것이 맞고 소통하는 것이 보수 지역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해서 방문했다"며 "비공개 자리에서 있었던 발언을 얘기하는 것은 그렇지만 홍준표 시장과 이철우 지사 모두 지지선언을 하신거나 마찬가지인 발언을 했다고 본다. 모두 당을 책임져달라는 취지로 말해줬고 격려해줬다"고 밝혔다.

또 나경원 의원이 친윤계의 지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서 원 전 장관이 전격적으로 당대표에 출마한 것에 대해서도 경쟁 구도에 대해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나 의원은 "당시에 친윤, 비윤 또는 반윤이 아니라 친한, 반한 구도 비슷하게 만들었던 것 아닌가 생각한다. (친윤에서 나를 믿지 못해 원 전 장관을 내세웠다는) 소문이 났다면 친윤이 아니라 반한 중에서는 누구를 해야 한다고 했을 것"이라며 "그런데 나는 반한이 아니다. 한동훈 전 위원장은 앞으로 대선후보로서 잘 만들어가고 역량이나 경험을 키워나가야 한다. 사실 총선 때도 비례대표나 서울에서 당연히 당선되는 곳을 본인 지역으로 삼고 전국 유세도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불출마한다고 했을 때 한 전 위원장이 정치를 잘 모르는구나하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내 갈 길을 가려한다. 계파 덕 본 적도 없다. 다만 또다시 제2의 연판장 같은 사건은 있어서는 안 된다. 용산이 개입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당은 정말 폭망"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나 의원은 24일 SNS을 통해 "오세훈 시장과 서울 민심과 당의 미래에 대해 깊은 대화를 나눴다. 국민의힘이 재집권에 성공하기 위해 반드시 서울과 수도권 민심을 더 잘 읽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인식도 공유했다"며 "서울 험지에서 5선을 한 중진의원의 지혜와 전략, 경험을 모두 쏟아 우리 당이 더욱 민심에 가까운 정당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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