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집권 초기 '대선 당시 애들' 써야하는 것 아니냐는 말 들어"
"김건희 여사와 진중권 등 평론가와 자주 교류한다는 얘기도 있어"
"한동훈에게 여론 청탁 받았다는 장예찬, 자신이 직접 했다는 증언"
"한동훈 관련 기사 댓글, 보수진영 일반적인 것과 연령층·성별 달라"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지난달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1차 전당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지난달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1차 전당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박상현 기자] 김건희 여사가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비상대책위원장이었을 때 보낸 메시지에서 '댓글팀'이 언급돼 진위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국민의힘 대표 시절에 댓글팀 또는 여론조성팀이 자신도 모르게 운영됐다는 정황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으로부터 자신을 띄워달라는 청탁을 받았다고 말한 장예찬 전 최고위원의 주장에 대해 허풍만은 아닐 것이라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이준석 의원은 12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최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나오고 있는 여론조성팀 운영 논란에 대해 실제로 자신이 국민의힘 대표 시절 당 내부에서 몰래 운영된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댓글팀 논란은 윤석열 대통령 부인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총선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던 한동훈 후보에게 보낸 문자에서 '댓글팀'이 언급되면서 시작됐다. 김건희 여사는 한동훈 전 위원장에게 "요 며칠 제가 댓글팀을 활용해 한동훈 위원장과 주변에 대한 비방을 시킨다는 얘기를 들었다. 모든 걸 걸고 말할 수 있는 것은 결코 그런 일은 없었고 앞으로도 있을 수 없다"고 적었다.

그러나 장예찬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김건희 여사가 아닌 한동훈 후보의 댓글팀 운영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장 전 최고위원은 지난 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한동훈 후보야말로 법무부 장관할 때부터 여론관리를 해주고 우호적인 온라인 여론을 조성하는 (댓글)팀이 별도로 있었다"고 폭로했다. 또 그는 같은날 JTBC <오대영 라이브>에서도 "온라인 커뮤니키에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에 우호적인 게시글을 만들어서 여러 유뷰터들이나 스피커들, 방송에 나오는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유포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장 전 최고위원은 지난 11일 자신의 SNS을 통해 '참여연대 조지는데 요긴하게 쓰시길, 지금 한동훈, 장예찬 찰떡콤비임. 장관님께도 보고드림'이라는 지난해 5월 16일 문자를 비롯한 모두 4개의 문자 내용을 공개하며 "여론조성팀 관계자들에게 받은 텔레그램 몇 개만 텍스트로 공유한다"고 적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후보가 12일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대구ㆍ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후보가 12일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대구ㆍ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청탁받았다는 장예찬, 직접 여론조성팀 관여했을 것"

이에 대해 이준석 의원은 "한동훈 후보 입장에서는 본인에 대한 의혹에 대해 모두 부인했고 원희룡 후보는 세게 몰아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장예찬 같은 장외 인사가 건드리고 있다"며 "장예찬 전 최고위원 같은 사람이 조력해주고 민주당에서도 여론 조성팀, 여론 관리팀, 댓글팀 의혹이라며 강하게 나오고 있다. 조국혁신당 역시 '한동훈 특검'에 대해 조금만 더 (근거가) 나오면 해야 될 것 같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이어 "만약 한동훈 특검이 들어가게 되면 해병대 특검과 김건희 여사 특검은 다 사라지고 한동훈 특검만 진행되는 상황이 나올 수도 있겠다, 이상한 방향으로 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준석 의원은 "장예찬 전 최고위원은 최고위원이었던 자신에게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 측에서 이슈화해달라고 청탁한 것 자체를 문제삼고 있다. 법무부 장관은 법무부 일에 신경 써야지 정당에 자신을 띄워달라고 하는 것 자체를 이례적으로 보고 있다"며 "이런 정황을 잘 알고 있는 장예찬 전 최고위원은 증거를 대라고 반발하고 있는 한동훈 캠프에 대해 '뭣도 모르고 나서지 말라. 한동훈 전 위원장이 직접 나를 고소하라'고 얘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의원은 "(여론조성팀에 공무원도 있었다는 얘기를 한) 장예찬 전 최고위원이 제3자적 입장에서 주장한 것이 아니라 본인이 이 안에 들어 있었다는 취지로 얘기하더라"며 "장예찬 최고위원이 4개 문자 하기 전에 한동훈 전 위원장이 '이준석 까달라'고 자신에게 부탁했다는 식으로 얘기했는데 이건 목격자나 증언자가 아니라 본인이 그 안에 있었던 사람이 아닐까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라고 밝혔다.

