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사일생 트럼프 "우리 사회 불화와 분열 반드시 치유해야"
"재집권시 김정은과 잘 지낼 것".. 우크라이나·가자 전쟁 종식도 언급
총격 후 트럼프 52%·바이든 47%.. 지지율 격차 더 벌어져
펠로시·오바마도 사퇴론 동참.. 코로나19 걸린 바이든, 후보 사퇴 임박?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대선 후보 지명을 수락했다 [사진=연합뉴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대선 후보 지명을 수락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8일(이하 현지시간)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 지명을 수락했다. 최근 암살 시도가 있었으나 극적으로 목숨을 건지며 조 바이든 대통령과 맞대결에서 우위에 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수락 연설을 통해 "미국 사회의 불화와 분열이 치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첫 TV토론회에서 고령 리스크가 부각된 후 당 안팎에서 거센 사퇴요구를 받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에 확진 돼 유세에도 나서지 못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격차가 더 커지자 오바마 전 대통령과 펠로시 전 국회의장이 공개적으로 후보 사퇴를 요구하고 나서 조만간 사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구사일생 트럼프 "우리 사회 불화와 분열 반드시 치유해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당대회 최종일인 18일 위스콘신주 밀워키 파이서브포럼(전당대회장)을 가득 메운 당원들 앞에서 후보직을 수락한다고 밝혔다.

1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후보 수락 연설에서 "미국의 절반이 아닌 미국 전체의 대통령이 되기 위해 출마했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리 사회의 불화와 분열은 반드시 치유되어야 한다. 그것을 빨리 치유해야 한다"며 "미국인으로서 우리는 하나의 운명과 공유된 운명에 함께 묶여 있다"면서 통합을 강조했다.

지난 13일 유세 중 총격으로 목숨을 잃을 뻔하자 불화와 분열이 아닌 통합을 메시지로 꺼내 든 것으로 해석된다.

오른쪽 귀에 당시 총격의 상처가 남아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4년을 시작할 것"이라며 "우리는 함께 모든 인종, 종교, 피부색, 신조를 가진 시민들을 위한 안전과 번영, 자유의 새로운 시대를 시작할 것"이라고 재차 통합을 선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과 2020년에 이어 3회 연속 공화당 대선후보가 됐다.

이번 대선에는 부통령 러닝메이트인 J.D. 밴스 연방 상원의원(오하이오)과 함께 4년만의 백악관 복귀를 노린다.

트럼프는 대선 뒤집기 시도 혐의 등으로 4건의 형사기소를 당하고, 5월 성추문 입막음돈 제공 관련 회사서류 조작 혐의로 유죄 평결까지 받으며 정치적 위기에 빠졌지만 지지세는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특히, 지난 13일 유세장 피격 사건 이후 지지층이 더욱 강하게 결집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에 비해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북미정상회담 시사.. 우크라이나·가자 전쟁 종식도 언급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수락 연설에서 주요 정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먼저, 재선에 성공하면 북미정상회담 추진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고 하지만, 나는 그들과 잘 지냈으며 우리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중단시켰다"며 과거 자신의 업적을 강조했다.

그는 "이제 북한은 다시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가 재집권하면 나는 그와 잘 지낼 것이다. 그 역시 내가 돌아오기를 바랄 것이고, 그가 나를 그리워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 전쟁 조기 종식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나는 현 (바이든) 행정부가 만들어낸 모든 국제 위기를 종식할 것"이라며 "여기에는 내가 대통령이었으면 일어나지 않았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이스라엘 전쟁 등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또, 중국과 관련해선 "중국은 핵무기를 만들고 있으며, 핵을 보유하고 있다"며 중국의 안보 위협을 강조했다.

경제정책면에서는 "파괴적인 인플레이션 위기를 즉각 끝낼 것"이라며 금리 인하도 시사했다.

아울러 취임 첫날 남부 국경을 봉쇄해 불법 입국자들의 미국행을 차단하고, 석유·천연가스 등 화석 에너지 시추를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총격 후 트럼프 52%·바이든 47%.. 지지율 격차 더 벌어져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 격차는 조금씩 더 벌어지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CBS 방송이 여론조사업체 유거브에 의뢰해 지난 16~18일 등록 유권자 2천247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52%로, 47%를 기록한 바이든 대통령을 5%p 앞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총격을 당하기 전인 지난 3일 조사에서는 트럼프 50% 바이든 48%였으나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이처럼 공화당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5%p 이상 격차로 앞선 것은 30여년 만의 일이라고 현지 언론은 강조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전제로 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가상 대결에서는 트럼프 51% 해리스 48%로 나타났다. 트럼프-바이든 가상대결 보다 지지율 격차가 좁혀진 것이다.

이에 민주당 내에서는 바이든의 후보 사퇴 및 후보 교체 여론이 더욱 강하게 불고 있다.

지난 13일 벌어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총격 사건 전후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층 60% 이상이 바이든의 후보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17일 AP 통신과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가 지난 11~15일 미국의 성인 1천25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0%는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지지층의 65%도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에 힘을 실었고, 무당층의 77%도 결단을 촉구했다.

펠로시·오바마도 사퇴론 동참.. 코로나19 걸린 바이든, 후보 사퇴 임박?

이처럼 바이든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강해지자 낸시 펠로시 전 미 하원의장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바이든 사퇴를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나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8일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펠로시 전 의장이 캘리포니아주 민주당원들과 일부 하원 지도부 의원들에게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포기하기로 결심하는 데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WP는 같은 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최근 측근들에게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 유지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WP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최근 측근들에게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승리의 길이 급격히 줄어들었다"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그동안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적 후원 세력이었던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원과 오바마 전 대통령이 사실상 후보사퇴론에 가세함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의 입지는 더 좁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설상가상으로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 19 감염으로 유세를 중단하고 델라웨어에서 격리에 들어간 상태다.

이에 일각에서는 바이든도 사퇴로 가닥을 잡았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타임스는 18일 "바이든 대통령과 가까운 몇몇 사람들이 그가 대선에서 질 수도 있다는 점과 당내서 분출하는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 후보 자리에서 내려와야 할 수도 있다는 점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최근까지만 해도 바이든 대통령의 완주를 자신해온 백악관 및 캠프 핵심 측근들 역시 후보 사퇴 외에는 길이 없는 것 아니냐는 확연한 기류 변화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민주당 핵심 지도부는 당 지도부의 가중하는 사퇴 압박과 친구들의 설득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이르면 이번 주말 중 후보 사퇴를 결심할 수 있다고 전한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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