김건희 여사가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민주주의진흥재단(NED)에서 열린 북한인권간담회에서 북한 억류 피해자와 유족, 북한인권 개선 활동 중인 탈북민, 북한 전문가 등을 만나 북한의 인권문제와 개선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누며 메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건희 여사가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민주주의진흥재단(NED)에서 열린 북한인권간담회에서 북한 억류 피해자와 유족, 북한인권 개선 활동 중인 탈북민, 북한 전문가 등을 만나 북한의 인권문제와 개선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누며 메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선 때 있던 애들이 댓글팀을 얘기하는 것으로 느껴"

한편 이 의원은 국민의힘 대표 시절 일부 인사로부터 당내에 여론조성팀이 운영됐다는 정황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당 차원에서 (여론조성팀을) 운영하지 않았고 다만 후보 측에서 관계자들이 여론조성팀 같은 것을 돌렸을지는 모르는 일이다. 몇 군데 의심 가는 정황들이 있긴 했지만 그때는 선거 캠페인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며 "윤석열 정부 초기에 용산 대통령실 이전 등으로 여론에 좋지 않게 돌아가니까 모 인사가 '그때 대선 때 있던 애들 좀 써야 되는 것 아니냐'는 말을 하더라. 그래서 내가 화들짝 놀라 '대선 때 뭘요'라고 뒤물었더니 입을 닫더라. 대선 때 있던 애들이 댓글팀을 얘기하는 것으로 느꼈다"고 밝혔다.

이준석 의원은 당시 해당 발언을 한 인사가 누구인지에 대해 입증 책임을 이유로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주요 인사였다고 귀띔했다.

또 이 의원은 "김건희 여사가 (진중권 교수 등) 평론가들과 자주 교류한다는 얘기도 들어봤다. 실제로 이번에 진중권 교수의 대화로 드러났다"며 "대통령과 친분을 자랑하는 사람들이 종편 방송 나가는 사람이 많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자기 유튜브 채널에 나와서 '대통령이 내 방송 본다, 대통령이 어제 이렇게 말했다'고 떠들고 다닌다. 유튜버 관리 같은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댓글을 다는 부대가 있다는 것까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무소속 장예찬 후보 [촬영 오수희 기자]
무소속 장예찬 후보 [촬영 오수희 기자]

"한동훈 기사에 달리는 댓글, 60대 여성 중심으로 달려"

이와 함께 한동훈 전 위원장의 기사에 달리는 댓글이 일반 보수진영 기사와 비교했을 때 연령층과 성별이 다르다며 댓글팀의 정황이 의심된다는 것을 은연중에 내비쳤다.

이준석 의원은 "한동훈 위원장에 대한 비판 기사가 올라오면 60대 여성을 중심으로 많은 댓글량이 잡힌다. 이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팬층에서도 하는 좌표찍기"라며 "또 장예찬 최고위원은 여론조성팀에 공무원도 있었다는 취지로 얘기했는데 증언이 너무 구체적"이라고 말했다.

또 이준석 의원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대해 원희룡 후보가 한동훈 후보와 각을 세우며 빌드업을 해놓긴 했지만 효과가 얼마나 날지는 잘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원희룡 후보가 지금까지 쌓아놓은 장작에 불을 붙일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인화성이 얼마나 있느냐에 따라 전당대회 결과가 많이 갈라질 것 같다. 다만 전당대회에서 가장 큰 조직이 지방선거를 대비하는 광역자치단체장인데 이들이 원희룡 후보 측을 지원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며 "나중에 윤핵관들이 광역자치단체장 나오려고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누가 자신을 지켜줄까 생각했을 때 원희룡보다는 한동훈이라고 생각한다. 원희룡 후보가 앞으로 남은 기간 이걸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관건인데 지금은 결선 없이 한동훈에게 가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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